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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군장병, 군병원 가는 길 첩첩산중…전방 더 심해

현직 군의관들 “군 의료체계 열악, 개선책 보완 시급” 지적

“전방에서 환자가 발생해 군 병원으로 외진을 보내려면 2주 기다리는 건 예삿일이다. 후방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전방의 경우 의약품이 귀해 때로는 감기약조차도 제 때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중이염을 앓으며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 받다 죽음으로까지 몰린 어느 훈련병, 뇌수막염과 40도 고열에 상태에서 행군한 후 목숨을 잃은 또 다른 훈련병의 안타까운 죽음은 허술한 군 의료체계의 허점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이 같은 군 의료사고를 두고 31일, 현장의 군의관들은 “의료체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곪은 게 터져나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전방에서 근무하다 자리를 옮긴 한 군의관은 “군 의료체계가 열악하다”며 “무엇보다 전방의 경우는 의약품 수급부터 환자를 군 병원에 보내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전방의 경우는 감기약을 수급하는데도 1주일 이상 걸리며, 약품 수급도 제한돼 있어 때로는 기침약 대신 감기약을 지어주는 일까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군의관이 진료를 본후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해 군병원으로 가도록 외진을 지시해도 최소한 2주 이상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외진을 보내는 차량편이 제한돼 있어 환자는 계속 밀리고, 전방은 훈련 또한 많아 웬만큼 응급환자가 아니면 훈련을 하는 동안 군대를 벗어날 수도 없으며 이런식으로 기다리다보면 질환이 악화된 후에야 겨우 외진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라는 것.

이렇다보니 내부에서는 의료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난다고 이 군의관은 토로했다.

전방은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반해 경험이 미숙한 ‘초보 군의관’만 배치되다보니 군의관의 자질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군의관 2~3년차가 되면 대부분 대도시 근처나 집 근처로 배치 받으며 3년이 지나면 대다수의 군의관은 군에 남기보다 전역을 택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군의관은 이번에 중이염과 뇌수막염을 앓던 훈련병들이 사망한 신병교육 훈련소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신병교육대는 군의관 배치도 굉장히 적다. 일선부대에서 하루에 환자를 보는 게 5~10명인데 반해 여기는 100명이 넘어간다”며 “1개 연대에 군의관 배치가 1명뿐이라 그야말로 최악의 자리로 꼽힌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들은 군 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해 논의되고 있는 국방의학원 설립에 대해서도 “기존의 군의관을 활용하는 게 우선”이라며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군의관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군의관에 대한 처우를 개선, 많은 사람이 군대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지원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군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내부에서도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우수 군의관을 확충하고 의료접근성을 높여 일선의 진료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을 낼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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