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르렀다. 최근 충북 청주에서 29주 차 산모의 태아 심박수가 떨어지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으나, 충청권 전체를 불문하고 전국 병원 12곳에서 ‘인큐베이터가 없다’, ‘진료과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헬기까지 동원해 3시간 30분이 걸려 부산까지 날아갔지만, 결국 태아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얼마 전 대구에서 조산 증세의 쌍둥이 임신부가 병원을 헤매다 아이를 잃은 비극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임산부와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는 이 참담한 현실이 과연 정상적인 국가인가? 다시 한번 강력히 묻는다. 지금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정말 표를 의식한 ‘탈모 급여화’인가? 아니면 길 위에서 죽어가는 임산부와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인가? 국가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고, 국가 정책에는 반드시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엄격한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필수·소아·분만 의료는 붕괴를 넘어 완전히 ‘절멸’하고 있다.청주에서 부산까지 3시간 반을 헤매다 태아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이 됐다. 신생아 중환자실(NICU) 부족과 전공의 전멸로 대학병원조차 응급 산모와 아기를 거부
지난 6월 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의료계의 전문적 의견을 철저히 배제한 채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 기준’을 일방적으로 의결·확정했다. 이에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정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추진 중인 도수치료 관리급여화 정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인간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고도의 전문 영역인 의료행위의 가치를,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과 실손보험회사의 손해율에 입각한 경제적 이유로 폄훼하려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건정심에서 의결한 도수치료 회당 4만 3,850원이라는 수가와 연간 15회(연간 최대 24회) 라는 일률적인 횟수 제한은 전문 재활 영역인 도수치료에 대한 퇴출 선언과 다름 없다. 도수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대부분 중년, 장년, 노년층이다. 대상 환자들은 수십 년간 실손 보험료를 납부해 오다, 고령이 되면서 비로소 치료가 필요해진 대한민국 국민이자 소비자들이다. 도수치료는 이런 환자들에게 의학적·과학적 근거가 명확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치료이자, 만성 통증 조절과 수술 후 재활 등 환자의 기능 회복을 위해 폭넓게 활용되는 필수적인 의료 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의 임상적 판단을 무시한 행정 편의적 규제만
지난 6월 4일, 보건복지부는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의료계 전문가들의 학문적·실질적 의견을 철저히 배제한 채,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기준’을 일방적으로 의결·확정했다. 대한도수의학회는 의료 현장의 현실을 외면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정부의 독단적인 밀어붙이기식 정책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현실을 무시한 터무니없는 저수가 책정은 도수치료 사망 선고다 보건복지부는 유사 건강보험 행위 수가와 시장가격,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해 도수치료 수가를 43,850원(본인부담률 95%)으로 모든 종별에 동일하게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도수치료는 비급여 항목으로서 이전까지 유사하게 준용할 수 있는 기준 수가가 없었으며, 환자의 상태와 부위, 난이도에 따라 치료 시간과 투입되는 의료 자원이 천차만별인 대표적인 맞춤형 의료 행위다. 이번에 확정된 수가는 가장 보수적으로 책정된 산재보험 도수치료 수가(68,000원)의 65%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일선 의료기관에 사실상 도수치료를 중단하라는 강요나 다름없으며, 잘못된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양질의 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2
두려움은 전쟁의 주된 원인이다. 그리고 지금 의료현장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도수치료를 정부가 관리하는 건강보험 항목인 ‘관리급여’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전국 모든 의료기관은 30분 기준 4만 3850원의 관리급여 수가를 적용받게 된다. 정부는 이를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본인부담률 95%를 적용한 관리급여를 두고 환자 부담 경감이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모순이다. 도수치료는 수십 년 동안 근골격계 질환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발전해 온 치료기술이다. 숙련된 의료인의 판단과 경험, 그리고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는 전문 의료행위이다. 그런데 정부가 정한 수가는 이러한 가치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와 정부의 두려움은 무엇일까? 의료현장을 획일적인 규제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 실손보험 재정 악화? 아니면 일부의 과잉진료 사례? 아니면 이 모든 것? 정부는 결국 가장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치료의 질과 가치에 대한 평가 대신 가격을 통제하는 길을 택했고, 관리라는
지난 5월 27일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100일 이내 건강보험 등재를 목표로 하는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사후평가 시범사업’ 공청회를 개최하고 제도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시범사업이 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환자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기간은 평균 2년 11개월에 달했으며, 일부 치료제는 3년 이상이 소요된 사례도 확인됐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건강보험 등재를 기다리는 시간은 병이 진행되는 시간이며, 때로는 마지막 치료 기회를 놓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시범사업은 해외에서 일정 수준 이상 급여되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 대체약제 유무, 질환의 중증도, 재정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속등재 필요성이 높은 약제를 대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의 순차적 급여절차를 개선해 허가심사와 급여평가, 약가협상을 병행 추진함으로써 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정부는 의료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도수치료를 비롯한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한 강압적인 관리와 혼합진료 금지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김완호)는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일선 의료현장의 현실을 철저히 무시한 이번 정책 추진에 대해 참담함을 금치 못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의 이번 비급여 관리 정책은 겉으로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 완화를 내세우고 있으나, 그 실상은 명백하다. 이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누리면서도 앓는 소리를 내는 실손보험사 이득을 위한 제도 개혁에 불과하다.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수호해야 할 책임을 망각한 채, 거대 민간 자본인 보험사의 적자 구조를 해결해 주기 위해 의료인과 환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본 정책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한다. 첫째, 본 정책은 헌법이 보장하는 환자 치료선택권 제한이다. 도수치료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에 앞서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보존적 치료 중 하나다. 환자마다 통증의 원인과 양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잣대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고 혼합진료를 막는 것은 최선의 진료를 받을 환자의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정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추진 중인 도수치료 관리급여화 정책과 관련해 국민 건강권과 의료 전문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일방적인 제도 추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도수치료는 환자의 질환 상태와 기능장애 정도, 통증의 원인 및 치료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의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라 시행되는 의료행위이다. 따라서 치료 여부와 시행 횟수는 획일적인 행정 기준이 아닌 환자의 상태와 의학적 필요성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관리급여화 방안은 본인부담률 95%, 획일적 행위 상한금액 설정, 시행 횟수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 개개인의 치료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크다. 의료의 본질은 환자 중심의 맞춤 진료에 있으며, 행정 편의적 기준이 의사의 임상적 판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수가 수준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요구되는 전문 인력, 치료 시간, 시설 운영비용 등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적정한 보상체계 없이 규제만 강화될 경우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와 환자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번 제도가 실손보험 재정 안정화라는 정책적 목표에 치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최근 의정갈등 과정에서 의료 직무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일반 법률 위반으로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들의 면허를 박탈하려는 현 상황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난 2023년 강행 처리된 현행 의료법은 의료 행위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강력범죄나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일상적 과실이나 일반 법률 위반에 대해서까지 ‘금고 이상의 형’이라는 일률적 잣대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과잉 처벌이자 헌법이 보장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다. 타 전문직과의 형평성을 핑계 삼아 도입된 이 독소조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인들에게 언제든 면허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고위험·필수의료 현장의 의사들은 일상적인 방어 진료를 강요받고 있으며, 이는 결국 청년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결정적 기폭제가 되어 대한민국 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뿐이다. 의료인에게 높은 윤리적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직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법률 위반까지 연계해 면허를 박탈하는 것은 법익의 균형을 상실한 징벌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