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과학회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이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필수의료를 살리기는커녕,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회생 불가능한 도탄에 빠뜨릴 악법임을 천명하며, 본회의 통과 저지 및 전면 수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본 법안은 의료 행위의 특수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의료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 체계로 치환하려는 비전문적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급성 뇌졸중, 뇌전증 등 촌각을 다투는 응급질환을 다루는 전문과인 신경과학회는 다음과 같은 법안의 치명적 결함을 지적하며 임상의사들의 절규를 담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다. 1. 전문가 게이트키핑 없는 ‘무분별한 배상 신청’은 의료 붕괴의 서막이다 의료 행위 중 발생하는 나쁜 예후는 과실이 아닌 질병 자체의 경과인 경우가 대다수다. 고의적 과실이나 의학적 무지가 아닌 이상 과실을 따지지 않는 것이 세계적 기준임에도, 본 법안은 전문가에 의한 사전 ‘게이트키핑(Gate-keeping)’ 없이 누구나 보상을 신청하게 하여 소송 남발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결국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게 만들어 필수의료 현장을 사지로 몰아넣을 것이다. 2
자의적 운전주의 약물 분류에 대한 심각한 우려 표명최근 대한약사회가 공공기관의 공식 기준과 법률적 제도 정비가 부재한 상황에서 386개 의약품 성분을 4단계(단순주의~운전금지)로 일방적으로 분류해 배포한 것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특정 약물의 단편적인 초기 부작용만을 근거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약을 복용해 온 환자들에게까지 운전금지를 선고하는 것은 현대 의학의 원칙을 훼손하는 비과학적 조치이다. 중추신경계 약물은 복용 초기(급성기)와 적응이 완료된 유지기의 부작용 발현 양상이 근본적으로 다르며, 주치의의 판단 없이 성분만으로 불특정 다수의 운전 가능 여부를 일률적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또한, 이번에 제시된 금지약물 분류에는 인슐린, 당뇨병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등 다양한 필수 의약품이 포함돼 있어, 국민들의 모든 건강영역에 걸쳐 있는 공통의 의료 문제이기에 이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치료 중단이 부르는 안전의 역설 경고이러한 무분별한 금지 목록 배포와 처벌 위주의 단속 예고가 초래하는 가장 큰 위험은, 생업을 위해 운전해야 하는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과 처벌에 대한 공포로 인해 꼭 필요한 약물 복용을 스스로 중단하
83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항구토제 ‘맥페란’을 투여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내과 전문의가 4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억울함 해소를 넘어,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책임 판단 기준을 바로 세운 중대한 판결이다. 그동안 일부 하급심은 의사의 과실이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결과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쉽게 추정하며 형사처벌을 내리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번 판결은 그러한 관행에 분명한 경종을 울린 것이다. 대법원은 의료과실 사건에서 인과관계 역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엄격하게 증명돼야 함을 명확히 했다. 특히 기저질환과 전신상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는 의료현실을 외면한 채, 결과만으로 책임을 단정하는 접근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해당 환자는 투여 다음 날 의식이 명료해지고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바 있으며, 전문가 감정에서도 약물 1회 투여로 비가역적 악화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은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등 전문기관의 감정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의학적 전문성을 요하는 사안을 법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대표적 사례로,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에 대해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법부의 상식적인 판단으로 적극 환영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한의사가 약침 시술 과정에서 전문의약품인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혼합·주사한 행위에 대해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미 지난해 6월, 법원은 리도카인을 봉침액에 혼합해 주사한 한의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으며, 이번 판결 역시 동일한 취지에서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이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또한 법원은 통증 감소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리도카인을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문의약품을 사용한 침습적 시술 자체가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했다. 리도카인과 아산화질소 등 전문의약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고위험 약물로서, 그 효능과 약리작용, 부작용 관리, 응급상황 대응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의학적 전문지식과 임상 경험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이러한 전문의약품은 충분한 교육과 임상 수련을 받은 의사에 의해 엄격히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3일 윤성찬 회장과 모 매체와의 인터뷰 기사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해당 자료에서 국토교통부는 △경상환자는 8주 이내 치료를 종결하고 있다 △ 자동차사고 환자는 자동차보험으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건강보험으로 재정이 전가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대한한의사협회의 설명과 입장을 밝힙니다. 1. 2025년 4월에 발표된 감사원 보고서(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실태)에 따르면 향후 치료비를 받지 않은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기간은 82일에서 110일입니다. 국토교통부가 밝히고 있는 경상환자의 90%가 8주 이내에 치료를 종결했다는 것은 의학적 치료의 종료가 아닌, 보험사의 지급 관행이 반영된 배상종결 통계일 뿐입니다. 국토교통부의 설명과 다르게 2025년 4월, 감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치료비를 받지 않은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기간은 82일에서 110일에 이르는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수치가 환자의 회복 과정이 아니라 보험사의 주장을 반영된 보험 처리 구조의 결과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환자의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환자단체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최근 법사위를 통과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대안 발의를 보건복지위에 촉구한다. 특히 보건복지위원장이 대안 발의한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의료행위’의 각호 가운데 일부는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 바로 ‘설명과 다른 수술과 마취’, ‘중대위험설명 누락’, ‘필수진단 전원 방치’, ‘진료지침 현저 이탈’, ‘약제 종류 용량 오류’, ‘과민반응 조사누락’, ‘부적합 혈액 오수혈’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의료행위‘의 범위는 실제로 수술 과정에서 발견된 병변의 치료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응급의료행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과실에서 의료인을 보호하지 못해 결국 환자의 진료 받을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기준과 진료지침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진료지침을 현저히 이탈한 의료행위가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의료행위가 된다면 건강보험 적용대상이 되는 의료행위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기준과 진료지침이 불일치하는 것은 보건복지부 등 의료행정기관의 책임이지 의료인의 책임이 아님에도 배상
오늘 (3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실질적 내용은 오히려 후퇴했음에도,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포장한 기만적인 법안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를 형사면책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지로 덮은 최악의 개악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선의를 바탕으로 한 필수의료 행위가 결과가 나쁘면 범죄로 취급하는 참담한 현실속에서, 이번 개정안은 사법 리스크의 근본적 해소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첫째, 중대한 과실 예외 조항은 방어진료를 조장하는 치명적 함정이다. 진단의 오류나 진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합병증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밖에 없다. 중과실이 없을 때만 형사기소를 면제한다고 명시했지만, 무엇이 중과실인지에 대한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 결국 환자 측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중과실로 몰아갈 것이며, 경찰과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는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둘째, 형사 면책을 인질로 잡은 강제적 배상 합의 구조를 거부한다. 책임보험이나 공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배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형사 면책의 조건으로 내건 것은 폭력적이다. 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사비나 보험금으로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대한한의사협회는 국토교통부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8주 제한 제도와 관련해, 사회적 합의와 국정감사에서의 약속을 무시한 채 기습적으로 법제처 심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 해당 제도는 당초 2026년 1월 1일 시행이 예정됐으나, 3월 1일, 4월 1일로 세 차례나 시행이 연기될 정도로 사회적 논란과 문제점이 명확한 사안이다. 이는 제도 자체가 충분한 검증과 합의를 거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통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설득, 그리고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밝힌 원점재검토 약속을 스스로 뒤집고, 기습적으로 법제처 심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대한한의사협회는 개정안 자체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오면서도 보다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협의회와 실무단 회의에 성실히 참석하며 논의를 지속해 왔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아직 협의회의 공식적인 결론조차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제처 심사를 강행했으며, 이는 사실상 협의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회를 통한 정책 통제와 사회적 논의 절차를 형해화하는 행위이며, 국민과 의료계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라 할 것이다. 특히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