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대구지역 한 의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보험사기 사건 관련, 허위 진단서 발급을 통해 약 20억원의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해당 회원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의료계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탈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관련 보도에 따르면 해당 회원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약 2년간 미용 목적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좀, 손발톱 백선 등의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947명의 가짜 환자를 동원, 총 1만 1천회에 걸쳐 보험금을 부정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의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사명을 지닌 만큼,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허위 진단서 발급은 의료법상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의료인의 기본적인 윤리의식을 저버린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이는 의료계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자 용납할 수 없는 일탈행위이다.이에 우리 협회는 해당 사건에 대한 전문가평가단의 절차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의료계의 자율정화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현행 법령상 의료인 단체의 실효적인 자율징
대한약사회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2026년까지 ‘대체조제 사후 통보 간소화’와 ‘품절약 수급 상황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비롯해 필수 의약품 성분명 처방 촉진, 수급 불안정 의약품 생산 지원 확대, 민관협력 ‘공공 생산 네트워크’ 수립 등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 그간 약사들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과 공급 부족 상황 속에서도 환자의 치료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 대체조제, 의사·환자와의 긴밀한 소통, 약국 간 협력을 통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의약품을 조제하며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러한 현장 대응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중요한 완충 장치가 됐으며, 이번 정부의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되기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의약품 수급 불안정 현상이 오히려 더 많은 품목에서 장기화되며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번 국정과제 채택은 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향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대체조제 사후 통보 간소화 시스템 및 수급 상황 모니터링 체계 구축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상 성분명 처방 촉진 ▲수급 불안정 의약품 생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의료대란이 정부의 배려 아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이번 의료대란 사태는 우여곡절 끝에 봉합되는 듯하지만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를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지난 8일 기준 9만 2000명을 넘어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명을 충족하고,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하루 13시간의 벼락치기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의과대학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등 적잖은 후유증이 남았고, 향후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년 6개월이 넘는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드러난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인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수십 년 동안 의계에 휘둘려 왔고, 보건의료제도 안에서 의사들에게 기형적인 독점 구조를 형성해왔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다. 지속가능한 의료계로의 진정한 탈바꿈은 다시는 이번 의료대란 사태와 같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계 독점 구조를 깨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며, 의료이원화 제도를 택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한의사를 적극 활용하는 것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비대면 진료는 2002년 의료인 간 원격의료 허용 이후 여러 차례 추진됐으나, 안전성 문제로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제한적 논의가 시작돼 2023년 일부 조건에 합의했지만, 안전성과 효과성 검증이 미흡해 법안은 계류됐다. 그럼에도 2024년 의대 증원 사태를 틈타 한시적 전면 시행이 강행됐고, 2025년에는 대통령 공약과 국회 발의를 계기로 제도화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는 충분한 검증 없이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한 무모한 결정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정부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정책임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력히 반대한다. 첫째, 비대면 진료는 구조적으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문진·시진·촉진·청진 등 필수 대면 진찰이 불가능해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특히 초진 환자는 오진 위험이 높아 중증 질환의 조기 발견이 어렵다. 둘째, 실효성 검증 없는 강행은 의료 형평성을 훼손한다. 정부는 접근성 향상을 내세우지만,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 환경이 부족한 고령층·저소득층·농어촌 주민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오히려 의료 접근에서 배제된다. 이는 정작 진료가 절실한 취약계층을 더욱 소외시키는
정은경 장관은 어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환자와 국민이 겪은 불편에 대해 사과하며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장관으로서 정부의 책임을 자인하는 사과로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신뢰 회복이 문제해결의 시작임을 밝혀 그동안 대한의사협회가 언급한 바와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정 장관은 “국민과 의료인이 모두 공감하는 의료 혁신을 추진하겠다. 지역/필수/공공 의료를 강화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그 방안으로 제시한 의료 관련 위원회가 서로 다른 입장에 서 있겠지만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같은 목표로 나아가는 당사자들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전과 같이 의료진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거나 정책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의료 혁신은 탁상공론이 아닌, 의료 현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정책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어제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전공의 복귀의 방안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 환영의 뜻을 밝힙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전공의 수련의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결론을 도출해 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대한의사협
대한의학회는 8월 7일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 방침이 결정돼 전공의들의 수련 재개가 이뤄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 결정이 지난 기간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의료현장의 혼란과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된 상황에서,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전공의의 수련 재개는 단순히 인력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의료계와 정부가 힘을 합해 수련을 체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우수한 전문의를 양성하는 새로운 출발의 시점입니다. 이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전공의 수련을 정상화하고, 미래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질 훌륭한 전문의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입니다. 전공의 수련은 단순히 개인의 경력 개발을 넘어, 의료 전문가를 양성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의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국가적 대업입니다. 그동안 누적된 의료계와 정부 간의 불신을 회복하는 것이 지금부터 가장 중요합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으며, 상호 존중과 투명한 소통, 그리고 약속 이행을 통해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는 그동안 논의됐던 필수의료 지원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 핵심 정책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실
의료대란 실무 책임자, 보건복지부 전 장관과 2차관 사과도 처벌도 없다! 국민 피해와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의료 현장은 극심한 혼란 속에 방치돼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정책 추진과 협의 없는 행정 절차는 전국적인 의료공백 사태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이러한 의료대란의 실무 총괄책임자로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사태의 악화를 방조하거나 조장해온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도, 책임 있는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책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직무유기이며, 그에 따른 법적·정치적 책임을 결코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민께는 의대생과 전공의들도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나아가 새정부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며 국민과 환자 여러분께 많은 불안과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과학적인 의대정원 확대 추진과 현실성이 결여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행정명령과 위협적 조
대한가정의학회는 남인순 의원 등이 발의한 ‘일차의료 강화 특별법안’을 국민 중심의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며, 해당 법안의 제정을 적극 지지한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고령화, 만성질환의 증가, 의료 접근성의 지역 간 불균형, 의료 자원의 수도권 집중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 중심, 단기 치료의 분절화된 진료 체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일차의료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번 특별법안은 그간 선언적 의미에 머물렀던 ‘일차의료 강화’를 법적-제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첫걸음이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 건강 주치의 제도, 퇴원 후 연계 진료, 예방 중심 건강관리 등은 일차의료기관이 오랫동안 현장에서 실천해온 본연의 역할이며, 따라서 이번 특별법안은 국가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법안의 내용 중 일부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와 비판 역시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으며,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오히려 본 법안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라 판단돼 학회는 다음의 입장을 밝힌다. 종합병원을 지역의 일차의료지원센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