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보건 당국에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시범사업을 제안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 두 학회 모두가 ERAS 도입이 수술 환자에 대한 의료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두 학회는 공동으로 보건 당국에 이를 제안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필수의료 관련 대정부 정책 제안에 있어서도 협조하기로 두 학회 모두 합의한 상황. 이에 메디포뉴스는 홍상현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보험이사(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만나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이고, 이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도입 시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최근 보건당국에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RAS)’ 시범사업 제안이 이뤄졌습니다.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수술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은 수술 자극에 대한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줄여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서 주최하고 대한당뇨병연합이 주관하는 ‘제14회 소아당뇨의 날 기념식’이 5월 27일 오후 1시 서울어린이대공원 숲속의 무대에서 개최됐다. 이날 국민의힘 서정숙 국회의원은 무소속 양정숙 국회의원과 함께 당뇨병 인식 개선과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법’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당뇨병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서정숙 의원이 ‘제5회 당뇨병 의정대상’ 수상과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들의 현실이 어떻고, 이를 해소하려면 어떤 정책·지원·제도의 도입·개선 등이 시급한 상황인지 등을 알아보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Q. 당뇨병 인식 개선과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신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당뇨병 의정대상 수상자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하신가요? A. ‘소아당뇨의 날’은 당뇨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마음껏 뛰어놀고 함께 웃고 즐기는 날이 되라는 의미에서 시작된 날로, 이번 제5회 당뇨병 의정대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또한, 5월 5일 어린이날을 비롯해 다양한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에 이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해당 기념일은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담배 사용이 국제적으로 충격적인 사안임을 인식시키고 담배 없는 환경을 촉진하고자 제정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등에서는 ‘세계 금연의 날’을 기념해 기념일의 취지에 적합한 행사와 금연 및 흡연예방 교육·홍보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다양한 토론회 및 학술행사 등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백유진 대한금연학회 회장(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가정의학과장·건강증진센터장)과 현재 우리나라 금연 관련 정책·제도가 어느 수준이고, 효과적인 금연 및 흡연예방을 위해 우리나라에 도입·개선이 필요한 의료체계, 정책, 지원, 제도 등이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세계 금연의 날’은 어떤 이유로 어떻게 생겨난 기념일인가요? A. 세계보건기구에서 5월 31일을 ‘세계 금연의 날’로 지정해 기념행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전 세계에서 ‘담배’라는 제품이 가지고 있는 건강상 폐해 등을 예방·최소화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습
‘암생존자의 날’은 198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6월 첫째 주에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부터 국립암센터와 권역센터에서 6월 첫째 주를 암생존자 주간으로 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등에서 ‘암생존자 주간’을 기념해 기념일의 취지에 적합한 행사와 교육·홍보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다양한 토론회 및 학술행사 등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암생존자 주간’을 맞아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을 만나 현재 우리나라 ‘암 생존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들을 위한 지원 및 정책·제도가 무엇이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암 생존자’는 어떤 사람들을 말하며, ‘암 생존자통합지지센터’는 어떤 기관인가요? A.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약 25만명의 암 환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생존율이 낮아서 암에 걸리면 대부분의 사람이 사망했기 때문에 ‘암생존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 환자들의 약 5년 생존율은 암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의학기술 발전 등으로 인해 약 70%에 이를 정도로 높아져 암 생존자(유병자
지난 5월 31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정부는 응급의료 긴급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진행해 지역응급의료상황실을 설치하고 이를 통한 환자 이송은 의료기관이 의무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증환자 진료를 제한하고, 응급환자 진료 전 중증도를 분류해 경증은 수용하지 않고 하위 종별 응급의료기관으로 분산하는 것을 의무화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병상이 없는 경우 경증환자를 내보내서 응급환자 병상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서는 경증환자의 과밀 등 비정상적인 응급실 이용 행태의 개선과 근본적인 응급의료 시스템의 개선을 촉구했지만, 당정 협의 결과는 단순히 이송환자에 대한 의무 수용과 경증환자 수용거부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특히 병상을 차지하고 있던 경증환자를 응급진료구역에서 내보내고 중증 이송환자를 수용하라는 것은 힘들게 응급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공권력도 없는 의료진에게 환자를 내쫓는 업무도 전가시킴으로써 중증환자 수용 불가문제를 해소하려는 어이없는 대책이다.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던 환자를 이송 예정인 중증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료 불가를 통보하고 강제퇴원 시키거나 타원으로 전원 보내는 것은 실제
정부가 바이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하고, 신속하고 종합적인 거버넌스 구축 등 국가 총력 지원체계 구축을 선언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정부는 지난 28일 제2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이하 첨단위)를 열어 기존 3개 산업(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에 더해 바이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하는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보호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이들 4개 첨단산업의 17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지정, 2027년까지 550조원 이상의 투자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하는 한편 인·허가 등 규제 혁파와 아울러 산업별 맞춤형 지원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회의를 주재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미래성장엔진이자 경제안보자산인 4개 첨단산업을 집중 지원해 글로벌 초강대국으로 도약하고 경제안보도 강건히 지키겠다”고 기본계획안의 강력한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가 바이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 적극적인 육성지원 계획을 밝힌 것은 그간 우리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범정부 차원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등을 잇
장기이식은 간, 신장, 각막 등 장기가 손상되거나 기능을 상실한 환자에게 건강한 장기를 이식하는 것이다. 한 명의 뇌사자 장기기증으로 최대 9명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다. 또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2022년 발간한 ‘2021년도 장기 등 이식 및 인체조직기증 통계연보’에 따르면, 뇌사 이식자 기준 장기이식 시 11년 생존율은 73.45%인 것으로 나타나 장기기증은 한 사람을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가족과 공동체까지 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의의 사고와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장기이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지만, 대기자에 비해 실제 뇌사장기기증자 수는 턱없이 적은 상황이다. 2022년 10월 기준 한국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4만446명이고, 뇌사기증자 수는 442명이었다. 장기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시간은 약 5년 4개월이며, 2021년에는 약 2480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던 중 세상을 떠났다. 올해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24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장기이식 및 기증에 대한 제도가 발전하고 인식도 개선돼 왔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장기이식 수술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1. 업무량을 줄일 수 없다면, 우리들의 처우 개선은 결국 병원 내 의사와 간호사의 추가 채용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평간호사 선생님들께 합심해 의료인 1인당 환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력하여 목소리를 모아보자는 것이 저희 제안입니다. 우리는 기성 세대의 직역 갈등에 따라 서로가 싸울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한 때 쓰고 버리는 부품처럼만 취급하는 병원 경영진(의사와 간호사 모두), 나아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일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건강보험제도, 현장의 처우 개선에는 관심 없는 기성 정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저희 생각입니다. 2. 우리는 평간호사와 함께하고 싶고 여러분들의 처우 개선을 지지합니다. 본 회는 젊은 평간호사의 실질적 처우 개선 방안인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배치를 지지합니다. 원내 간호사들은 3교대 근무, 과도한 1인당 환자 수를 담당하며 환자 돌봄에 힘쓰고 있습니다. 간호사의 1인당 적정 환자 수를 명확하게 법규를 통하여 규정하고, 평간호사들이 참여하는 인력배치위원회 등을 설치해 조정하고 인력기준에 따른 처벌 조항을 마련하자는 부분에 공감합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의료연대본부’ 등 간호사 단체 주장도 이와 궤를 같이하고 있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