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공인들의 발언을 통해 “ADHD 치료제가 마약으로 가는 입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왜곡된 주장이라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수십 년간의 연구와 대규모 분석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이 향후 불법 마약, 알코올, 담배 등의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적절한 치료가 향후 약물 남용 위험을 낮춘다는 보호 효과까지 보고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UCLA 연구진은 2500명 이상의 ADHD 아동을 수년간 추적한 결과, 치료제 복용 여부와 향후 알코올, 니코틴, 마리화나, 코카인 등의 사용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스웨덴 국가 코호트 연구에서는 ADHD 환자 중 치료제를 복용한 이들이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향후 물질남용 위험이 31% 낮았으며, 복용 기간이 길수록 보호 효과가 강해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Child Mind Institute의 Steve S. Lee 박사는 “Ritalin 등 ADHD 치료제를 복용하는 학생이 마약에 입문하게 된다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통령님의 말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동시에 의료사태의 긴 터널 속에서 국민 건강을 염려해 묵묵히 고통을 감내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시간을 온몸으로 견디며 각자의 선택 앞에서 치열한 고민과 갈등을 겪어야 했던 수많은 의대생 여러분께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이 모든 과정 속에서도 무너진 교육 현장을 복구하고자 고군분투하신 전국 의과대학 학장님들과 교수님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의료계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사태는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 결정과 정책 실패가 초래한 사회적 재난이었습니다. 그 여파는 의대 교육과 전공의 수련의 중단, 그리고 의료현장의 붕괴로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국민들께서 불안과 불편을 직접 겪어야 했습니다. 지역의료·필수의료·응급의료 공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그 보완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라는 대통령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대한의사협회는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로서 올바른 정책 및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는 그 상처 위에 미래를 다시 세워야 할 때입
대한민국 의료현장의 신뢰회복과 재건을 위한 대전협 비대위의 진심어린 소통 행보를 환영하고 성원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가 지난 1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와의 간담회에 이어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의 간담회를 개최하여 국민적 신뢰 회복과 의료 현장의 재건을 위한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성원합니다. 대전협 비대위의 이런 행보는 지난 정부의 정책 실패로 무너져버린 중증 핵심의료 시스템을 재건하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의대 교수들은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수련의 연속성을 보장해 양질의 전문 의료 인력을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의료 행위는 진단부터 치료까지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중증 핵심의료 분야의 경우에는 사정이 매우 절박합니다. 예측 불가능하거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의료사고 처리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 수립은 중증 핵심의료 시스템 재건에 필수불가결한 장치입니다. 응급·필수 의료의 심각한 붕괴가 초래된 것도 결국 이런 합리적 제도의 부재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5년여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결국 무죄
‘약물 운전’ 낙인화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과 제도 개선을 촉구합니다. 최근 한 연예인이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복용한 항불안제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와 관련하여, 해당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약물 운전’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이를 음주운전과 유사한 범죄로 간주하는 논의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1.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은 적절한 의료 행위이며, 항불안제 복용이 곧 운전 능력 저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벤조디아제핀 계열 항불안제는 공황장애를 비롯해 불안장애, 불면증 등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로 특히 반복적인 공황발작이나 급성 불안 증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일상 기능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데 치료적 유효성이 입증된 핵심적인 치료제입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졸음, 일시적 인지 저하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적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용량과 기간 동안 복용할 경우 대부분 신체가 약물에 적응하면서 부작용은 최소화되고 일상 기능을 잘
2024년 정부의 일방적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 강행으로 시작된 의료농단사태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책으로 인해, 의료 공백은 물론 교육의 중단 사태까지 발생하며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직접적인 위협에 처해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국민의 건강권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의료 인프라의 불안정성과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의료계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의 공공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 의대생들이 교육 현장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전환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의료공백을 우려하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고, 무너져가는 의료 시스템을 복원할 수 있는 첫 걸음입니다. 우리는 이들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대구경북지역 의료인 모두는 의대생들이 복귀를 시작으로 의료정상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정부,
국회와 의사협회, 의대생 단체가 지난 12일 저녁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를 통해 이선우 의대 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의대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한 의대생 2000명 증원에 반대하며 학교를 떠난 지 1년 5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한 것으로, 이날 공동 입장 발표에 나선 의사협회와 국회는 정부에 학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작년 2월 윤석열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시에 의료계와 정부 간의 협의를 하기로 한 9.4의정합의를 어기고 정부의 일방적인 2000명 의대 정원 불법 확대를 발표했다. 이에 분노한 의대생들의 무기한 휴학이 이로써 마무리되는 시점이 됐다. 충청남도의사회는 그동안 학생들의 무기한 휴학 사태를 거치는 동안 때로는 같이 분노하고 때로는 같이 마음 아파하면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위로해가며 지난 1년 5개월을 학생들과 함께 해왔다. 이전의 성명서에서도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충청남도의사회는 학생들이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그것은 그들의 고뇌에 찬 결정이고 그들 스스로 그들의 미래를 위한 합의일 것이라 판단해 그들의 어떠한 결정에도 함께 할 것이며 그 결정을 지지할 것임
“의대생들의 복귀 결단을 지지하며, 이제 의료계와 정부, 사회 모두 함께 의료 정상화를 이뤄나가자” 16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어제(12일) 발표된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에 깊이 공감하며, 의대생들의 복귀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이번 결단은 국민 건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자 깊은 고뇌 끝에 나온 용기 있는 판단이라 생각한다. 그간 의료현장은 갈등과 혼란 속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 하지만 근본적인 정상화는 현장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교육이 멈춰선 자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학생이 교실로 돌아오고, 수련이 재개되고,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 복귀 결단은 그러한 회복의 시작점이며, 우리 의료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다. 최근 정부가 보여준 유연한 태도 또한 의료계와의 소통에 있어 실질적 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만큼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 상호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충분히 현실적인 대안과 제도개선이 가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이 긍정적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전공의가 수련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반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작년 2월부터 수련병원을 떠났던 전공의 단체에서 최근 ‘정부 및 의료계 단체와의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전공의 복귀는 환자 안전과 전문의료인력 양성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전공의가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면 환자안전은 더욱 강화되고, 중단됐던 전문 의료인력 양성이 재개돼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의대교수협은 전공의들이 기존의 하반기 모집에 원래 자리로 복귀하기를 기대하며, 양질의 수련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전문의료인력 양성 재개를 위해 정부 관련부처의 합리적인 행정을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