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가 무너진 곳에 개혁은 없습니다. 정부는 미래 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026년 2월 14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해, 현재 급박하게 추진되는 의대 증원을 포함해 의료 현안과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전국 전공의들의 뜻을 모았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아버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우리는 오늘 총회를 통해 다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첫째, 청년 세대를 배제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 결정 구조를 규탄합니다. 향후 의료비 폭증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청년 세대가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백년대계를 결정한다는 보정심에는 정작 그 비용을 감당하고 현장을 책임질 ‘청년’과 ‘젊은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는 없습니다. 미래 세대가 배제된 채 기성세대의 정치적 셈법으로만 결정되는 정책은 ‘개혁’이 아니라 ‘착취’일 뿐입니다. 우리는 짐을 짊어져야 할 당사자가 배제된 논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정부는 거짓 보고를 멈추고 교육·수련 현장에 대한 ‘객관적 점검’을 하십시오. 정부는 24·25학번의 교육과 수련에 문제가 없다고 호도하고 있
정부는 의대 정원을 813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발표했다. 의료 현실보다 정치 현실이 반영된 결과를 도저히 긍정할 수 없다. 대규모 증원은 의료의 질 저하, 환자 안전 위협, 국민 의료비 상승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졸속적인 의대 증원에 분명히 반대한다. 교육·수련의 정상화가 우선이다. 교육 현장에서 더블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기어코 당장 490명을 증원해야만 한다는 고집을 납득할 수 없다. 기형적인 전공의 수련 시스템도 그대로이다. 지금도 ‘조기 수련’이라는 이름으로 계약서도 없이 몇 달 간 공짜 노동력 부리기가 횡행한다는 호소가 접수된다. 무분별한 증원은 수련이라는 이름으로 책임 없이 노동력만 착취하는 행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지도전문의 확보, 수련 환경 정비, 교육 시설·인프라 확충에 대한 구체적 검증 없이 숫자부터 늘리는 무책임한 방식은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정책 실패를 낳을 것이다. 이번 증원은 모두 지역의사이거나 공공의대 소속이다. 지역 의료 불균형 문제에 공감한다. 의사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가를 떠나, 그에 걸맞은 지원을 제공한다면, 지역 의료를 연명하는 데에 효과가 있을 수 있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2026년 설 연휴를 앞두고 또다시 안타까운 심정으로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응급의료 위기는 이제 일상이 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무너져가는 현장의 비명과 중증 응급환자들이 겪는 고통의 무게는 날이 갈수록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1. 정부와 복지부의 명절 비상 진료 대책은 없습니다. 명절연휴는 배후진료 능력은 줄어들고 응급실환자는 늘어납니다. 응급의료진들은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정부와 복지부는 현장의 어려움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장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이란 탈을 쓰고 119의 자의적 환자 이송과 광역상황실의 강제배정 시범사업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무리한 전시행정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뿐입니다. 2.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응급실은 ‘편의점’이 아닌 ‘최후의 보루’입니다 경증 질환은 동네 병의원을 이용해 주십시오: 단순 감기, 가벼운 복통, 가벼운 외상으로 응급실을 찾는다면 정작 생명이 위독한 중증환자가 치료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응급실 방문 전, 119나 응급의료정보 앱(E-Gen)을 통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그동안 의료영상의 전문가로서 영상검사의 품질을 유지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검사가 시행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수익성 중심으로 왜곡된 의료환경 속에서도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정확한 검사의 시행과 책임 있는 판독을 통해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해 왔으며, 의료진이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MRI와 같은 고가·고난도 특수의료장비의 경우, 영상의 질은 곧 진단의 정확성과 직결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전속 의료영상 품질관리 책임자로서 장비의 정도관리 결과를 확인하고, 영상화질을 평가하며, 매일 시행되는 임상영상의 판독을 통해 장비가 실제 진단에 적합한 결과를 산출하고 있는지 검증해 왔다. 이는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진단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특수의료장비 운용인력으로서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은 법령에 의해 명확히 규정돼 있으며, 따라서 그 책임 또한 엄중하다. MRI 영상의 질과 판독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전속 제도는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고, 불필요한 재검사나 오진으로 인한 재정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동활용병상 제도 개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최근 입법예고 된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중 MRI 운용 인력 기준 완화와 관련해, 이 정책이 보건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려는 선의로부터 출발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으로 인한 수혜자는 누구이며, 단점들을 예상하고 회피하려는 노력의 미흡함에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MR 장비의 접근성을 감화시킨다는 명제는 동전의 양면으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측면에서 타당해 보이나, 현실은 불필요한 검사 증가로 인해 국민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훼손합니다. 또한 민간병원이 대다수인 우리나라에서 병원들의 MRI 구입은 흑자가능성이 있는 도시지역에 더 집중됨으로 의료취약지구의 MRI 도입이라는 원래의 정책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MRI는 고도의 전문성과 지속적인 품질 관리가 필수적인 정밀 의료영상검사입니다. 따라서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의무로 하는 안전장치를 뒀던 바, 이를 없애는 것은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급문제는 오랫동안 복지부의 통제 하에 기획된 일입니다. 전문의가 모자라다면 전문의 증대를 위한 노력부터 하는 것이 우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정부가 발표한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668명 증원 방침을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파멸로 규정하고‘절대 불가’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이번 결정은 의료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와 교육 여건을 철저히 외면한 일방적 폭거이며,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1. 과학적 근거와 검증 가능성이 결여된 부실 정책이다 정부는 장래 의료수요 추계 방식에 대해 학계의 합의조차 이끌어내지 못했다. 더욱이 인력 수급 추계의 핵심적인 전제 조건과 변수조차 불투명하게 가려져 있다. 이는 정책의 객관적 검증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처사이며, 근거 없는 ‘숫자 늘리기’에 매몰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2. 교육 현장의 임계점 도달과 의료 질 저하가 명약관화하다 현재 국내 의과대학의 교육 인프라, 교수 인력, 임상실습 환경은 이미 수용 가능한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누적된 교육 공백과 이른바 ‘더블링(Doubling)’ 현상은 의학 교육의 연속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무분별한 증원은 결국 수련 체계의 부실화, 의료 전문성 저하, 필수의료 기피 심화로 이어져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등 의료 교육과 수련의 당사자들이 일관되게 문제를 제기해 온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결정이다. 대한민국 의료체계 전반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무책임한 정책 폭주이다. 정부가 제시한 의사 인력 부족 추계는 출발점부터 신뢰를 상실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에 따른 의료 생산성 변화는 반영이 안 됐고, 단순한 입내원일 기준만을 내세워 전문과목별 수요 분석과 재정 소요에 대한 검토가 없었다. 그 결과 추계 모형은 자의적으로 축소·재구성됐고, 의사 부족 규모는 정책 결론에 맞춰 부풀려졌다. 이는 과학적 추계가 아니라 숫자를 앞세운 행정 편의적 계산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학교육과 수련 체계의 붕괴이다. 현재 다수 의과대학은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이른바 ‘더블링’ 상황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강의실, 실습 기자재, 해부 실습을 위한 카데바 확보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며, 교수진 이탈과 수련 공백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것은 교육의 질 저하를 넘어, 정상적인 의사 양성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
1. 취지 의대정원 논의의 신뢰는 동일한 기준과 투명한 근거 위에서만 성립합니다. 의대교수협은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확인되던 ‘국립(정원 50명 미만) 의대 증원 상한’이 50%에서 100%로 변경됐다는 취지의 발표/보도가 확인됨에 따라, 해당 기준 변경이 언제·어디서·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 두 부처에 공개질의합니다. 2. 공개질의(답변 및 자료 제출 요청) 다음 사항을 공식 문서(회의자료·결재문서·배포본)로 제출·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변경 시점 ‘국립(정원 50명 미만) 증원 상한’이 50%에서 100%로 변경된 정확한 일시(년·월·일)와 회의체(보정심 회차 포함)를 명시해 주십시오. 2) 변경 절차 해당 변경이 (가) 보고 사항인지, (나) 의결 사항인지, (다) 표결이 있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주십시오. 의결/표결이 있었다면 안건명, 찬반 또는 이견 기록(가능 범위), 회의록 해당 부분을 제출해 주십시오. 3) 변경 근거·사유 상한 상향(50%→100%)을 정당화한 근거자료(교육·임상실습·수련 수용능력, 교원 구성·FTE, 시설·실습슬롯, 수련병원/지도전문의)가 무엇인지 제출해 주십시오. 특히 ‘법정기준 충족’과 ‘실제 운영 가능(현장 운영계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