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3월에 발표한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토대로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 및 응급실 과밀화와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 및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의료 부문 중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응급영상의학 부문에 대한 대책은커녕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현재 어떻게 추진 중이거나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대책에서도 응급영상의학 부문은 찾기가 힘든 상황으로, 정부가 응급의료를 지탱하고 있는 여러 축 중에 하나인 응급영상의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
이에 메디포뉴스는 이충욱 대한응급영상의학회 회장(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중증외상팀 교수)을 만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응급의료와 관련된 여러 대책 중 응급영상의학과 관련해 마련·추진되고 있는 대책이 있으며, 실효성은 어떠하고,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제4차 응급의료기본계획에 응급영상의학과 관련된 부분으로는 무엇이 있으며, 추가로 보완·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무엇이 있다고 보시나요?
A. 정부는 올해 3월에 4차 응급의료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획은 응급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응급질환을 구분해서 응급중증도에 따라 최종진료까지 완료할 수 있는 규모의 응급의료센터(중증응급의료센터 또는 응급의료센터)로 직접 이송해 골드타임 이내에 치료가 완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환자 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하고, 이를 구급현장과 응급의료센터 의료진 또는 응급의료센터 간에 정보가 신속·정확하게 환자보다 먼저 전달돼야 합니다.
이는 X-ray, CT, MRI와 같은 영상검사 정보도 마찬가지로, 특히 CT·MRI 영상검사는 환자의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영상정보가 먼저 전달이 된다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환자 치료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필요한 처치가 바로 시행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응급의료센터 간에 환자 영상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환자가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등록되지 않은 상태의 환자 영상검사를 판독문을 작성할 수 있고 급여청구가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여러 이유로 환자가 해당 병원에 오지 못한 경우에도 해당 의료행위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Q. 현재 추진·계획 중인 응급영상의학 관련 정부의 대책은 무엇이 있고, 실효성은 어떠한가요?
A. 사실 응급영상의학과 관련한 정부의 관심 및 지원대책은 전무한 상태이고, 개별 의료기관의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사명감으로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영상검사 적정성 평가시의 항목으로 ‘CT·MRI 촬영 후 24시간 이내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완료율(응급, 입원)’ 이 모니터링 지표로 포함돼 있는데, 모니터링 지표이긴 하지만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인식돼 번아웃에 빠져 있는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더 큰 부담으로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입니다.
일선 진료현장에서 응급실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응급실 진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시 판독율을 높일 수 있는 지원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번에 만들어진 모니터링 지표는 지원정책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매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응급영상의학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A. 24시간 365일 지속되는 응급실 진료환경에서 CT·MRI와 같은 영상검사도 심야시간을 포함해 24시간 시행됩니다,
하지만, 응급영상 검사 판독을 위해 당직시간에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고용하는 것은 매우 큰 비용이 발생하며, 심야시간에 검사가 많지 않은 대부분의 응급의료센터에서는 개별적으로 영상의학과 의사를 고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번 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도입이 고려되는 ‘중증응급의료 순환당직제’에서 인근 여러 의료기관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만들어 응급진료를 제공하는 것처럼 영상의학과 응급영상 관련해서도 인근 여러 의료기관이 클러스터 형태로 원격판독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을 도입하고 영상의학과 의사의 진료형태의 변환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응급영상 검사판독에 관한 가산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점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학회 계획 및 방향,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대한응급영상의학회가 설립된지 10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여러모로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모두 공감하지만,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으며, 흉부·복부·신경두경부 등 여러 분야의 영상을 봐야 한다는 부담감 등의 이유로 응급영상 분야에 새로 진입하는 회원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본 학회는 대한영상의학회 내에서 역할을 키워나갈 것이고, 더 나아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응급의학과, 외상관련 학회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 학회는 매년 가을마다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응급영상 관련 주제를 넘어, 권역외상센터에서의 영상의학과의 역할과 발전 등에 관한 깊은 토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11월 18일에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Q. 그밖에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응급영상의학이라는 분야는 주로는 해부학적 구분을 통해 분야가 나눠지는 영상의학과에서 특이하게 환자의 진료구역에 따라 분과 분야가 정해지는 영상의학과 내 이단아 같은 분야이지만, 반대로 환자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영상의학과 분야입니다.
그리고 모든 영상의학과 의사가 관여하고 있는 영역이지만, 전담하기에는 부담이 매우 큰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응급영상의학에 대해 의료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나라 응급의료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많은 지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