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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보건의료 문제 해결, 건강보험과 국가 재정 지원 병행해야

복지부, ‘제8차 의료개혁 정책 토론회’ 개최

건강보험 재원만으로는 필수의료 등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에 부딪힌 바, 이제는 국고 지원 등을 병행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제8차 의료개혁 정책 토론회’가 5월 2일 서울 가든호텔 그랜드볼룸 A·B에서 개최됐다.

이번 제8차 토론회는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보건의료 분야 재정 투자의 우선순위와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희정 보건정책연구실장은 보건의료 예산이 건강보험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의 투입이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보건의료가 국가의 본질적 기능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뿐만 아니라 정부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필요가 있다”라며,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와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 의료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 지원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강 실장은 전 국민 포괄 단일 보험자 구조인 ‘건강보험’ 중심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했던 시기에는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생산 가능 연령이 많은 피라미드형이었기에 민간자본 활용을 통한 보건의료자원 확대가 부작용보다 훨씬 더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는 생산 가능한 인구보다 노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로, 노인들은 점점 지역에 집중되는 반면에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점점 도시로 집중됨으로써 지역격차 심화 등 시장 실패로 인한 부작용의 위험이 더 큰 상황이라면서 미래를 대비해 투자해야 하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민간자본에 의존해왔던 것이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의 수가에 의존하는 정책들은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 자원 할당 기능이 약화돼 있다는 것이고, 이런 부분들이 누적되면서 모든 정책들이 건강보험의 서비스 보상 규칙으로 이뤄지다 보니 ‘동일 행위 동일 수가’ 문제는 결국 위험·난이도와 상관없이 보상하는 문제와 진료량 증대에 따른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문제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다시 전공의 지원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수익 창출이 크거나 난이도가 낮은 의료 영역으로 전공의들의 집중화가 강화되며, 진료과별로 수익 증대에 있어서 차별성을 더 악화시킨다”고 꼬집으면서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분포 ▲중증 응급 서비스 접근성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률 등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비판했다.

특히, 보건의료 재정이 지금까지 건강보험 급여 재정을 활용한 의료서비스 제공자 지불에 집중돼 있었던 것이 문제라면서 지역 인력 자원과 보건의료 인프라 육성에 투자하는 등 자원의 재할당 기능 활성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예산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보건복지부가 국가 예산으로 건강보험 외의 보건의료 예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국가 예산은 매우 경쟁적인 부분으로, 사업에 대한 예산을 따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 대비 필요성이 높은 것을 입증해야 하고, 국가 예산을 사용할 때에 민간기관을 제어·지원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에서 건강보험 수가로 보상하면서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건강보험 수가체계 내에서 정책적 보상을 확대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규모와 진료량이 이미 확보된 의료기관에 보상이 집중되는 문제가 생기게 되며, 이런 부분들이 누적되면 원가 기반 수가의 영역간 불균형과 공정한 보상 원칙이 훼손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강 실장은 지난 20~30년 동안 건강보험 수가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본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며, 어떤 특정 목적을 부과한 국가적 재정지원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재 드러난 문제들을 쉽게 끊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따라서 국민건강 보장을 위한 건강보험과 국가재정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건강보험은 건강보험이 갖고 있는 표준적 보상에 집중하고, 보험급여의 지출관리에 집중하면서 공정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가재정은 보건의료 자원 할당 조정과 필수의료 지역 공백 해소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비롯해 ▲필수의료 서비스 공급 비용 보상 ▲지역의료기관 역량 강화 ▲지역의료 서비스 인프라 투자 등 기존 의료서비스 행위에 대한 보상이 아닌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의료인력·의료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의료개혁 투자 재정의 관리 방식과 재원 조성에 대해서는 ▲필수의료 특별회계 ▲지역의료 발전기금 ▲일반회계 전입금 및 관련 조세 수입의 공유를 통한 ‘재원 조성’을 추진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특히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국민건강과 관련성이 높지만, 현재 보건의료 재원으로 투입되지 않고 있는 주세(2023년 기준 3조5686억원 징수)을 비롯해 교통·에너지·환경세(2023년 기준 10조8436억원 징수) 활용하고, 농어촌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재원으로 농어촌특별세(2023년 기준 5조4534억원 징수) 활용을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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