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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폐쇄 or 활성화 기로 선 ‘지방의료원’의 상황은?

코로나 이후 적자·인건비 상승해 경영 악화 ‘심각’
전문의 3명 미만 진료과多…필수의료 제공체계 ‘취약’

지방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지방의료원이 계속되는 적자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전체 의료원의 손실이 1000억원 정도 급등하는 등 적자 규모가 커지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지방의료원들이 지역의료를 위해 필수의료를 비롯해 지역 또는 국가 보건의료체계에서 필요한 진료과를 제공·유지하는 것이 힘든 상황인 만큼, 이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호소가 나왔다.

‘2024 대한의학회 학술대회’가 6월 14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소통과 공감, 그리고 한마음으로’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김대연 순천의료원장은 ‘지방의료원 폐쇄 or 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김 원장은 지방의료원은 수익보다는 지역 주민의 건강증진과 지역 보건의료 발전에 초점을 두어 병원을 운영함으로써 국가 공공보건의료체계에서 국립대병원, 중앙의료원, 보건소 등과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 기능으로는 지역 응급의료 제공을 비롯해 ▲의료취약지 필수 진료과 유지 ▲분만 시설 운영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안전망 기능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보건의료 계획 수립·수행 등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에 참여하거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긴밀한 지역 대응 및 지역의 특화된 공공보건의료를 제공하고 있음을 안내했다.

다만, 김 원장은 “모든 지방의료원에서 주요 공공의료사업을 다 이행하면 좋겠지만, 지방의료원의 특성에 따라서 일부는 사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안타까운 지방의료원의 현실을 전달했다.

구체적으로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지 못하는 의료원도 2개소나 있는 현재 상황을 비롯해 일부 의료원에서는 전체적인 결핵사업을 수행하기에는 감염 관리 간호사 또는 결핵 관리 간호사들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또한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져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몰두하면서 더 이상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추진을 진행하지 못했던 사례들을 소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병상가동률 등 지방의료원의 진료·경영현황 분석을 통해 지방의료원들이 처한 적자 실태도 발표됐다.

연도별 병상 이용률의 경우 코로나 19 이전에 3개월 평균 병상 이용률이 80.9% 차지했는데, 코로나 환자 진료 이후에는 2023년에는 32.3% 정도가 미달됐고, 2024년 에는 22.2%가 미달됐으며, 2025년에는 13% 정도 미달이 예측되고 있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의료원이 적자 운영을 해왔는데, 적자 운영의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적자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2023년 3월 말 기준 병상 가동률이 55.4%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5년 12월쯤 되면 71.7% 정도 상승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10% 이상 환자가 감소돼 있는 상태이며, 목표 병상 이용률 80%를 2025년까지 달성할 의료원들은 매우 적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면서 지방의료원이 경영난을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임을 토로했다.

병상가동률도 지방의료원마다 달랐는데, 인천·공주·음성·서산 정도가 병상가동률이 높고, 나머지는 병상가동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낮은 부산의료원의 경우 지금까지 적자 규모가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진료 실적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9년에는 매년 환자를 280만명 정도 진료했다면 2023년에는 173만명 정도로 거의 100만명의 환자가 줄었으며, 올해인 2024년도 200만명을 조금 넘길 정도로 환자 감소율이 높은 상황이었다.


의료원의 손익도 코로나19 팬데믹 전후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악화된 상황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이전 3개년 평균 의료원 손익이 1584억원에 달했다면 2023년 의료원 손익은 2600억원으로 전체 의료원의 손실이 1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당기 순손실은 3141억원으로 추계돼 자원이 부족한 의료원들은 2024년 하반기에 갈수록 경영 악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었다.

반면에 인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질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를 비교해보면 각각 ▲전문의 6.5% ▲간호사 21% 등이 증가하면서 인건비 부담은 더 늘어난 상황이었다.

즉, 인건비 부담은 더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수와 병상 가동률이 떨어짐으로써 적자 폭이 자꾸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지방의료원의 필수의료 제공체계도 매우 취약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원장은 “의료원 21개소가 종합병원급이지만, 진료과가 온전히 운영되려면 전문의가 3명 정도는 있어야 함을 고려한다면 내과와 응급의학과 2개 진료과를 제외하면 전문의 숫자가 3명도 안 되는 수준이 많아 실질적으로 소규모 병원(의료원)인 경우에는 필수의료 제공체계가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2년 초 예측했던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4년 정도를 예상했는데, 올해 전공의들이 집단 행동 등 등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필요한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을 전했다.

이외에도 김 원장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필수의료 또는 국민의 보건의료에 필요하지만, 수익이 낮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김 원장은 “병원이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 서로서로 하려고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서로가 가격 경쟁력이 없는 분야를 챙기는 병원이 자신들의 병원은 아니었으면 하는 것 때문에 지원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정신과 환자와 코로나19 환자는 진료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환자이면서 동시에 정신과 질환을 가진 환자를 아무도 진료하려고 하지 않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서울까지 파견진료를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해야 했음을 전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지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지원 인력보다 못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원 의료인력에게는 기존 인력의 2.5배에 달하는 임금을 지원하면서도 기존 의료인력에게는 지원 의료인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활용하려고 해 형평성 차원에서 월급 인상을 요청하니 받아들여지지 않아 순천의료원으로 이직한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지방의료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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