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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직 전공의가 바라본 수련환경·의대정원 정부 개선책은? ②

류옥하다 前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부가 전공의들의 근무환경과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과 수련비용 지원 등 다양한 개선책을 쏟아내고 있으며, 이와 함께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상화도 같이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정부의 정책의 실효성과 의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수련을 받는 실제 전공의의 시선에도 긍정적인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개선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메디포뉴스에서는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에 대해 가톨릭의대 성모병원에서 수련을 하다가 사직한 류옥하다 前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만나 현재 정부의 전공의 근무·수련환경 개선책과 필수의료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한 명의 전공의였던 사람으로서의 의견을 구해봤다.


Q.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수련환경 개선책에 대해서 실효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A. 수련환경의 개선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정부에 정말로 실현 능력이나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에 더 많은 인력이 공급될수록 그 노동시장의 노동환경은 나빠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100시간 일하는 것이 힘들다면 2명을 뽑아서 절반인 50시간씩 근무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병원은 “너 아니어도 할 사람 있어”라면서 수련환경을 개선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없을 것이며, 100시간씩 일할 인원 2명을 뽑아 배치하는 등 더 많은 노예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고 할 것입니다.

애초에 정부가 파악부터 잘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전공의들의 근무환경 실태를 파악하고자 일반적인 근무 시작 시간인 오전 8~9시에 병원을 찾아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전공의들은 새벽 4~8시 등에 근무를 시작합니다.

근무를 6시에 시작한다고 한다면 회진 준비와 환자 파악 혹은 채혈 업무 수행 등등을 위해 새벽 4시부터 실질적인 근무를 시작합니다. 오전 8시에 수술이 예정돼 있다면 수술 준비 등을 위해 그보다도 일찍 출근해 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근무시간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더라도 지금의 시도는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해당 시도가 실제로 현장에서 이행될 것인지와 제대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은 수련환경 관련된 규칙 등을 위반해도 경고를 주는 것에 불과하거나 그마저도 평가위원회 등에서 제대로 검토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하시는 것처럼 병원이 수련환경과 관련된 규정 위반 시 신고할 수 있는 센터 운영과 법적 처벌 및 수련병원 취소와 같은 병원에 명확한 패널티가 있어야 병원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련환경의 방향도 상식적인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다른 직종은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거나, 포괄임금제임을 감안해도 주69시간 일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됐었는데,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는 현재 근무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에 주 69시간 근무제를 찬성했었습니다.

애초에 24시간 연속근무도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에 합리적인 근무시간은 아닙니다. 18시간 연속근무나 12시간 연속근무와 같은 합리적인 수치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40시간 혹은 주 4일 근무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전공의의 근무환경 또한 그런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가야 하며, 수련 시간에 90% 이상은 교육으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수련비용 100만원 지원과 관련해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면 수련을 안 받는 이유는 수련비용이 부족하거나 하는 문제 때문이 아닙니다. 

수련비용 100만원은 누군가에게는 큰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작은 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련비용 금액의 규모 여부를 떠나 한 순간의 실수로 고의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억원씩 물어내고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의료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필수의료과를 선택하실 수 있을까요?

시스템은 단순히 100~200만원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조적인 개혁과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특권 및 전반적인 시스템·근무환경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해결될 수 없습니다.


Q.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및 증원 규모 2000명 정책 추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의사들이 파업하고 있지만, 보통 OECD에서 6개월~2년 후에 수술·진료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나라는 진료가 굉장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의대 정원이라는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찬반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다는 것부터가 총선용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모든 보건의료 문제는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니 의사만 늘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왜 이렇게 급박하게 진행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의대정원 확대는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총선 약 2개월 전에 이렇게 갑자기 나온 것인지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정부가 의대정원을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되는 논문이 3개가 있습니다. 각각 ▲서울의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에서 발행된 논문들인데, 해당 연구논문을 작성하신 저자분들을 만나본 결과,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들조차도 2000명 증원은 과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3개 논문에는 다 결정적으로 ‘건강한 노령화’가 빠져있습니다.

노령화가 이뤄지는 것도 맞지만, 예전과 다르게 노인들이 갈수록 더 늦게까지 건강해지고 있습니다. 의사들이 2012년과 2023년을 비교했을 때, 70대 이상의 활동의사 수가 거의 2배로 늘어났습니다. 

즉, 의사들도 더 건강하게 늦게까지 일하고 있으며, 환자들 또한 늦게까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수를 반영한다면 오히려 의사가 남을 수도 있다는 추계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즉시 이런 것들을 반영해서 의대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의대정원 증원 시 의대 교육시스템이 버티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제가 다닌 의대는 정원이 40명 단위에 작은 곳이었는데, 편입생과 유급자 등을 포함해서 50명까지도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강의실이 붐비고, 다른 학교에서는 2~3명 유급했는데도 복도에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저희도 심폐소생술 실습할 때에 관련 기구가 고작 2개 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1개는 고장이 났으며, 나머지 1개도 낡아 모든 실습생들이 고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등을 토대로 생각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65%에 가까운 의대정원 증원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대학 총장님들께서 써내신 3~4배씩의 증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Q. 정부가 필수의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긴급히 예비비 등을 책정·집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원래 정부가 건강보험료의 10% 정도를 지원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그 규모가 대략 연간 3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금액으로 10조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남은 임기는 3년인 것을 감안하면 법적으로 원래 냈어야 하는 돈으로 지불하겠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필수의료 등에 돈을 투자하려는 의지가 하나도 없는 셈이지요.

애초에 법적으로 정해진 것만 제대로 지원했더라면 지금 터져나오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Q. 그밖에 정부나 의료계 또는 국민들을 향해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정부가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국회의원의 입을 막는 것을 시작으로 R&D 예산을 삭감해 국가의 미래를 무너뜨린 후 KAIST 졸업식에서 KAIST 학생이 입을 틀어막았고, 소아청소년과 토론회에서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의 입도 틀어막았습니다.

애초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대표하는 회장의 입을 틀어막을거면 왜 토론회를 진행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과연 민생토론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긴 밤이 지나고 나면 아침이 올 것이며,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기억할 것이고 결국에는 선량한 시민들이 이길 것입니다.

정부의 밑에서 신음하고 있는 국민·환자·보호자·전공의들을 위해 함께 싸워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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