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의대정원 증원 속도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원장은 “정부의 발표를 기본적으로 믿고 충분한 지원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니 지원이 충분히 이뤄져 증원된 학생 규모에 맞춰 각 의대들이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 유일하게 참고할 수 있을 만한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봐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양적 팽창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안 원장은 “미국은 정원 증원 시 대규모 증원이 간혹 있으며, 미시간주립의대 정원이 100명에서 2배 증가한 경우가 있었는데, 해당 사례에서도 총 소요됐던 기간은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거쳐서 변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의대 정원을 200명으로 늘릴 때, 2007년부터 ‘100명 → 150명’으로 예고하고 많은 준비를 한 다음, 미국의학평가원의 검증을 통해 제대로 된 교육 여건을 확인받은 이후에 학생을 뽑았으며, 2010년에 나머지 50명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음을 전했다.
이어 안 원장은 “2002년도에 100명이었던 의과대학 정원이 201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200명으로 늘어난 것을 우리가 확인할 수가 있었다”면서 상당히 섬세하게 조율하고, 장기간 준비해서 의대 교육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증원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양은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수석부원장은 “서남의대 사건이 있었던 만큼, 의과대학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을지 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남의대 사건은 우리 사회에 준 상당한 충격과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만큼, 적어도 의대 평가 기준과 관련해 국민이 알 수 있도록 객관적·중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결과를 알려달라 하는 메시지가 있으며, 그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의대정원 증원은 반드시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재진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실행위원회 위원은 “교육부 장관이 최근 의대 교육 질 저하가 절대 없도록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의평운도 내년에 7500여명의 의대생들을 교육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전 세계에서 한 국가의 의대 정원이 2~3배 늘려 교육을 시작하고, 5~6년 동안 의학 교육의 질을 담보하면서 가는 것은 전세계 의대 역사상 처음이기 때문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학교육평가원과 의대들은 굉장히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과대학은 병원에서 환자·동료들과 부딪히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는데, 현재 이와 같은 현장 실습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평가를 어떻게 할지 대해 내부적으로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