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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현 의료공백 사태를 맞이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6일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현재 3000여명인 의과대학 신입생을 2025년 입학생부터 현재 정원의 1.7배에 달하는 5000여명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오래 전부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현장을 살려 달라는 의사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구체적·현실적 방안 없는 이름만 그럴 듯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뜬금없이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2000명이라는 증원 숫자는 단 한 명도 줄일 수 없는 절대불변의 숫자라며, 타협과 대화를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인 의료정책 추진에 실망해 젊은 의사들이 병원을 떠났고, 의과대학 학생들은 교실을 떠났습니다. 

환자들의 수술 일정이 지연되고, 외래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도 없는데, 정작 수술실도 병실도 점점 비어 갑니다.

정부는 수년 후 의사가 매우 부족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내년에 의과대학에 들어온다 해도 최소 6년이 지나야 전공의가 될 수 있는 2000명을 늘리기 위해, 멀쩡하게 근무하고 있던 1만명의 현직 전공의들을 행정처분과 형사고발이라는 강압적 수단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실상은 전체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진료 의사와 지역의사가 부족한 것입니다. 

필수의료과 전문의들이 본인의 전공분야를 떠나지 않으며, 수도권 외 병원에서도 근무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할 일입니다. 

난데없는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에 소요될 막대한 예산을 지금이라도 당장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투자하면 수년 후가 아니라 지금 바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세계적 자랑거리인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이렇게 파국으로 몰아넣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엄연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 중 하나인 의사들의 신뢰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의과대학생들이 집단으로 휴학·유급하게 된다면 교육현장의 혼란은 어떻게 수습하겠습니까? 

전공의들은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필수의료 전문의가 되어 미래의 의료를 담당할 수 있는데, 대학병원들이 몇 개월 후 경영악화로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는 어디에 있습니까?

최근 한 달 동안의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은 환자 곁에서 최선을 다해 왔고, 우리가 암환자, 중증환자, 응급환자들의 마지막 보루라는 심정으로 버텨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중되는 진료 부담으로 교수들이 체력적인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탈진되어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고, 우수한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망가뜨리지 않으려 하는 공직자들이라면 당연히 강압적인 정책 추진을 멈추고 이성을 찾으라는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남발되는 공수표식 재정지원책과 법적 근거 없는 행정명령들은 현 시점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이 과연 진정으로 이 나라의 국민들과 보건의료를 위한 것인지를 의심케 합니다.

많은 현명한 국민들께서 과격한 의료정책 추진이 몰고 올 의료 붕괴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계십니다. 

의료공백 사태와 의대생 휴학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파국에 이르게 된다면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은 진료현장을 떠나 국민을 위해 대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원인과 책임은 바로 현 정부에 있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둡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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