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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수련시간 ‘부족’…외과학회, 수련 4년제 검토

‘2024년 대한외과학회 기자간담회’ 개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시범사업에 포함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외과학회에서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근무시간 단축으로 높은 수준의 외과의 양성에 필요한 교육·수련시간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돼 전공의 수련 기한을 다시 4년제로 복원하는 방향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대한외과학회 기자간담회’가 10월 31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은 “전공의 수련 ‘4년제 → 3년제’로 전환된 지 6~7년 정도 되고 있는데, 다시 4년제로 복원하자는 의견이 많이 접수되고 있는데, 어떤 제도가 도입된 것에 대해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정도는 시행해보고 개선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아직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과학회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을 고려하면 전공의 수련 4년제 복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이사장은 “이번 의·정 사태를 계기로 추진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의 내용에 따르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의 경우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60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는데,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이 확대·안착 시 절대적인 수련 시간이 부족해지므로 일차적으로 전공의 수련 4년제 복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학회 인사들과 여러 외과의 선생님들과 얘기를 해보면 60시간 근무로는 현장으로 나가서 독자적인 전문의로서의 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상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제대로 된 외과의 1명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수련 기간 연장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신 이사장은 한 예로 당직 1~2번 서면 40시간이 지나감을 생각하면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60시간으로 줄일 경우 주간 근무시간과 주말 근무시간을 모두 줄여야 하고, 정규 수술조차 참관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국들도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이 짧은 대신 수련 기한은 각각 ▲미국 6년 ▲유럽 8년 등으로 우리보다 훨씬 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신 시장은 우리나라가 전공의 수련 기한을 3년으로 줄일 당시에는 대학 교수는 종합병원 등에서 근무할 사람들은 전공의 수련이 끝나면 펠로우를 2년 더 하는 방식을 전제로 전체 의과 교육과정을 ‘6년 → 5년’으로 단축시켰던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더욱이 전문의가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고려하되, 최소한의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4년 → 3년’으로 줄였던 건데, 현실은 연차별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단축된다면 전공의 수련 기한을 4년으로 늘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진 대한외과학회 학술이사도 전공의 수련 기한이 고정된 채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결과적으로 전공의들의 역량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피력하며, 의과 교육·수련의 질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 이사는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60시간 정도로 줄게 되면 의과 교육의 질이 ‘종합대학 → 2년제 전문학교’ 수준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 돼 교육·수련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미국·영국의 사례·연구에 따르면 주당 근무시간이 줄었다고 해서 중대한 사고가 크게 줄었다는 사실·내용이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길거나 짧은 것과 상관없이 위중한 상태로 이어지는 의학적 오류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숙련도 만큼은 달랐는데, 김 이사는 “수련 시간이 많으면 금방 숙련도가 증가하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경우는 수련 시간이 많았던 그룹의 숙련도를 갖게 되는 것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보고가 이어지는 등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숙련도를 고려하면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수련 기한을 늘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김 이사는 전공의 수련 3년제가 시스템에서 배출된 전공의들이 전문의를 따고 의료현장에 나간 이후 어떤 상황에 있는지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해 볼 필요가 있으며, 외과학회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대한내과학회 등과 학회 간 협조가 된다면 공동으로 조사해 보는 것도 고민하고 있음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응진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은 “어떤 제도를 만들 때, 제도의 취지가 중요하다”면서 “제도에 오류·함정이 있으면 잘 보완해서 완벽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어떤 문제점·한계가 있다고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결국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하는데,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규제 없이 각자 자율에 맡기게 되면 문제점이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방지책으로 근무시간을 정하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도 도입 후 운영 여부는 각 기관이 어떻게 운영·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정부에서 책임지도 전문의의 인건비를 지급하고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원 시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신 이사장은 “전공의들이 그간의 그런 잘못된 관행으로 부당한 노동 등을 계속해왔다고 한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제대로 된 시스템 하에서 좀 더 정상적으로 검토하고 결론을 내려 실현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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