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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전공의, 남성 27.1% 여성 42.9% 직장 내 차별 경험

전공의의 직장 내 차별 경험,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 위협

▲남성 전공의는 출신학교 · 나이 ▲여성 전공의는 성별 · 출신학교가 주된 차별 경험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6일 발간한 '보건사회연구' 제38권 제2호에 실린 '한국 전공의들의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과의 연관성' 논문에 따르면 ▲수련 연차가 낮고 ▲주당 근무시간이 120시간 이상이며 ▲여성 전공의인 경우 직장 내 차별을 더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 외 2명은 전국 25개 전문과목 전공의 1,155명을 대상으로 2014년 수행된 단면연구 자료를 분석하여 1년 동안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차별 경험 요인, 직장 내 차별 경험, 전공의 정신건강 간 연관성 등을 살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년간 우리나라 전공의의 32%가 직장 내 차별을 경험했으며, 남성 전공의 27.1 %, 여성 전공의 42.9%가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을 경험한 전공의 중 ▲남성 전공의는 출신학교 32.4%, 나이 27.3% ▲여성 전공의는 성별 69.3%, 출신학교 30.7%를 차별 경험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했다.

직장 내 차별 경험은 연간급여 수준이 낮은 외과계에서 각각 43.6%, 34.5%로 높게 보고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은 여성이, 연간급여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주당 근무시간이 증가할수록 높게 보고됐다.



남성 전공의의 경우 직장 내 차별 경험이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면, 여성 전공의는 우울감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생각 등 세 가지 직장 내 차별 경험 요인과 관련하여 직장 내 차별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 전공의보다 두 가지 이상 요인으로 차별을 경험한 여성 전공의는 우울감 위험이 1.45배, 자살 생각 위험이 2.2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2015년 시행한 '보건의료분야 여성종사자 모성보호 등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전공의의 77.8%가 모집 · 채용 시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등에 의해 차별을 경험하며, 53%가 교육, 배치, 승진 상에서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부산대학교 여성연구소 김상현 전임연구원은 2001년 발표한 '한국 의료제도 내의 여성 의사의 지위'(2001) 논문을 통해 여성 의사의 비율은 소아과, 내과 및 몇몇 전문과목에 여성 전공의가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고, 의과대학 내 여성 교수 비율도 절대적으로 낮음을 지적하며, 의료계 남성 중심적 문화가 지배적으로 성차별적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 논문의 교신저자인 김승섭 교수는 "본 연구 결과 중 주목할 것은 성별에 따라 직장 내 차별 경험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이 다르게 나왔다는 점이다"라면서, "여성 전공의보다 남성 전공의 집단이 직장 내 차별 경험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남성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다. 즉,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첫 직장인 병원에서의 차별 경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 전공의들이 직장 내 차별 경험을 축소 보고했을 가능성도 고려했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는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들이 사회적 약자로서 차별 등의 예민한 경험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응답을 하거나 자신의 차별 경험을 내재적으로 억눌러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면서, "한국 의사 사회는 상하 수직적 구조를 갖는다. 병원의 권력 구조에서 하부에 있는 전공의, 특히 여성 전공의의 경우 직장 내 차별 경험을 축소 보고할 수 있다."라고 했다.

직장 내 차별 경험은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공의의 건강을 해치며,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울 증상이 있는 전공의는 우울 증상이 없는 전공의보다 의료사고 · 오류 위험이 6.2배 높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전공의는 충분히 잔 전공의와 비교했을 때, 아차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2.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공의들에게 병원은 전문직으로 양성되는 과정에 필요한 업무 수행능력을 학습하는 곳이다. 전공의들의 직장 내 차별 경험은 우울 증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음주, 흡연, 약물 사용 등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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