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이 31일 성명을 통해 ‘수련병원 교수의 여성 전공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전의총은 “그 동안 대학병원 교수들은 의료계 최대의 악법인 리베이트 쌍벌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등에 무관심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교수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아청법에 의해 10년간 의료기관에 근무할 수 없거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전문의 자격시험 위탁기관을 대학교수들 모임인 대한의학회로 변경하고, 수련과정 중 유급가능성을 명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전공의들을 상대로 유급에 대해 의견수렴 중이다.
전의총은 “현재도 약자인 전공의들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공의 유급 등으로 인해 대학교수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의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병원에 대해 “전공의를 교육하고 보호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여자 전공의를 성추행한 교수에 대한 파면 등의 강력한 징계조치를 내리고, 피해 전공의에 대한 최대한의 보호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의학회에 대해서도 “의료계 약자인 전공의의 인권을 더욱 침해할 수 있는 전공의 유급제도 도입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고, 불합리한 수련환경이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또 전공의 선발과 수련에 대한 업무를 병원협회에서 대한의사협회 중심의 민간기관으로 이관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이번 성추행 사건 진상을 조사해 해당 교수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청했다.
전의총은 “이 사건을 계기로 대학병원 교수들도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의료현실 개선 주장이 본인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작금의 의료계 투쟁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