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료 인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전공의 투입 카드와 전문의 시험 면제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서 이미 마른 수건 짜듯 일하며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전공의들은 정부가 아무 때나 부른다고 달려갈 수 있는 노예가 아니다”면서 수위 높게 비판했다.
대전협은 “정부가 의사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공의들을 차출하겠다한다. 이는 가혹한 환경에서 수련중인 전공의들에게 짐을 더 얹는 것과 같다. 뿐만 아니라 병원의 중요한 인력을 차출해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정부의 전공의 투입 고려에 명백히 선을 그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가중 업무에도 시달리고 있다. 일부 국립대학병원에 속한 전공의들의 경우, 코로나19 병동 업무 또한 맡으며 업무 과중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중”이라면서 “기존의 업무량도 이미 과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업무까지 맡게 된 전공의들에게 정부는 무엇을 주는가. 명예도 실리도 잃어버린 의사들에게 무엇까지 빼앗아가려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문의 시험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3, 4년차 전공의들 차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부의 입장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제안은 지금껏 전문의를 검증한 시험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게다가 시험이 50여일밖에 남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의견 수렴이 없는 현재 상황은 절차적 민주주의 또한 위배하고 있다. 만일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이는 정부가 지금껏 강조해왔던 공정성과 민주성을 모두 스스로 배반하는 행위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코로나19 방역 투입 선행조건으로 ▲정부의 이전 발언과 행동에 대한 사과 ▲전공의 대신 다른 의료 인력 투입 ▲의대생 국시면제 및 코로나19 방역현장 투입 고려 등을 제안했다.
대전협은 “이러한 고려 없이 전공의를 코로나19 방역에 투입한다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의사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