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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보건의료인 근로시간 단축 및 인력기준 강화는 나아가야 할 길

전공의협의회 “생명을 지키는 확실한 투자는 보건의료인 처우 개선”

병원 내 종사자들은 하나의 팀으로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보건업이 노동시간 특례업종으로 유지됨에 따라 보건의료인들이 헌법에 보장된 시민적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투자와 보상 없이 종사자를 갈아 넣어 서비스를 유지하는 행태는 이 업계의 오랜 관행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전공의들은 주당 100시간에 육박하는 인권 유린의 현장 속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반 작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36시간 연속근무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이는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가 어려운 근로조건입니다. 

그러나 근거 없는 수련교육시간 확보를 명목으로 노동착취가 정당화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장시간 노동 관행을 유지하며 보건의료 현장에서는 체계적인 배제가 발생합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인하며 가족공동체와 삶보다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필수의료 현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병원에서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적지 않으나 개선되지 않는 오래된 제도와 문화 속에서 의사들은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병원 내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은 병원 내에서 이미 배출된 전문의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필수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총 의사 수가 매년 증가해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단축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시대적인 요구입니다. 병원 내 종사자들이 떠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병원계 전반의 제도와 문화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인권 보장 측면에서 근로시간 단축(주68시간, 연속근무 제한(24시간), 야간ž휴일ž교대ž온콜(on-call) 근무 개선은 결코 미뤄둘 수 없는 과제입니다. 

국회에는 이미 전공의 근무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두 가지 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법안들은 반드시 통과돼야 합니다. 우선 순위에 밀려 법안이 계류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통과 시점은 정책의 창이 열린 2023년, 바로 지금입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병원 내 의사(전문의)의 추가 채용을 통한 전문의 중심의 의료체계는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우리는 병상 당 전담전문의 비중을 1:100 수준으로 강화하고, 전공의 대 환자 수를 1:15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력 기준에 따라 수가를 연동하고 필수의료로 대표되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보건의료 영역에 충분한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전공의들은 병원 내에서 그 누구보다도 환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으로 인하여 혈압 측정, 수액 교체 등 기존 의사 담당업무가 아닌 업무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기존 업무에 추가적 업무까지 겹쳐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의사들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동시에 전공의들 또한 과중 되는 업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의사들이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제도와 문화는 의사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본 회는 전공의법 개정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 1인당 환자 수 제한, 병상당 전문의 인력기준 강화를 진지한 정책 대안으로 논의하길 촉구합니다. 

또 시민적 권리 확보의 방안으로 업무 과중이 지속될 경우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에 대해 단체행동을 포함한 대응책을 열린 결말을 두고 논의하겠습니다.

*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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