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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지역 필수의료 강화, 의료 수요 통제·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중요’”

신경철 병원장·김유일 정책이사 “국립대병원만 지원하지 말고, 민간 의료기관도 지원해야”

환자의 의료이용 제한 방안 없이 지역 국립대병원을 ‘Big 5 병원’ 수준의 병원으로 만드는 것은 지역 국립대병원의 목표 중 하나인 지방의료의 컨트롤타워를 달성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지역 의료의 독점화가 이뤄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24 대한의학회 학술대회’가 6월 14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소통과 공감, 그리고 한마음으로’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신경철 영남대학교병원장이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빅5 수준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신 병원장은 우리나라 지역의료 상황과 관련해 지역 건강 불균형과 필수의료 공동화가 벌어지고 있으며, 역학조사와 의사과학자 양성 등에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위의 문제들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정부는 의사 수 부족과 의사 분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정원 증원과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정부가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을 지역 거점병원으로 육성 및 지역 내에서 치료가 완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목표가 제시됐으며, 국립대병원 소속 의사 증원과 지역 내 의료기관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지역·필수의료를 해결하려는 방향이 제시됐음을 안내했다.

신 병원장은 “이 과정에서 언론을 중심으로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Big 5 병원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소식이 퍼져나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정부에서도 우리나라의 의료의 표준을 ‘Big 5 병원’으로 세팅해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국립대병원과 Big 5 병원은 역할·목표·운영 방식 등이 모두 다르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현재 Big 5 병원은 경증과 중증을 모두 포함해 진료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의료 공급자가 설계한 병원으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위해 만든 시스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국립의대와 국립대병원은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를 강조하면서 지방의료의 컨트롤타워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많은 수의 의사와 교수를 투입하는 것은 똑같아도 Big 5 병원과 국립대병원이 지향하는 목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지적했다.

또, Big 5 병원은 의료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위치한 반면에 국립대병원 등은 인구와 경제 수준이 수도권에 비해 적은 지방에 위치해 의료 수요가 제한됨을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신 병원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수요자인 국민들이 진료권역 없이 원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풀어놓은 반면에 공급자인 병원 등은 의료기관 평가 등을 통해 통제하는 내용을 비판하며,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인지 수요를 통제해서 필수의료 등을 지역에서 완결할 수 있도록 가겠다는 것인지 애매하다는 견해를 남겼다.

그러면서 “만약에 의료 공급만 무한정으로 확대한다면 빅Big 5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처럼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의료의 독점화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정 기관에 인프라를 몰아줌으로써 우리나라 지방의료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신 병원장은 “우리나라는 각 권역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심뇌혈관센터 ▲권역외상센터 등의 권역센터를 둠으로써 지역 완결형 의료 체제를 지향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환자들은 여전히 진료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스톱’을 좋아하는 것을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하며, 의료에서 원스톱으로 진료를 받으려면 권역센터 급으로 가야 대부분의 질환을 원스톱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환자들이 몰리고, 이로 인해 과부하가 걸려 환자들의 희망과 달리 원스톱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악순환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따라서 신 병원장은 수요자를 통제하지 않으면 권역센터가 원래 목적대로 운영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환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환자들을 걸러낼 중간 단계 의료기관이 없고 의료전달체계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인데, 우리 사회에서 의료전달체계를 제대로 정착·확대하는 논의가 정치권으로 간다면 의료 접근성을 환자 입장에서 보면 불편하게 만드는 일에 사회적으로 합의를 할 수 있을지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췄다.

아울러 신 병원장은 국립대병원을 최종 중증치료의 정점에 있고, 공공의료와의 연계성이 많은데, 정작 사립대병원은 다 빠져 있다”면서 민간의료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 없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사립대병원이 중증 필수의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사립대병원과의 경쟁은 또 이뤄지게 될 것이라면서 사립대병원도 지역 필수의료 강화에 사립대병원도 받아들여야 함을 제언했다.

김유일 대한의학회 정책이사도 국립대병원 지원 방안은 추상적으로라도 나와 있는 것과 다르게 민간의 3차 병원에 대한 지원 방안은 전무한 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이사는 “국립대병원 1곳만 제대로 돌아간다고 해서 필수의료가 제대로 돌아가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잘못하면 ‘병목 현상’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 근거로 지역 의료기관 내에서도 병목현상 때문에 환자를 다 처리하지 못하고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음을 들면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면 민간 3차 병원과도 이렇게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게끔 하는 제도적인 장치들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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