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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 “국립대병원협회 규탄”

최근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상의 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른 총정원제, 총액인건비제, 경영평가 등 인력과 예산의 규제가 의료기관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인력 확충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전달체계의 거점기관인 국립대병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검토 중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문제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검토에 국립대병원협회 건의가 반영됐는데, 협회가 의사직만 총액인건비 규제에서 풀어달라는 조건으로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9월 14일자 서동용 국회의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립대병원협회는 “단, 비영리기관이면서 해마다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립대병원들의 특수한 상황 등을 고려”해 “기타공공기관 해제를 해도 총액인건비에서 의사직만 해제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갈등 운운하며 의사직만 총액인건비 규제에서 풀어달라는 조건으로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국립대병원장들의 몰염치에 국립대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인 우리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특정 직종이 아니라 병원 구성원 모두의 근로조건 향상과 처우개선, 권역을 대표하는 필수․공공의료기관 역할 강화가 병원장에게 부여된 가장 무거운 책무임에도, 정작 국립대병원장들의 관심은 의사직의 ‘몸값’ 올리기에 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분노와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

지금도 국립대병원은 총액인건비 범위 밖의 예산으로 인센티브, 기여수당 등 의사직 임금을 일반직에 비해 과도하게 인상하고 있다. 이미 의사직 임금은 행위별, 검사처방실적, 수술 건수 등 실적에 따라 언제든 마음대로 인상하고 있는데, 국립대병원장들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돈벌이 실적이 최우선이 되고 사익을 추구하며 의사직의 필수 진료과 기피 현상을 심화시키며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가속화 하는, 공공병원의 탈을 쓴 병원인가. 아니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거점의료기관으로서 필수‧공공의료 붕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건강 향상에 이바지하는 공공병원인가.

그동안 13개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은 과도한 인력 통제로 인한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 필수․공공의료를 선도하는 공공적 역할을 강화해 국민건강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립대병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투쟁해왔다. 

그러나 노사가 합의한 인력증원 요청에도 최근 2년간 국립대병원의 인력은 동결 수준이고 입사 2년이 안 된 간호사의 절반이 퇴직할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또한 의사 부족으로 간호사를 비롯한 타 직종에 의사업무가 전가되어 노동강도가 가중되고 불법의료 문제가 심화되는 등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국립대병원은 관련 설치법과 공공의료법에 따른 ‘공공보건의료기관’이며, 취약계층 의료,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부족한 의료 등 필수의료를 우선적으로 제공해야 할 의무를 법으로 부여받고 있다. 

기재부 소관 공공기관운영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에서 국립대병원을 제외하는 문제는 국립대병원 설치 목적에 맞게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부합해야 한다. 국립대병원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전달체계의 중추인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국립대병원에 대한 공공기관 제외 논의가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뒷전으로 한 채, 의사직 ‘몸값’을 흥정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의사직에 대한 무분별한 임금 인상은 실적 위주의 과잉진료와 필수진료과 기피 현상을 부추기며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고질적인 의사 부족 문제는 병원 차원에서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료 붕괴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이 시급히 시행되어야 할 문제다.

우리는 의사직뿐만 아니라 전 직종 적정 인력 확보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돈벌이가 아닌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을 강화하는데 부합하도록 정부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만약 이번 공공기관 제외 논의가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데로 나아간다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우리들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밝힌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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