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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외과계열 지원, 대형병원 쏠림 현상 두드러져”

연봉 인상에도 예외 없는 미달 사태에 수련병원들 “허탈”

우려했던 외과 계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2010년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수가 인상 등으로 기대를 모았던 외과계열의 경우, 파격적 연봉 인상을 단행하고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빅4 병원 외에 수련병원 대다수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봉 인상 등의 처우개선에도 지난해에 이어 지원자 0명, 정원 미달을 기록한 병원들이 속출해, 외과계열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수련병원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빅4, “외과, 흉부외과 중 한 곳은 지원자가 정원 넘겨”

평균 300여만원의 파격적인 전공의 연봉 인상을 단행한 빅4 병원의 외과계열 전공의 모집에서는 할당된 정원에 약간명이 모자라는 미달은 있었지만 지원자가 전무한 굴욕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이들 병원들은 외과, 혹은 흉부외과 둘 중 한곳에서는 지원자가 모집 정원을 넘겨 수가 인상에 따른 처우개선과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이라는 근무 여건 등이 상당한 플러스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지난해 흉부외과에서 지원자가 미달 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올해는 외과, 흉부외과 모두 정원을 다 채웠다. 흉부외과는 4명 모집에 4명 지원, 외과는 15명 모집에 17명 지원해 1.3대1의 경쟁률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지난해에 이어 할당된 정원을 모두 채웠다. 외과 12명 모집에 14명 지원해 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흉부외과의 경우 5명 모집에 5명이 지원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외과에서는 19명 정원에 14명이 지원 미달을 기록했지만 흉부외과의 경우 4명 모집에 5명이 지원,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전공의 모집에서 두 진료과목 모두 미달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이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흉부외과에서는 5명 정원에 3명이 지원 미달 사태를 빚었지만, 18명 정원의 외과의 경우 20명이 몰려 1.1대의 경쟁률을 보였다. 세브란스병원 외과는 지난해 추가 모집에서도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흉부외과는 미달이고, 외과는 정원을 넘겼으니 연봉 인상이 상당한 영향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지난해와는 달리 분위기가 달라져 지원자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던 것은 사실이고 어느 정도 그 부분이 주효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연봉 인상, 전공의 기피에 해답 안돼… 근본적인 대책 마련 절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기타 대다수의 수련병원의 경우 연봉 인상과 처우개선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달 혹은 지원자 0명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전공의 연봉을 1억원 가까이 인상하며 주목을 받았던 고려대병원의 경우에도 외과계 기피현상에서 자유로울수 없었다.

아울러 아직 수가 인상분의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못한 지방대병원들도 예외 없는 미달 사태로 전공의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련병원 관계자들은 전공의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여졌다고 허탈해하며 각 병원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임금 인상 등의 임시방편이 아닌 범정부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의 A대학병원은 지난 7월 외과 수가인상이 실시된 이후 백여만원의 전공의 월급을 인상하고 처우개선을 단행했지만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지원자 모집 결과에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그 어느때보다 외과계열 전공의 모집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 또 이런 결과가 나와 병원 전체가 침울하다”며 “결국 국내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과계열 지원자 0명을 기록한 지방의 B국립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방국립대의 경우 구조적인 특성상 수가 인상분의 활용을 결정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르고 임금을 인상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수련환경이 열악한 환경이 열악해 결국 궁여지책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또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형병원의 전공의 쏠림 현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외과의를 기피하는 전공의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이상 연봉 인상 등의 미봉책으로는 병원에서 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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