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기고] 이제 전공의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

6월 4일 정부가 지난 2월 병원장에게 내린‘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내린 ‘진료유지명령·업무개시명령’을 철회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던 정부가 원칙과 공정을 깨고 또다시 전공의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만, 장기화하는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이룩하기 위해 내린 결단으로 이해한다.

이로써 강대강 대치로 치닫던 의정 대결의 빗장이 풀렸다. 전공의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던 강압적 조치는 해제됐다. 이제 선택은 오롯이 전공의들에게 달려 있다. 

환자를 떠나 계속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환자 곁으로 돌아가 새로운 대화 국면을 열 것인가 결정적인 전환점이다. 100일을 넘게 견디며 버텨온 환자들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제 전공의들은 진료거부를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5월 28일~29일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국민 85.6%가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지지는 12.0%에 불과했다. 전공의 진료거부 중단과 조속한 진료 정상화는 국민 절대다수의 절박한 요구이다. 

전공의들은 누구의 뜻에 따를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누구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바라는 환자와 국민의 간절한 눈빛을 보아야 한다.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부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로서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정부와의 대결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의료를 정상화하고 의료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결단하는 것이다. 

전공의들이 내건 요구사항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고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 대장정에 나서는 것이다. 

의사들은 환자 곁에서 환자들로부터 신뢰받고 존중받을 때 가장 빛나며, 가장 강하다. 

환자와 국민들의 편에 서서 환자와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의료정책과 제도를 성과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다. 

‘환자와 국민을 등진 진료거부’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올바른 의료개혁’, 이것이 지금 의사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의대증원 백지화를 내건 의협(대한의사협회)은 의사 총파업 투표를 진행하면서 더 큰 대정부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의대증원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되돌이키려 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환자·국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피할 수 없다. 정

부와 싸운다고 하지만, 피해자는 환자와 국민, 그리고 의사들의 진료거부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다. 

지금은 환자와 국민들을 팽개친 채 이미 확정된 의대증원을 놓고 백지화 투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 환자의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른 의료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의대 증원 과정에서 확인된 모든 과제들은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는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의료개혁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올바로 해결해나갈 수 있다.

100일이 넘는 전공의 진료거부 사태를 통해 전공의들의 근무조건과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 전공의 수련제도가 얼마나 허술한지 민낯이 드러났다. 

주 8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36시간이 넘는 연속근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당직근무, 전공의 인력을 갈아넣는 수련병원 의사인력운영체계 등등 모두 개선해야 한다.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와 함께 일하기를 희망한다. 

전공의와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 하는 동료이다. 

전공의와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할 때 환자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담보된다.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조건과 처우를 개선하고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