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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건의료노동자, 아직도 어렵게 일한다…근본적인 대책 필요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2월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주최하는 보건의료노조 산별 창립 25년 기념 토론회에서 지난 25년 동안 보건의료노조가 매년 진행해 온 조합원 대상 ‘보건의료노동자 현장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실태조사는 1998년부터 2022년까지 총 46만771명이 참여한 정부 통계 이외는 NGO와 학계를 통틀어 최고·최대 규모의 의료현장 실태조사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인력의 처우와 근로환경 등의 개선 폭과 속도, 만족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예측·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실태조사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직군에 상관없이 보건의료인력들이 임금과 인력 수준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항목들에 대한 만족도 또한 지난 10여 년간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난 상황.

이와 관련해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어떠한 의미가 있고, 조사 결과와 실제 현장에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느끼는 체감 여부 등을 비교해 실제로도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처우 등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는지, 앞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느 부분이 고려되고 개선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근로환경 실태와 근무 만족도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 등은 어떠하신가요?

A.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5년 동안 보건의료노조가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현장 실태조사’를 종합 분석한 것으로 총 46만771명이 참여했습니다. 

이 응답자 규모는 정부 통계 이외는 최대 규모의 의료현장실태조사가 아닐까 생각되며, 이후 보건의료노조가 어떤 의제에 활동의 방향을 두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동안 설문에 성실히 참여해온 조합원과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고대 연구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Q.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대체로 많은 항목에서 불만족하거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특히, 가장 시급히 처리돼야 하는 항목(여건)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A. 우리 노조와 많은 분의 노력으로 현장의 노동조건이 지난 20년 전과 비교하면 많은 개선이 있었지만, 여전히 직장만족도가 낮고 이직을 꿈꾸는 비율이 높은 만큼 현장은 어렵게 일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력 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100점 만점에 23% 수준으로 최악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노동 집약산업이 아니라 노동 학대산업, 노동 착취산업이라고까지 비판하는 실정입니다.

의료산업은 ‘노동 집약산업’이라고 할 만큼 사람이 직접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노동강도와 업무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노동자는 물론 환자 안전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으로,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직 관련 미치는 변수 관련해서도 업무분장, 권한과 책임범위의 명확화,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 및 평가 등 병원조직과 제도가 큰 영향을 주어서 의료기관 조직혁신 관련해서도 앞으로 더 큰 관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임금에 대한 만족도도 36%로 매우 낮았는데 의료기관 임금인상률은 전체 임금노동자 임금 증가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실질 의료수가 인상률과 의료기관 진료비 증가율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사와 일반직원간 임금격차도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 보상기준과 수준에 대한 종합대책이 필요합니다.

Q. 보건의료노조에서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근무여건과 만족도 등을 개선하려면 어떤 정책들이 필요하다거나 제안하고 싶은 정책 등이 있으신가요?

A.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국방을 지키는 군인,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소방관처럼 보건의료인력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국가필수인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즉,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인력기준 마련, 적정 보상책 수립 등 보건의료 인력확보 종합대책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내실화와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적극 활성화해야 합니다.
 
둘째, 적정인력확보가 환자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중요하므로 각 직종별 인력확충과 함께 인력기준(ratios) 마련이 필요합니다. 

의사는 의대정원확대, 간호사는 근무조당 환자비율 1:5 간호관리료 개선, 보건의료인력법 대상인 20개 직종부터 인력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직종별 인력기준 정원 제도화를 위해서는 의료법 36조 개정이 돼야 합니다.
 
셋째, 이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포함된 9.2 노정합의의 실질적인 이행 점검과 함께 올해 보건의료노조가 주력하려고 하는 초기업 산업별 교섭이 제도화 돼야 합니다. 

정부가 연초부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일가치노동에 동일임금을 실현하려면 기업별 교섭을 뛰어넘어 초기업 산업별 교섭이 진행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5월부터 민주노총과 함께 5만 입법청원운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근무환경 등을 개선하려면 정부의 의지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보건의료노조가 봤을 때 노정 합의 등이 잘 지켜지고 있다거나 정부에게 해결 의지가 있다고 느끼시나요?

A. 지난 1주년 기념토론회와 국회 상임위 때 국무총리와 복지부 장관이 9.2 노정합의 이행은 약속 당사자 간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고 한 바 있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입장을 존중해서 지속적인 협의와 함께 빠른 이행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복지부와 노정 합의 이행 점검 회의를 하면서 공공의료, 인력 관련 총 25개 합의사항에 대해 이행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합의 이행 시기를 넘기는 조항도 있지만, ▲연구와 시범사업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더디지만, 진행은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속도와 구체성입니다. 저희 보건의료노조는 올해 내 주요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Q. 올해 노조에서 진행할 행사 및 계획, 앞으로 학회가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올해 투쟁을 준비하면서 주목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는 ▲불평등 양극화 심화 ▲초고령사회 심화 ▲지역의료격차 확대 ▲간병 문제의 심각성 ▲인력 부족 등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월 6일 보건의 날 기념 보건의료인력문제 해결을 위한 라운드테이블 토론회, 가정의 달 기념 5월 3일 간병문제 해법 모색 토론회, 5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토론회와 대중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토론회를 통해 초고령사회 국민들의 건강과 노후를 책임질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기준 마련 ▲병원비보다 비싼 간병비 문제 해결 ▲근무조당 간호사 대 환자비율 1:5 제도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의제를 사회 쟁점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6월 말까지 정부와 사용자와 진행하는 정책협의와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으면 7월 전국 200개 지부 8만5000명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는 산별총파업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력 논의에서 늘 따라 나오는 수도권 쏠림현상과 지방중소병원 인력확보, 전체 간호인력수급과 재정대책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Q. 그 밖에 정부 및 의료계 등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정부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노조가 주요하게 제기하고 있는 인력문제 해결 요구는 특정 정부 성격에 따라 좌우되는 정치적 의제가 아니라 정부와 상관없이 국민 건강권 향상과 보건의료체계 확립에 꼭 필요한 정책적 의제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바뀌었다고 복지부가 달리 접근할 이유가 전혀 없어서 보다 적극적인 협의와 이행을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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