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직군에 상관없이 보건의료인력들이 임금과 인력 수준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항목들에 대한 만족도 또한 지난 10여 년간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주최하는 보건의료노조 산별 창립 25년 기념 토론회가 23일 오전 10시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는 지난 25년 동안 보건의료노조가 매년 진행해온 조합원 대상 ‘보건의료노동자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총망라했다. 응답자는 1998년부터 2022년까지 총 46만771명이 설문에 참여했는데, 이 응답자 규모는 정부 통계 이외는 NGO와 학계를 통틀어 최고·최대 규모의 의료현장 실태조사다.
이날 안종기 고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기획조정실장은 ‘직군별 직장 및 업무만족도’을 주제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직장만족도 항목 중에서 긍정적 평가가 가장 높은 ‘고용안정성’은 전 직군에서 대체로 지속적인 만족도 향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능직/운영지원직과 간호조무직의 평가는 다소 낮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었다.
‘임금수준’과 ‘인력수준’에 대한 평가는 상호 연계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2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특히 간호직의 만족도는 지난 20여 년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사무/행정직과 보건직 노동자들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인사승진’ 항목에서는 전 직군에서 대체로 개선과 상승의 추이가 관측되는 가운데, 간호직 노동자들이 평가가 상승하고 있었으며, ‘직장분위기/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직군별 추이에 증감의 변화가 크게 관측되지 않으면서 간호직의 60% 초중반대 만족도 역시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과 생활의 균형’ 및 ‘업무량/노동강도’는 상호 연계된 항목으로서 특히 간호직에서의 낮은 만족도가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관측됐으며, 직군별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정서적(감성적) 평가에 있어서는 대체로 보건직과 간호직 노동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인 반면, 간호조무직과 기능직/운영지원직에서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직 고려’는 노동여건이 힘든 간호직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는 추이가 계속됐으며, 본인의 업무에 대한 ‘장래성’ 평가에서 보건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이직 고려율이 높은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군별로 직장 및 업무만족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간호직의 노동여건에 대한 평가인 직장만족도의 추이로는 고용안정과 인사승진 항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반면, 다른 항목들은 다소 정체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실장은 이에 대해 “직장분위기/조직문화, 안전보건, 임금수준, 인력수준 등 주요 항목들에 대한 만족도는 지난 10여 년간 분명한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업무의 성격에 대한 만족도 측면에서는 2018년 이후로 긍정적 평가가 완만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이직 고려율은 낮아지지 않는 상황으로, 감성적/정서적 만족이 이직 고려를 낮추는 데는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간호조무직의 직장만족도 평가는 간호직에 비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수준이 높은 편이나 대체로 정체의 양상을 보인다는 면에서 간호직과 유사함. 2009년 이후로 상대적으로 낮았던 고용 안정에 대한 만족도가 2021년을 기점으로 80%에 가까운 긍정적 수준을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항목들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큰 변동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조무직의 업무 성격에 대한 평가는 자긍심을 포함해 지속적인 상승의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직 고려 태도가 현격히 혹은 의미 있게 하락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안 실장의 평가다.
보건직의 직장만족도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안전보건에 대한 평가는 60% 초반대에서 더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직의 업무성격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자긍심을 제외하고 다른 항목들은 큰 변동 없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직고려 역시 최근 4개년간 50%를 밑도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행정직의 직장만족도는 고용안정과 인사승진 항목에서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다른 항목들의 경우에는 2014~2015년 이후로 정체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행정직의 업무성격에 대한 평가는 2018년 이후로 5년간 큰 변동 없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직고려 태도는 미세하나마 계속 올라가는 양상을 기록 중이다.
기능직/운영지원직의 직장만족도 평가는 다른 직군에 비해 긍정적 평가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 항목이 많은 편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직장분위기/조직문화 ▲임금수준 ▲안전보건 ▲인력 수준 등 주요 항목 대부분에서 2017~2018년 이후로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었으며, 업무성격에 대한 만족도 역시 전체 양상과는 달리 2018-29년 이후로 하락의 추세가 더 많이 관측됐다.
안 실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기능직/운영지원직 노동자들이 고용 안정이 상대적으로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므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인력수준도 특히 열악한 수준에 있고, 자율성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의 현황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임금 수준과 업무량/노동강도는 보건직(보통)을 제외하면 만족도 상에서 다른 직군들은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으며, ▲안전 보건 ▲인사 승진 ▲직장분위기/조직문화 측면에서 살펴보면 간호조무직과 사무행정직, 기능직/운영지원직 노동자들의 평가가 낮았고 특히 일과 생활의 균형에서는 간호직에서의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안 실장은 간호조무직과 기능직/운영지원직의 경우 능력발휘 여건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에 있고, 장래성에 대한 평가 역시 심각한 상황이며, 이직 고려는 간호직에서 매우 심각 수준임을 덧붙이며, 이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