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29일 만난다.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2년 만에 이뤄지는 첫 대화에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다. 시급한 민생 현안과 국정 과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와 의대교수 집단사직으로 인한 필수·중증·응급의료 파행 사태는 민생 현안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현안 과제이고,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가장 절박한 국정 과제이다. 의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이번 영수회담에서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 해법과 필수·지역·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 추진방안을 반드시 대화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 여러 대화 의제 중에서도 조속한 진료 정상화와 올바른 의료개혁 의제를 1순위 의제에 올려 논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진료거부 중단과 조속한 의료현장 복귀 호소 ▲조속한 진료 정상화 추진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 약속 ▲의사들의 고충을 의료개혁 과제에 반영하기 위한 실질적 노력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초당적 협력 등의 가시적인 조치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났다.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가 시작된 지 45일 만이다. 진료 정상화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했지만, 면담은 아무 성과없이 끝났다. 제 때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하루하루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의 낙담과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계치를 넘어 장기화하고 있는 진료 공백으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죽어갈지 모른다. 중증·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되어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의 생명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지금은 그야말로 의료 대재앙 상황이다. 국민들은 이번 면담을 지켜보면서 의료 대재앙 상황을 끝내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이끌어낼 대통령의 지도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어떤 해법 제시도 없었고, 강 대 강 대치를 끝낼 국면 전환용 카드도 없었다. 전공의 입장을 경청한 뒤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게 면담 내용의 전부다. 중증·응급의료체계가 붕괴돼 환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비상의료 상황에서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무능하고 안일한 태도이다. 최악의 의료공백 사태가 한 달 보름간 계속되고 있는 지금은 입장을 경청할 때가 아니라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다. 총선을 앞두고 해법 제시도
전공의 진료거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환자들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수술 취소와 연기, 검사 취소와 연기, 입원 취소와 연기, 항암치료 연기, 응급실 진료 차질과 대기 지연, 중증환자 입원 거부, 병동 폐쇄와 통폐합, 환자 전원 조치 등으로 환자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 수련병원인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공공병원, 대형 종합병원의 노동자들 또한 전공의 진료거부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이 진료거부에 나서자 수술·치료·검사·입원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들 수련병원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함에 따라 최악의 의료대란 상황에서도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이 무급휴가와 연차휴가 강제 사용과 임금체불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 비상경영을 선언한 수련병원들에서는 ▲무급휴가·무급휴직 사용 강제 ▲연차휴가 사용 종용 ▲일방적인 배치전환과 헬퍼(타 업무 지원) 보내기 ▲신규직원 입사 연기 ▲교육 연기 ▲근무복 지급 중단 등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전공의들의 진료거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휴업이나 병원 운영 중단과 임금 체불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공의 진료거부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고
정부가 3월 20일 전격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배정안을 발표했다. 충분한 사회적 대화 없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정책 추진으로 의정갈등이 심화하고, 진료 정상화가 더 늦춰질까 우려스럽다. 2000명 중 1639명(78%)을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하고 361명(22%)을 수도권 대학에 배치한 것은 지역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불균형,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9개 국립대에 806명을 배정한 것은 국립대병원의 지역의료 중추 역할을 높이고,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려는 정책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수도권 대학과 국립대 중심의 2000명 의대 증원 배정만으로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 붕괴 위기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비수도권 대학과 국립대 의대 증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해서, 배출되는 의사들이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에 근무한다는 보장도 없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교육병원으로 하고 있는 비수도권 의대 출신 의사들이 지역의료에 근무하지 않고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옮겨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늘어난 의사인력이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에 근무할 수 있도록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의대
정부는 2월 27일 전국 종합병원과 수련병원에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공문을 실시했다. 시범사업은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를 메꾸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정부 지침이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해도 전공의의 공백을 간호사가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라는 점은 명확하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조치를 통해 대법원 판례로 금지된 5가지의 사항을 제외한다지만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도록 열어 놓았다. 특히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존 PA 간호사만이 아니라 병동 등 일반 간호사도 무분별하게 열어 놓았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장의 책임하에 관리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문서화하며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을 구분하여 업무 범위를 설정’하도록 가이드를 내었다고는 한다. 그러나 현장은 벌써부터 큰 혼란에 둘러싸여 있다. 목적과 다른 의도의 시범사업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지침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의료기관 내에서 실질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간호부서는 의사 업무 유지를 위한 지시를 내릴 뿐이다. 결국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법적 책임은 간호사 개인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법 조항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55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4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6%가 의대 정원 증원시 단체행동 참가 의사를 밝혔다는 응답 결과를 내놓았다. 의대 정원 증원 규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대전협이 단체행동 참여 여부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발표한 의도가 의심스럽다. 대전협은 의대 정원을 증원하지 말라는 것인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한다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겠다는 것인가? 의대 정원 증원은 의사 단체 빼고는 모든 국민이 찬성하는 긴급한 국가정책이다. 대전협이 의대 정원 증원을 막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은 붕괴 위기의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국가적 과제에 역행하는 처사이고,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 소아과 오픈런, 원정출산, 원정진료로 내몰리는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자 하는 전공의들이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해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이다. 단체행동 86% 참가 결정이 전체 전공의의 입장인지도 의심스럽다. 대전협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 수는 1만 5000여명이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수는 4200여명으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학계 전문가들은 350명 증원 후 단계적 정원 확대가 의료계와 정부 양측에 윈윈이 될 것이라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의협은 “필수의료 지원정책을 내놓기 전에는 단 한 명의 의대정원도 늘릴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고, 1월 10일 열린 새해 첫 의료현안협의체에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증원 규모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발표한 350명 규모는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에도 한참 모자란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최대 2847명이었고, 2030학년도에는 최소 2738명·최대 3953명이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교육자원 확충과 재정투입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350명이 적절하다고 하지만, 수요 조사 당시 최대치는 현재의 교원과 교육시설 보유 역량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하며 늘릴 수 있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다중위기 시대다. 상반기 결산자료를 확인한 결과, 23년 한해동안 35개 지방의료원은 올해 말까지 2,938억의 손실이 예측되고 있다. 기관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84억원 가량 적자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의 지원은 전무하다. 공공의료 확충 정책은 후퇴하고만 있다. 코로나19 초기, 신종 감염병인 탓에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조차 채 없어 공포가 확산되던 때에 정부의 명령에 따라 누구보다 앞장서 감염병과 싸워왔던 공공병원이다. 이렇듯 지난 2년 반동안 감염병 대응에 전념했지만, 의사·환자 이탈로 붕괴 직전인데 정부가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 회복기 지원 예산은 ‘0원’이다.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23년 적자분 해소만을 위해서도 최소 3500억원 이상 필요하지만, 24년 정부 예산안에는 한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그동안 충분히 손실보상해 줬다는 이유다. 그런데 이처럼 ‘충분히’ 지원했다던 손실보상금도 이제 바닥이다. 당장 12월부터는 현금 보유가 적자로 돌아서는 공공병원이 태반이다. 임금체불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처구니 없게도 최근 개산급 정산과정에서 통영적십자병원에는 환수조치 통보서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