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가 첫 시행되면서 제약사들이 '쓰나미급'의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상위 제약사의 올 연말 순위변화까지 극심해질 전망이다.
19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리베이트 제공혐의가 드러난 7개 제약사 131품목에 대해 최대 20% 약가를 인하하는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를 첫 시행했다.
이번에 약가인하 적용을 받게 되는 제약사는 강원도 철원 공중보건의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동아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구주제약, 영풍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6곳과 식약청 조사에서 리베이트 사실이 드러난 종근당이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은 직접적인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발표 이후, 즉시 해당 업체의 주가하락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20일과 23일 양일간 해당 제약사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제약업 지수는 양일간 3.1% 하락해 코스피 하락율(-1.9%)을 하회 했고, 동아제약 13.0%, 한미약품 7.1%, 종근당 3.6%씩 각각 하락했다.
특히 동아제약은 주요 품목들의 매출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최대 20% 약가인하에 따른 매출감소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동아제약은 스티렌, 딜라트렌 등 11개 품목이 20% 약가인하 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의 경우 7곳 가운데 가장 많은 품목인 16품목에 대해 약가인하를 적용받게 되는데 인하폭은 최소 0.6%에서 최대 20%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70여개품목에 대한 약가인하율이 1.8%~4.5%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 초 예상했던 매출규모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화증권 정효진 애널리스트는 “동아제약의 경우 주요품목이 포함되고 큰 폭의 약가인하 가능성이 존재함에 따라 이를 반영해 2011년과 2012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9.3%, 15.7% 하향한다”며 “8월초 최종인하율 발표 시 이익전망치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위 10대업체에서만 3곳이 약가인하를 적용받는 만큼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순위 변화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한 업체의 경우 이번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으로 인한 손실규모가 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압도적인 1위 동아제약을 제외한 상위 업체들의 순위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리베이트 조사 결과가 빠르면 내달쯤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당분간 제약시장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HMC투자증권 최종경 선임연구원은 “201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 및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위축된 제약영업 환경이 최저점을 지나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번 약가인하 결정과 함께 제자리로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선임연구원은 “이번 리베이트 약가연동제 적용을 볼 때 향후 정부의 건강보험재정 개선과 제약 시장 선진화를 위한 리베이트 쌍벌제 등 규제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돼 제약업종에 전체적으로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