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약제비 적정화 대책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강보험 약품비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은 12일, 건강보험 약품비가 ’05년 7조 2,289억원에서 ’09년에는 11조 6,546억원으로 4년 사이 61.2%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5년에 이미 건강보험 총 진료비의 29.2%에 이른 건강보험 약품비를 적정화하기 위해 2006년부터 여러 가지 건강보험 약품비 적정화 대책이 시행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한 것.
2007년 이후에도 건강보험 약품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총 진료비중 약품비 비중도 약간 증가해 2009년에는 29.6%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약품비를 적정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05~’09년 건강보험 약품비 연평균 증가율은 12.7%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진료형태별로 보았을 때 건강보험 약제비는 입원보다 외래의 약품비가 다소 높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05~’09년간 건강보험 입원 약품비는 연평균 11.5%씩 증가했으나 입원약품비의 약 4배 이상 규모인 외래 약품비는 연평균 12.9%씩 늘어났다.
건강보험 외래 약품비 구성요소별 증가경향 분석한 결과 총 약품비의 82.7%(’09년 기준)를 차지하는 외래약품비 중 약국에서 조제된 것이 전체의 84.0%를 차지했으며 의료기관 원내조제는 16.0% 정도에 불과했다.
’05~’09년간 건강보험 외래 원외처방 약품비의 변화를 보면 투약일당 약품비(연평균 증가율 2.8%)에 비해 총 투약일수가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평균 증가율 9.3%)
심평원은 “총 투약일수에서는 원외처방전수(연평균 증가율 3.3%)보다는 원외처방전당 투약일수(연평균 증가율 5.5%)가 더 많이 증가했다”며, “만성질환 증가 등에 의한 의료이용 및 투약일수의 증가가 건강보험 약품비를 증가시킨 주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건강보험 외래 원외처방 약품비는 ’05년에 비해 ’09년 59.5%나 급증했다. 동 기간동안 처방전당 투약일수가 25.2%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원외처방전수는 14.1%, 투약일당 약품비는 11.7%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은 “투약일당 약품비는 약품목수와 약의 가격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처방당 약품목수는 다소 감소하고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비싼 약을 처방하는 것이 투약일당 약품비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국,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감소하지 않아 결국엔 건강보험 약품비를 적정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대책 필요하다 주장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게 됐다.
심평원은 “여러 건강보험 약품비 적정화 대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한 만큼 별도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의약품 사용량 증가요인이 상존하는 상태에서 건강보험 약품비를 적정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피력했다.
심평원은 이처럼 약제비가 줄어들지 않는 것의 원인으로 의약품 거래과정의 불법 리베이트를 꼽았다. 즉,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건강보험 약가 수준 및 약품비 지출 전반에 대해 국민적 불신이 초래됐다는 것.
이에 따라 심평원은 “의약품 거래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리베이트를 근절하고 약가인하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대책이 실행되어야 한다”며 “리베이트를 없앰으로서 약가인하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보험약가 관리 대책, 사용량 관리 대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