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쌍벌제, 리베이트 등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되면서 업계 스스로 책임 의식을 느껴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간 시장형실거래가상환제와 쌍벌제, 기등재약 평가사업, 리베이트 조사 등 제약업계는 숨돌릴틈 없는 사건으로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건을 대처해 나가는데 있어 제약업계는 별다른 소득없는 저항에 그치거나 일부 책임없는 행동으로 도리어 사건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시장형실거래가제도나 리베이트 조사는 근본적으로 제약업계가 그간 행해온 잘못된 영업관행에서 기인한 것으로, 결국은 썩은 상처는 도려내야한다는 아픈 과제에 당면해있다.
제약업계의 자정노력과 투명성의 상징인 공정경쟁규약은 최근 쌍벌제에 맞춰 개정이 진행됐으나, 시민단체쪽과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개정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복지부가 저가구매제(시장형 실거래가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할 당시 제약업계는 크게 반발하면서 대중광고를 게재하고 복지부 장관을 만나는 등 적극 맞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저가구매제는 저지하지도 못하고 리베이트를 주는자, 받는자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를 건의한 당사자가 일명 '5적'이라고 표현되는 제약사 대표들이라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의료계의 따가운 시선과 영업사원 출입금지라는 감정적 대응까지 빚었다.
또한 올해초 제약협회 주요 임원들이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던 쌍벌제 시행 주장은 "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는 해명으로 협회를 화살받이로 세우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비난의 화살을 관련 협회로 돌리고 있는데, 이는 결국 협회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주요 제약사 리더들과 원로들에게 대한 성토의 목소리라 하겠다.
식약청, 공정위 등이 진행하고 있는 리베이트 조사는 사회적으로 갖는 제약업계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내부고발자를 두려워하면서도 양산해내고 있는 현실이 제약업계의 오늘을 말해주고 있다.
반도체, 건설, 조선 등 나라를 먹여 살리는 큰 산업에서는 리베이트가 없을까. 유독 제약업계에서만 리베이트 문제가 더욱 민감하고 내부고발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삼성’처럼 브랜드자체가 갖는 신뢰감과 프라이드 정신을 직원들에게 심어주지 못하고 영업사원 등을 소모품처럼 써온 제약사 경영 리더들의 누적된 잘못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제약업계의 압박하고 있는 모든 사건들의 원인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원망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기보다는 현재를 거울삼아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이를 계기로 한발더 도약할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악재속에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산업 자체가 갖는 긍정적인 이미지 실추”라며 “유능한 인재가 회사의 재산인데 리베이트로 대변되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적자원이 줄어들게 될까봐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약업계나 협회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어차피 주요 제약사 오너들이다”라며 “중요한 사안에는 앞에 나서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제약업계의 앞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업계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