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증가를 기록한 업체들이 최근 리베이트 수사의 표적이 되자 불안감에 떨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매출증가 업체들이 리베이트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제약사들은 매출액 순위와 증감률 숫자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중소제약사인 A사는 지난해 15%에 가까운 매출증가율을 보이며 1000억원대 진입에 한발 가까이 했다. 이 같은 매출증가가 공개되자 A사에는 최근 리베이트 조사단이 들이 닥쳤다.
이날 A사의 본사는 물론 지방의 일부 지점까지 조사단이 파견돼 서울과 지방에서 리베이트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사에 경찰들이 들이 닥쳐 영업직원들의 핸드폰을 모두 압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수색까지 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매출증가율 20%대를 넘긴 몇 안 되는 제약사 가운데 한 곳인 B사 역시 정부의 리베이트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사옥으로 옮긴 B사의 경우 회사규모가 외향적으로 눈에 띄게 커지면서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B사는 웬만한 제약사가 하기 힘든 기업이미지 TV광고를 하는가 하면 영업사원들이 급증했다”며 “B사의 이런 변화가 요즘 같은 때에 의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충분한 일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C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2000억원대를 넘기며 2009년 대비 40%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C사도 리베이트 조사대상으로 떠오르며 연일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경우 2009년 3월 결산에서 2010년 12월 결산으로 변경됐기 때문에 2009년과 2010년의 매출증가율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
C제약사 관계자는 “3개월분이 빠진 2009년 매출액 때문에 증가율이 높게 나온 것이지, 실제로 2009년 전체 매출과 지난해 매출을 비교하면 타사와 비슷한 10%내외 수준”이라며 “40%이상 매출액이 증가했다는 분석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잘못된 일부의 분석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이 부풀려 부각되면서 괜한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식의 오해가 작은 제약사를 죽일 수도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