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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필수의료 살리려면 의료인 민사·형사 책임 제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의료사고의 책임 감면과 필수의료 확대를 위한 세미나' 개최

최근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지속 줄어들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 등에도 책임을 묻는 등 의사들에게 과도한 소송과 배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의사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필수의료로부터의 탈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의 책임 감면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국민의힘 최재형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밑줄포럼이 주관하며, 서울특별시의사회가 후원하는 '의료사고의 책임 감면과 필수의료 확대를 위한 세미나'가 11월 3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바른의료연구소 윤용선 소장은 의료사고 판결 경향에 대한 의료계의 불만을 전달했다.

우선 윤 소장은 최근 의료과오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 및 의료기관이 져야하는 민형사상 책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행위는 선의에 의해 이뤄짐을 고려했을 때, 고의성이 전혀 없는 의료과오로 인한 의료사고에 대해서 형사상 책임까지 묻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 소장은 “우리나라는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기소 및 형사상 유죄 판결의 비율이 외국 대비 매우 높다는 점에서 의료행위를 바라보는 검찰과 사법부의 시각이 국제적인 기준과는 상당히 괴리가 크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검찰과 사법부는 오히려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고, 결국 민형사상 책임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의사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필수의료 관련 판례 방향에 대한 견해도 나왔다.

윤 소장은 “국가가 가격과 의료서비스 내용까지 통제하는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해당되는 필수의료 영역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공무의 영역으로 판단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필수의료 배상 국가책임제’ 원칙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의료분쟁에서 의료진의 고의 중과실이 아닌 경우는 수사 및 기소 단계에서부터 형사처벌을 염두에 두지 않는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의료분쟁 처리에 대한 원칙을 정해야 하며, 편향된 의료감정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의협 중심의 의료감정기구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1차적인 감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함을 덧붙였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변호사)도 필수의료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의료인이 공공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공공의료 참여 시 연금을 지원하고,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배상 책임은 국가가 부담하기도 하며, 의료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은 극히 예외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중과실이 아닌 통상의 의료과실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필수의료 의사들을 소멸시키는 지름길이자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의사들을 없애려고 하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필수의료 형사책임 완화의 접근방법에 대해 2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박 교수가 제시한 방안으로는 각각 ▲의료과실로 인한 형사처벌을 중과실로 제한하는 입법적 조치 ▲의료배상책임과 연계해 경과실을 면책하는 입법적 조치 등이 있다.

다만, 의료과실로 인한 형사처벌을 중과실로 제한하는 입법적 조치에 대해 “서구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접근방법이지만, 국내의 환자단체들로 인해 정치적으로 실현하기 매우 어려운 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의료배상책임과 연계해 경과실을 면책하는 입법적 조치에 대해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유사하게 의료배상책임 가입을 전제로 경과실 형사책임을 면책하는 방안”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를 강제로 의료배상책임보험에 가입시키는 법을 추진 시 오히려 필수의료 등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음을 전하며, 의료배상책임에서 국가(보험자)의 역할 강화와 연계돼야만 함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 역시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인의 민형사책임을 제한할 필요성에 적극 동의했다.

이어 최근 나오고 있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형사책임을 감면하거나 친고죄를 도입하자는 주장과 과실책임주의를 채택한 현행 법제하에서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만을 완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의견 등이 많아 입법 등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해당 대안으로는 우선 필수의료 분야에서 형사책임 감면과 관련해 ▲반의사불벌죄의 확대 ▲별도의 양형기준 마련 ▲의료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한 엄격한 판단 등 형사재판 실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완화 관련 대안으로는 ▲건보공단의 구상권 제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의 보상 확대 ▲의약품 부작용 피해 구제사업의 개선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현 변호사는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인을 ‘공무수탁사인’으로 의제해 국가가 우선적으로 책임지고 의료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우일 HIS위험관리연구소 소장은 “필수의료인력의 보호와 의료사고 피해자의 피해구제가 병행돼야 한다”면서 “환자의 피해보상 방안(보험)이 전제돼야 하며, 의료배상책임보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배상책임보험 개선 방안으로는 과실 입증이 필요하지 않은 무과실 책임보험 전환 검토가 필요하며, 필수의료인력의 배상 자력 확보 및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를 위해 의료수가 반영된 의료배상책임보험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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