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박종훈 교수, 의협회장 보궐선거 출마선언

임기동안 의협 정상화만 주력…차기회장 출마 안할 것


박종훈 고려대안암병원 진료부원장(정형외과 교수)이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노환규 전 회장이 탄핵으로 도중하차함으로써 의협 회장직이 공석이 된 이후 언론을 통해 도전의사를 밝힌 것은 그가 처음이다.

박종훈 교수는 2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의협이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져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당선된다면 차기회장의 원활한 회무수행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징검다리 역할에 대해 “전임 회장 탄핵으로 남은 1년의 잔여 임기동안 의협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차기회장이 원활히 회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이 회장이 된다면 1년의 임기만을 수행하고 차기 회장직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의대교수 신분 특성상 1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고 또다시 3년 동안 차기 의협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이번 선거가 1년 임기만 수행하는 회장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기회장직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 1년 임기의 회장직을 맡게 되면 임기 내내 차기 선거를 의식하고 다른 견제세력의 등장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하게 회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된다면 의협 개혁은 꿈도 못 꿀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와 관계개선에 나설 것
박종훈 교수는 자신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의료계의 힘을 하나로 모을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당선된다면 병원협회 등과 관계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의협의 상황에 대해 “각 계파간 싸움으로 얼룩져 ‘엉망진창’이다”라고 진단하며 “전공의는 전공의대로, 시도의사회는 시도의사회대로 분열돼있고 전의총 등 각종 임의단체들이 난립해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싸움만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신이 의협회장이 된다면 “현재 의협이 겪고 있는 위기수습에 열중해 분열된 의사사회를 하나로 결집시키고 학회, 병원협회와 관계개선에 나서는 등 정상화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의 ‘의료민영화 반대’ 아젠다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
박종훈 교수는 “전임 노환규 집행부가 대정부투쟁 아젠다로 내세웠던 ‘의료민영화 반대’는 의사회원들의 민의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처음부터 잘못된 아젠다’였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환규 전 회장에 대해 “의료민영화 등 투쟁 아젠다를 설정할 때 회원의 뜻을 제대로 묻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의사사회가 분열되고 말았다”며 “의료민영화 반대를 투쟁 아젠다를 내세운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와 같은 시기에 의협회장이 대정부투쟁만을 외치는 것은 의료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투쟁은 비대위에 맡기고 의협회장은 회장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이번에 선출하는 1년 임기의 의협회장은 3년 임기의 여느 회장의 의무와 다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노환규 회장이 나와서도 친노환규 회장이 나와서도 안된다. 어느 쪽이든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제가 회장이 된다면 전임 회장과 관계없이 의협 회장의 회무만을 충실히 수행하고 차기의협 회장선거를 위한 토대를 만든 후 미련없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14년 동안 개원의가 의협회장 독식…의대교수도 한번 나올 때 됐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모두 개원의사 출신이었다. 의대교수가 의협회장이 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박종훈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제 의대교수 출신 의협 회장도 한번쯤 나올 때가 됐다. 그래야 의협이 모든 의사를 대표한다는 상징성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1년 임기의 회장을 선출하는 지금이 의대교수 출신 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의대교수인 자신이 회장에 당선됨으로써 그동안 멀어졌던 의대교수들의 의사협회에 대한 관심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박종훈 교수는 “그동안 의대교수가 의협회장이 된 적이 없어 교수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물론 대학교수라고 선거에서 모두 저를 찍진 않겠지만 최소한 예전처럼 교수들이 무관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대교수 출신 의협회장이 현재 의협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면 교수들도 하나둘씩 의협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며 “11만 의사를 대표하는 조직의 수장이 개원의만 되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종훈 교수는 “전임 의협 집행부가 내세운 변질된 투쟁 아젠다로 많은 의사들이 의료민영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반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의료정책을 공부한 입장에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자신이 회장에 당선된다면 의료민영화 반대를 외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전임 집행부와 분명 다른 노선을 걸으며 회원들을 설득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편, 박종훈 교수는 그동안 노환규 전 회장과 의협집행부의 의료민영화 아젠다가 대다수 의사회원들의 뜻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강력히 비판해왔다.

특히 지난 1월 20일 정부여당이 주최한 국회토론회에서는 노환규 전 회장과 의료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한바탕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박 교수는 노환규 전 회장에 대해 “의료민영화 괴담으로 국민과 의료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고 그 자리에 있었던 노환규 회장도 “의협회장에 도전하려 했던 박 교수가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노환규 전 회장이 대의원회로부터 탄핵을 받아 물러난 이후 공석이 된 의협 회장직에 도전의사를 밝힌 이는 박종훈 교수가 처음이며 박 교수 외에 나현 전 서울시의사회 회장과 윤창겸 전 의협상근부회장 등도 현재 보궐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회장 결원에 따라 지난 4월 28일 제38대 의협 회장 선거일을 공고했다.

선거공고에 따르면 회장선거 온라인 투표는 오는 6월 17일(화) 오후 6시부터 18일(수) 오후 6시까지 실시될 예정이며 우편투표는 오는 6월 2일(월)부터 18일(수) 오후 6시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