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4일 국립중앙의료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본원 526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34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760병상으로 대폭 감소한 규모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사업 총사업비를 조정됐음을 통보받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요구했던 병상이 본원 80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으로 총 1050병상 규모의 신축·이전을 요구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보건의료 현장의 요구보다 병상 규모가 대폭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기재부의 결정에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다양한 시민단체들을 비롯해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와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 등 국립중앙의료원 전·현직 의료진들이 한뜻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을 본래 요구했던 규모인 1050병상 규모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기재부의 결정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추진되고 병상 규모가 감축된 상태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이 추진될 경우 어떠한 문제가 있고, 어떠한 상황 등이 전망·우려되는지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이소희 회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23년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해 2.6%보다 낮은 1.7%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고, 각종 금리와 함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축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병원 개원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한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에는 4169개의 요양기관(치과의원, 한의원, 약국 등 포함)이 개업을 했고, 3872개의 기관이 폐업을 했다. 개업하는 요양기관만큼 폐업하는 요양기관이 생긴다는 것은 경영이 쉽지 않으며, 개원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아라메디컬그룹 윤성민 대표는 병원 컨설팅 17년 경력의 전문가다. 그는 개원은 하나의 창업과 같으며, 개원하는 의사는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개원이 예전만큼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병원에 경쟁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2023년 개원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Q, 2023년 개원 환경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언론이라든지 모든 지표에서 불경기가 왔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피부과라든지 치과의 비급여 지표들을 보면 매출이 20% 줄었습니다. 모든 자산들의 가격이 폭락하고 이자가 올라가 쓸
곧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이촌동 신축회관은 지난해 11월 준공 승인이 나 의협 직원들은 이미 입주 중에 있다. 새 의협회관은 지하주차장을 제외한 연면적이 기존 의협회관 대비 약 1.3배 증가했으며, 의사의 자긍심 높이는 현대적 외관의 건축물로 호평이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제2기부터 제3기 의협 회관신축추진위원장으로 실무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홍준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5년여 만에 새 회관이 완공됐습니다. 대부분의 신축 기간을 함께 했는데 감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기에 계신분들이 수고 많이 하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잘 마무리했다. 계속해서 해결할 문제가 많더라. 2기 신축회장 맡았는데 2기 때 끝내는 것을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오래 진행되면서 피치 못하게 그렇게 됐다. 의협이라는 조직이 14만 회원을 대표하는 조직이고, 의사결정과정이 있고 해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신축 회관에 대한 회원들 반응은 어떠한가요? 회원들의 관심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백이면 백 의협 신축 관련해서는 긍정적이고 고마워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모처럼 의료계가 신축으로 인해서 조금 더 희망적이고 새로워지
보건복지부 ‘장애인건강과’가 출범했다. ‘장애인건강과’는 장애인 건강증진 사업, 장애인 재활·의료 인프라와 전달체계 구축·관리, 장애인 건강과 관련된 복지·보건사업 등을 통합적으로 전담해 관리·시행 등을 수행하는 부서로 설립됐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커녕 코로나19 검사나 다른 질환 진료를 적절히 받지 못해 사실상 방치됐어야만 했던 장애인들의 건강을 돌볼 체계가 본격적으로 재구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2월 29일에 출범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장애인건강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장애인 건강을 이끌어나갈 계획인지를 알아보고자 보건복지부 장애인건강과 김정연 과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산하 ‘장애인건강과’가 출범했습니다. 장애인건강과는 어떠한 이유로 출범하게 된 것인가요? A. 장애인건강과는 장애인의 건강관리와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장애인의 건강증진과 의료접근성 확대라는 목표를 가지고, 관련 사업들을 전담해 집중적·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장애인건강과’가 출범하게 됐습니다. 먼저 지난 2017년 ‘장애인건강권법’이 시행됐습니다. ‘장애인
최근 뇌출혈 간호사 사망 사건과 모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 거부 사태 등을 통해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 많은 의료기관들과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왜곡과 부작용들이 하나 둘씩 표면화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국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당장 전국적인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프라의 붕괴와 수도권과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분만 인프라 붕괴는 저출산 및 인구감소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욱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의료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지속되고, 필수의료 정상화와 관련하여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자 지난 1월 31일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누어 발표됐는데, 첫째는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제공 대책’, 둘째는 ‘필수의료 지원 공공정책수가 도입 대책’, 셋째는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대책’이었다.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발표되자 의료계,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고, 그 중 비판적 평가를 제기하는 사
과학기술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측정하는 작업이 공공 분야에서는 책무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민간 분야에서는 기술진보가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솔로우 모형 이래로 슘펙터는 기술진보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결정요인이자 한 국가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2017년에 졸리와 메트가 발표한 리뷰아티클에 의하면 과학기술이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들이 한결 증폭됨에 따라서 그 파급효과를 측정하는 관심이 한결 고조되는 추세라고 했다. 필자는 지금, 우리나라가 이러한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에 어떠한 위치에 서 있는가 모두에게 반문하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서 바이오헬스산업이 선언됐지만 과연 신약개발과 바이오 기술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자못 우려된다. 특히, 포스트 코비드 19 이후에 지배구조, 근로자, 협력사, 환경 등 비재무적인 요소가 기업의 가치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파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지금이 바이오헬스산업-신약개발-바이오기술 투자에 매우 중요하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지금까지의 경영관 및 사업모델을 재검토하고 새천년개발목표(M
지난해 7월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의 뇌출혈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베일을 벗었다. 12월 8일 보건복지부에서 개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공청회’에 따르면, 중증·응급, 분만, 소아 환자가 거주지 인근에서 골든타임 내, 24시간·365일 상시 필수의료를 제공받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①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구축, ② 적정 보상 지급 (공공정책수가), ③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것이 큰 골자다.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구축의 일환에는 전국 14개 권역심뇌혈관센터 수술, 시술 등 최종 치료 역량을 갖추도록 ‘중증응급의료센터’로 전면 개편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동안 응급의학과만이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갖춘 배후진료과로 인정받던 현실에서 심혈관 중재시술을 ‘응급’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는 했으나, 현실적으로 한정된 자원으로는 동일한 응급의료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히자, ‘응급전원협진망’이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응급전원협진망’은 전체 응급환자의 5% 미만에 불과한 심뇌혈관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응급대응체제를 운영할 수 없으니 지역 전문의들간에 사적 네트워크를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증이란 증상이 발생할 경우 기대여명이 3년 미만에 불과하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생존률이 50%에 불과한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전통적 치료법으로 전신마취 후 가슴을 열고 체외 순환기를 삽입하고 심장을 멈추고 심장을 열어 협착된 대동맥판막을 제거하고 인조판막을 삽입하는 수술이 기본 치료법이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70대 정도의 고령에 다중 위험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수술의 위험이 크고, 개심술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약물치료를 하다가 사망하는 환자들도 많은 질환이다. 그러나 2002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개흉수술을 하지 않고 대퇴동맥을 통한 중재시술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이하 TAVI)이 소개된 이후로 TAVI는 현재 전세계적인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국가등록사업을 살펴보면, 2015년 10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총 27만 9066명의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중 14만 2953명이 TAVI를 시행했으며, 2015-2016년에 수술대비 44.9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