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산모의 영양 상태가 태아의 건강뿐만 아니라 성인기 질병 발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발달 기원 건강 질병 이론(DOHaD)'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 연구팀이 임신 중 모체의 식단이 자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대사성 지방간 질환(MASLD)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임신 중 50% 식단 제한과 45% 고지방 식단에 노출된 모체에서 태어난 자손을 16주 간 관찰한 결과, 수컷 자손에서 대사 이상이 더 크게 나타났다. 체중 변화가 크지 않았음에도 남성 자손의 혈중 중성지방과 렙틴 수치가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이런 변화가 부티레이트(Butyrate) 생산 장내 유익균인 락크노스시라피에(Lachnospiraceae) 계열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이런 대사 변화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수컷 자손에서는 부티레이트 생산 세균의 감소와 함께 혈중 부티레이트 농도가 감소했으며, 이는 간에서의 지질 생성 증가와 산화적 손상으로 이어졌다. 반면 암컷 자손에서는 이런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부티레이트는 숙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사경하 교수팀이 재발성 수막종의 유전체 변화를 정밀 분석해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재발하는 수막종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유전체 분석해 종양의 변화 과정과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밝혔다. 특히 COL6A3 유전자가 재발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자 유망한 치료 표적임을 입증했다. 전체 뇌종양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막종은 대부분 양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고등급 혹은 재발성 수막종은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동일 환자의 원발암 및 재발암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정밀 비교해 종양의 변화 과정을 추적한 연구가 극히 드물었다. 이에 사경하 교수팀은 국내 수막종 환자의 원발암과 재발암을 정밀 추적하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ingle-nuclei RNA-seq)을 수행했다. 그 결과, 재발한 수막종에서는 세포의 증식이 빠르고 COL6A3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종양세포의 변화를 추적했고, 세포 간 신호 전달 분석을 통해 COL6A3가 종양의 마지막 변화 단계에서 더욱 활성화되며 면역억제성 대식세포와 상호작용해 종양
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용림·조장희 교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임정훈 교수 연구팀이 확장된 혈액투석 영역에서 최초로 잔여 신기능 보존 효과를 입증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주제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가 신규 혈액투석 환자의 잔여 신기능 보존에 미치는 효과: THREAD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고유량(high-flux, HF) 투석막과 비교해 확장된 혈액투석의 임상적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테라노바는 흔히 만성 및 급성 신부전 환자를 위한 혈액투석용 투석막으로, 확장된 혈액투석을 가능하게 하며, 비대칭 3중 구조의 미디엄 컷 오프(Medium cut-off) 투석막을 통해 기존 혈액투석 및 혈액투석여과(Hemodiafiltration, HDF)로는 잘 제거되지 않는 대형 중분자 요독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하며 알부민 손실을 최소화한다. 아울러, 잔여 신기능은 투석을 시작한 이후에도 신장이 어느 정도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구체여과율(GFR)과 하루 소변량으로 평가된다. 잔여 신기능이 잘 유지될수록 환자의 생존율이 높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으
사포바이러스는 주로 어린 아이들에게 급성 위장관염을 일으켜 설사, 발열,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탈수나 고열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 등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후 국내 사포바이러스 감염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특히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가을에 감염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팀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국내 사포바이러스 감염의 증가’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급성 위장관염이 의심돼 사포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20만4563개의 검체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GC녹십자 연구소에서 분석했다. 이들은 다중 PCR검사를 통해 수집된 검체의 연령별·월별 사포바이러스 양성률을 확인했다. 또 팬데믹 후 검출된 사포바이러스의 유전자형 37개를 분석해 유행 양상을 확인했다. 분석결과 국내 사포바이러스 감염률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월간 최대 4.7%였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서 론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은 유의한 음주, 약인성,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이차적 원인에 의한 간질환이 없으면서 임상적 소견이나 생화학적, 영상학적, 병리학적 검사에 합당한 소견이 있는 질환으로 정의된다. 2021년에 대한간학회에서 주관하여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어 발표되었는데 이전에 비해 권고사항에 변화가 있었다. 가이드라인 권고사항 수립은 최근까지 발표된 국내외 관련 문헌을 수집하여 체계적 고찰을 통해 분석하였다. 본 원고에서는 과거 가이드라인과 비교하여 변경되거나 추가된 내용을 소개하고, 개정된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정 의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에 대한 개념이 추가되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는 용어는 유의한 음주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지방간질환을 기술하기 위해 1986년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는 용어는 음주가 없는 것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이 질환에서 대사 관련 위험요인의 중
서론 암세포는 우리 몸의 정상세포에서 발생하며, 통제를 벗어난 지속적 세포분열과 주위조직 침범, 원격전이를 특징으로 한다. 비록 자기자신의 세포에서 발생하지만, 돌연변이가 누적되며 정상적인 체세포와는 점차 다른 성질을 갖게 된다. 그러한 성질 중에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항원(neoantigen)을 합성하거나 태아항원과 같이 정상세포에는 발현이 억제되었던 항원을 재발현 하거나, 특정 항원을 과발현하는 것도 포함된다. 면역체계는 기본적으로 자기와 비-자기 (self vs. non-self)를 구분하여 비자기를 공격하여 자기를 보호하는데, 자기자신에서 발생하였지만 자기와 다르게 변한 암세포를 정상세포와 구별하여 제거하는 항종양 면역기전도 존재하며, 이에 대한 연구와 치료적용에 큰 도약이 일어나고 있다. 면역체계가 종양의 억제에 관여한다는 간접적 증거는 많은데, 가령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암발생이 증가하며, 드물지만 진행성 암이 진단된 후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암이 사라지는 경우가 보고되어 왔으며, 심한 감염을 앓고 난 이후 (항진된 면역체계에 의하여) 암이 좋아지는 경우가 관찰되어 왔다. 작용기전은 명확히 몰랐었으나, 이미 189
서 론비타민D의 역할은 주로 칼슘의 흡수와 분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어서, 골밀도 및 골다공증에 관한 연구가 많다. 그렇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체내의 많은 세포에서 비타민 D 수용체가 발견되면서 당뇨,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질환,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D는 다른 비타민과는 다르게 햇빛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야외활동 시 햇빛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 면적이 작아 결핍되기 쉬운 미량영양소이기도 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10명 중 9명이 비타민D 부족 상태다. 체내 비타민D 농도의 부족함 또는 충분함에 대해 일관되게 합의된 기준은 없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혈중 25-hydroxyvitamin D {25(OH)D}의 농도가 20 ng/mL보다 낮은 경우를 부족한 상태로 평가한다. 또한 미국 Institute of Medicine (IOM)에서는 혈중 25(OH)D의 농도가 20 ng/mL 이상일 때 97.5% 인구에서 필요량을 만족시키며, 12 ng/mL 이하 인 경우 비타민D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였다
롤러코스터에 앉아 뼈가 부러지다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한 놀이공원있는 롤러코스터가 잇따른 사고로 운행이 중단되었다. 트랙을 이탈하거나 중도에 멈춘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정상적으로 운행을 했는데 탑승객들이 원인 모를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지름이 40미터에 이르는 롤러코스터 <도도돈파(Do-Dodonpa)>는 2001년에 설치되었고 2017년에는 성능을 향상시켜 1.56초 만에 180km/h까지 급가속할 수 있었다. 속도로 보면 세상에서 가장빠른 롤러코스터다. 그런데 이듬 해인 2018년부터 최근까지탑승객 9명이 등뼈, 목뼈,팔뼈가 부러졌다. 2021년 8월 초에 운행이중단되었다. 시속 180km는 강력한 태풍의 풍속(50m/s)과 비슷하다. 하지만 KTX의 300km/h보다느리다. 국제선 여객기들의 속도는 900km/h가 넘으며국제우주정거장(ISS)은 28,000km/h 속도로 지구궤도를돈다. 내친 김에 인간이 겪은 최고 속도기록을 살펴본다면 아폴로 10호가 달 궤도에 다녀오면서 세운 40만km/h이다. 우리가 익숙한 80km/h의 5,000배에 달하는 속도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를 견디기 힘들었을까? 아니다. 아폴로 우주인도 음속 2배로여행한 콩코
얼마 전에 1960년대를 배경으로 자존심 대결을 벌인 두 라이벌 회사의 이야기를 다른 영화 <포드와 페라리>를 보았다.그 영화를 보고서야, ‘엔쪼’가 무엇인지 처음알았다. 페라리의 설립자인 엔쪼 페라리(EnzoAnselmo Giuseppe Maria Ferrari;1898~1988)의 이름이었다. 더하여페라리가 아니고 “페라아~리”로 발음한다는 것을, 페라리가 가문의 성(姓)이란 걸 알았다. 그러고보니 포드, 크라이슬러, 벤츠, 토요타, 혼다,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롤스와 로이스, 포르셰, …모두 사람의 성에서 따온 브랜드네. 그렇게 치면 우리 자동차 브랜드조정, 김, 이, 최, … 이렇게 되었어야 했을까? 엔쪼 페라리와 디노엔쪼 페라리는 원래 밀라노에 있는 자동차 제조사 알파로메오(Alfa Romeo; 고급 스포츠카를생산하는 브랜드이지만 1911년 이후로는 카 레이싱에도 진출)의테스트 드라이버였다. 하지만 동료 중에 자신보다 기량이 더 나은 드라이버가 있어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못할 것 같아 운전대에서 손을 뺀다. 대신 알파 로메오의 레이싱을 관리하는 스쿠데리아 페라리(Scuderia Ferrari; 지금도 건재한 페라리의 카레이싱
창과 방패; 베링과루 한편 베를린에서 베링은 디프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찾는 연구를 한다. 베링은군의관으로 지내면서 소독약(iodine tri-chrolide)이 ‘균의독성을 중화’해서 병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적이 있었기에, 디프테리아에도소독약을 한번 써 보기로 한다. 베링은 디프테리아균을 주사한 실험 쥐에 치료 목적으로 소독약을 주사한다. 소독약은 그 자체로도 부작용이 많았다. 하지만 독소를 중화시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실험 쥐들에게 주사한다. 결과는 쥐들의 떼죽음이었다. 하지만몇 마리는 디프테리아도 견디고 소독약도 견뎌 살아남았다. 한마디로 구사일생(九死一生)의 결과였다. 구사일생한 이 녀석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 혹시 소독약이 효과가 있었을까? 그렇다면 사람에게도 한번 써볼 수있지 않을까? 베링은 과감하게 디프테리아 환자에게 소독약을 주사한다.주사 부위의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소독약은 아무도 살려내지 못했다. 소독약은 사람에게는 아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실험 쥐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 베링의 고민은 깊었다. 물론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구사일생의 실험 쥐들은 디프테리아균의독소를 중화시키는 물질 즉, 항
연말이 다가오면 신경과 학회에서 메일을 받는다. <의당 학술상>이나<에밀 폰 베링 학술상> 받을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내용이다. 상금이 수 천 만원이나 되는 큰 상이다. 물론 필자가 받는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쁜 일이 되겠지만 개원의인 필자가 상을 받을 일도, 후보자를 추천할 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특별한 이름이 붙은 상이라 필자는 그 사연이궁금했다.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어있나 한번 알아보았다. <의당(毅堂) 학술상>은 진단검사의학의 개척자이자 헌혈운동의 선구자로 추앙받는故의당 김기홍 박사(1921~1986)을 기념하는 상이다. 의당박사의 유족과 대한의사협회가 1994년에 제정해 매년 수여하고 있다.수상 자격은 우리나라의 기초의학전공학자 및 임상병리학 전공학자에 국한된다. 그러므로 신경과개원의인 필자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렇다면 꿩 대신 닭이라고, 혹시 <베링상>은 필자가 한번 노려도 될까? ‘베링’하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베링해(海)’다. 조사해 보니 베링(VitusJonassen Bering;1681~1741)은 덴마크 출신의 러시아 항해가로, 지금의베링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