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구강질환이 암 발생뿐만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중보건 차원에서 구강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특히 치아 상실뿐만 아니라 초기 잇몸질환인 치은염도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밝혀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치주 질환이 심혈관 질환, 당뇨병, 폐 질환 등 다양한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암과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치주염이나 치아 상실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각각의 구강질환이 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암과 연관성이 뚜렷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부족했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이승연 박사는 국내 성인 384만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구강질환을 구분하고 암 발생과 사망과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9년 구강검진을 받은 성인 384만 5,280명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과 통계청 사망 자료를 연계해 10년
국내 연구진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간암 위험 예측모델을 개발해 발표했다.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전호수, 이민종 교수, 세브란스병원 김승업 교수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에서 간 세포암의 새로운 위험 예측 모델: 다국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대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5개 기관 및 미국과 유럽, 아시아 15개 기관에서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 질환과 연관돼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병으로, 대사 질환의 증가와 함께 그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간암의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간경변증이 없이도 간암이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과 조기 감시 전략의 강화가 필요한 질병이다. 연구팀은 총 7만 7,677명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으며, 나이, 남성, 낮은 혈소판 수치와 함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진단 기준인 5가지 심혈관 대사 위험 요인 중에서 특별히 비만과 당뇨가 간암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밝혔다. 또한 비만과 당뇨를 포함한 5가지 위험인자들을 이용해 개발한 새로운 간암 발생 예측 모델은 C-index(Co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 두 가지를 병용 투여해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원인인 췌장 베타세포의 노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췌장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로, 제2형 당뇨병에서는 이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를 병용 투여한 결과, 인슐린 분비가 회복되고 노화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는 등 항노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췌장 베타세포뿐 아니라 신장 조직에서도 노화 억제가 확인돼, 제2형 당뇨병의 항노화 치료 전략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 연구팀(서울의대 홍세린 연구원)은 비만형 제2형 당뇨병 동물모델인 db/db 생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enavogliflozin)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acarbose)를 단독 및 병용 투여한 후, 베타세포 기능과 노화 억제 효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을 통해 포도당을 배출시켜 혈당을 낮추고,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식후 혈당 급증을 완화한다. 실험은 정상군, 당뇨 대조군, 각 약물의 단독 투여군, 병용 투여군 등 총 5개 그룹을 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김동진 교수와 의정부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이준현 교수 연구팀은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 식도절제술(Robot Assisted Minimally Invasive Esophagectomy, RAMIE)’이 기존 ‘흉강경 기반 최소침습 식도절제술(Minimally Invasive Surgery, MIS)’에 비해 입원 기간을 줄이고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러한 성과로 연구팀은 지난 6월 28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2025 대한위장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FORS 2025)’에서 우수구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는 2019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은평성모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 51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중 RAMIE 그룹은 23명, MIS 그룹은 28명으로 분류되었으며, 두 그룹의 입원 기간, 합병증 발생률, 생존율 등을 비교했다. 분석에 따르면, RAMIE 그룹의 평균 입원 기간은 18.8일로, 환자 간 입원 기간의 차이는 10.2일이었다. 반면, MIS 그룹은 평균 33.2일, 환자 간 입원 기간 차이는 30일로
서 론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은 유의한 음주, 약인성,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이차적 원인에 의한 간질환이 없으면서 임상적 소견이나 생화학적, 영상학적, 병리학적 검사에 합당한 소견이 있는 질환으로 정의된다. 2021년에 대한간학회에서 주관하여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어 발표되었는데 이전에 비해 권고사항에 변화가 있었다. 가이드라인 권고사항 수립은 최근까지 발표된 국내외 관련 문헌을 수집하여 체계적 고찰을 통해 분석하였다. 본 원고에서는 과거 가이드라인과 비교하여 변경되거나 추가된 내용을 소개하고, 개정된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정 의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 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에 대한 개념이 추가되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는 용어는 유의한 음주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지방간질환을 기술하기 위해 1986년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는 용어는 음주가 없는 것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이 질환에서 대사 관련 위험요인의 중
서론 암세포는 우리 몸의 정상세포에서 발생하며, 통제를 벗어난 지속적 세포분열과 주위조직 침범, 원격전이를 특징으로 한다. 비록 자기자신의 세포에서 발생하지만, 돌연변이가 누적되며 정상적인 체세포와는 점차 다른 성질을 갖게 된다. 그러한 성질 중에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항원(neoantigen)을 합성하거나 태아항원과 같이 정상세포에는 발현이 억제되었던 항원을 재발현 하거나, 특정 항원을 과발현하는 것도 포함된다. 면역체계는 기본적으로 자기와 비-자기 (self vs. non-self)를 구분하여 비자기를 공격하여 자기를 보호하는데, 자기자신에서 발생하였지만 자기와 다르게 변한 암세포를 정상세포와 구별하여 제거하는 항종양 면역기전도 존재하며, 이에 대한 연구와 치료적용에 큰 도약이 일어나고 있다. 면역체계가 종양의 억제에 관여한다는 간접적 증거는 많은데, 가령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암발생이 증가하며, 드물지만 진행성 암이 진단된 후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암이 사라지는 경우가 보고되어 왔으며, 심한 감염을 앓고 난 이후 (항진된 면역체계에 의하여) 암이 좋아지는 경우가 관찰되어 왔다. 작용기전은 명확히 몰랐었으나, 이미 189
서 론비타민D의 역할은 주로 칼슘의 흡수와 분포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어서, 골밀도 및 골다공증에 관한 연구가 많다. 그렇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체내의 많은 세포에서 비타민 D 수용체가 발견되면서 당뇨,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질환,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비타민D는 다른 비타민과는 다르게 햇빛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야외활동 시 햇빛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 면적이 작아 결핍되기 쉬운 미량영양소이기도 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10명 중 9명이 비타민D 부족 상태다. 체내 비타민D 농도의 부족함 또는 충분함에 대해 일관되게 합의된 기준은 없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혈중 25-hydroxyvitamin D {25(OH)D}의 농도가 20 ng/mL보다 낮은 경우를 부족한 상태로 평가한다. 또한 미국 Institute of Medicine (IOM)에서는 혈중 25(OH)D의 농도가 20 ng/mL 이상일 때 97.5% 인구에서 필요량을 만족시키며, 12 ng/mL 이하 인 경우 비타민D 결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였다
롤러코스터에 앉아 뼈가 부러지다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한 놀이공원있는 롤러코스터가 잇따른 사고로 운행이 중단되었다. 트랙을 이탈하거나 중도에 멈춘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정상적으로 운행을 했는데 탑승객들이 원인 모를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지름이 40미터에 이르는 롤러코스터 <도도돈파(Do-Dodonpa)>는 2001년에 설치되었고 2017년에는 성능을 향상시켜 1.56초 만에 180km/h까지 급가속할 수 있었다. 속도로 보면 세상에서 가장빠른 롤러코스터다. 그런데 이듬 해인 2018년부터 최근까지탑승객 9명이 등뼈, 목뼈,팔뼈가 부러졌다. 2021년 8월 초에 운행이중단되었다. 시속 180km는 강력한 태풍의 풍속(50m/s)과 비슷하다. 하지만 KTX의 300km/h보다느리다. 국제선 여객기들의 속도는 900km/h가 넘으며국제우주정거장(ISS)은 28,000km/h 속도로 지구궤도를돈다. 내친 김에 인간이 겪은 최고 속도기록을 살펴본다면 아폴로 10호가 달 궤도에 다녀오면서 세운 40만km/h이다. 우리가 익숙한 80km/h의 5,000배에 달하는 속도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를 견디기 힘들었을까? 아니다. 아폴로 우주인도 음속 2배로여행한 콩코
얼마 전에 1960년대를 배경으로 자존심 대결을 벌인 두 라이벌 회사의 이야기를 다른 영화 <포드와 페라리>를 보았다.그 영화를 보고서야, ‘엔쪼’가 무엇인지 처음알았다. 페라리의 설립자인 엔쪼 페라리(EnzoAnselmo Giuseppe Maria Ferrari;1898~1988)의 이름이었다. 더하여페라리가 아니고 “페라아~리”로 발음한다는 것을, 페라리가 가문의 성(姓)이란 걸 알았다. 그러고보니 포드, 크라이슬러, 벤츠, 토요타, 혼다,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롤스와 로이스, 포르셰, …모두 사람의 성에서 따온 브랜드네. 그렇게 치면 우리 자동차 브랜드조정, 김, 이, 최, … 이렇게 되었어야 했을까? 엔쪼 페라리와 디노엔쪼 페라리는 원래 밀라노에 있는 자동차 제조사 알파로메오(Alfa Romeo; 고급 스포츠카를생산하는 브랜드이지만 1911년 이후로는 카 레이싱에도 진출)의테스트 드라이버였다. 하지만 동료 중에 자신보다 기량이 더 나은 드라이버가 있어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못할 것 같아 운전대에서 손을 뺀다. 대신 알파 로메오의 레이싱을 관리하는 스쿠데리아 페라리(Scuderia Ferrari; 지금도 건재한 페라리의 카레이싱
창과 방패; 베링과루 한편 베를린에서 베링은 디프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찾는 연구를 한다. 베링은군의관으로 지내면서 소독약(iodine tri-chrolide)이 ‘균의독성을 중화’해서 병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적이 있었기에, 디프테리아에도소독약을 한번 써 보기로 한다. 베링은 디프테리아균을 주사한 실험 쥐에 치료 목적으로 소독약을 주사한다. 소독약은 그 자체로도 부작용이 많았다. 하지만 독소를 중화시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실험 쥐들에게 주사한다. 결과는 쥐들의 떼죽음이었다. 하지만몇 마리는 디프테리아도 견디고 소독약도 견뎌 살아남았다. 한마디로 구사일생(九死一生)의 결과였다. 구사일생한 이 녀석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 혹시 소독약이 효과가 있었을까? 그렇다면 사람에게도 한번 써볼 수있지 않을까? 베링은 과감하게 디프테리아 환자에게 소독약을 주사한다.주사 부위의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소독약은 아무도 살려내지 못했다. 소독약은 사람에게는 아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실험 쥐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 베링의 고민은 깊었다. 물론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구사일생의 실험 쥐들은 디프테리아균의독소를 중화시키는 물질 즉, 항
연말이 다가오면 신경과 학회에서 메일을 받는다. <의당 학술상>이나<에밀 폰 베링 학술상> 받을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내용이다. 상금이 수 천 만원이나 되는 큰 상이다. 물론 필자가 받는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쁜 일이 되겠지만 개원의인 필자가 상을 받을 일도, 후보자를 추천할 일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특별한 이름이 붙은 상이라 필자는 그 사연이궁금했다.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어있나 한번 알아보았다. <의당(毅堂) 학술상>은 진단검사의학의 개척자이자 헌혈운동의 선구자로 추앙받는故의당 김기홍 박사(1921~1986)을 기념하는 상이다. 의당박사의 유족과 대한의사협회가 1994년에 제정해 매년 수여하고 있다.수상 자격은 우리나라의 기초의학전공학자 및 임상병리학 전공학자에 국한된다. 그러므로 신경과개원의인 필자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렇다면 꿩 대신 닭이라고, 혹시 <베링상>은 필자가 한번 노려도 될까? ‘베링’하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있는 ‘베링해(海)’다. 조사해 보니 베링(VitusJonassen Bering;1681~1741)은 덴마크 출신의 러시아 항해가로, 지금의베링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