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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료관광? 현지 사람들은 관심 없어요!”

해외환자 유치 업무 관계자들, 홍보방안 마련에 고심

“의료관광이요? 현지 사람들은 관심 없어요.”

해외환자 유치 관련 민간협의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A씨는 최근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해 현지에서의 한국의료에 대한 관심도를 조사했다. 물론 이는 앞으로 해외환자 유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을 때를 대비, 구체적인 의료관광 홍보 방안을 짜기 위한 것이었다.

결과는 기대와 달리 실망적이었다. 의료관광을 준비하는 이들 대다수가 현지 여행사와의 조인을 준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의료관광 수요층인 일반인들이 여행사를 통한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여행사와 병원, 두 곳 모두에 경비를 지불할 필요 없이 자신들이 직접 골라서 치료받을 곳을 찾겠다는 뜻이다.

A씨는 일본과 중국 등 이미 한국에 대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에서는 이미 국내의료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개설돼 있다며 이 같은 현지인들의 생각을 실현하는 게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미 국내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본 · 중국 유학생과 국내체류 이민자 등에 의한 입소문과 권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 홍보를 통해서는 의료관광에 성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사를 통한 의료관광 상품은 코스로 연계할 수 있는 건강검진 정도만 실효성이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A씨는 현재 국내에서는 의료관광을 홍보하기 위해 각 국 정책 담당자와 여행사 대표 등을 상대로 세미나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곳에 참석하는 이들이 주 고객이 아닌 만큼 오히려 현지인의 한국의료에 관한 설문조사부터 제대로 시행한 뒤 이를 타깃으로 밀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현지인 들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 관광정보를 얻는 인터넷 포털 등에 병원과 관광에 관한 정보를 노출 시키는 것도 주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포털을 통한 광고도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해외환자 관련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는 B씨가 근무하는 병원은 최근 의료관광 협력병원으로 지정돼 병원에서 나서 직접적인 홍보를 시행 할 필요는 없는 곳이다. 하지만 B씨는 의료관광에서의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별도의 홍보방안을 모색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국내관광 정보 공시 사이트의 배너광고를 알게 됐고, 이를 통한 홍보가 병원 알리기에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배너광고를 문의한 B씨는 별도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미 이를 알고 몰려드는 병원들이 많아 인기 포털의 배너광고를 하기가 어려워 졌기 때문.

B씨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배너광고가 아닌 글을 게재하는 방식으로도 병원을 현지인에게 노출 시킬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 천만 원 이상의 배너가 아니면 넣을 생각을 하지도 말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한 관광 포털사이트의 경우 6개월에 600만원, 1년에 1,200만원으로 배너광고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원 배너광고의 자격 요건도 정해져 있는데, 인근에 병원이 많지 않고 환자들이 좋아할 만한 조건이 갖춰진 곳이라야만 가능하다.

B씨는 아직 본격적인 의료관광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과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해외환자에 관심을 보이는 대학병원의 관계자들에게서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 아직 뚜껑도 열어보지 않은 상태인데 국내경기가 어렵다 보니 해외환자가 오면 무조건 성공하게 될 것이라는 무모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며 “ 정말 의료관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의 우리나라 의료는 보는 시각과 그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도 “해외환자를 담당할 인력, 장소, 비자, 그리고 국제의료 수가 및 분쟁 발생에 대비한 법령 등 제도마련도 완벽하게 구축돼 있지 않는 상태에서 해외환자 유치활동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무모한 도박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관광에 먼저 나선 외국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보고 현지인의 특성, 문화 등을 고려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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