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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즈니스 모델, 앞서간 기업에게 듣다

카카오헬스케어, 하이, 웰트… 현재 시도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발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KEA, ‘디지털헬스케어 컨퍼런스’ 개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의 ‘선배격’인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한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아직 대중이 실감할만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모델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기반이 되는 기존 의료체계의 한계와 맞물려 기술을 사업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인데, 이를 먼저 고민한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경험과 인사이트를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의 주최로, ‘디지털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드래곤시티호텔 신라홀에서 12일 11일 개최됐다.

KEA 박청원 부회장은 “현재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에서 구체적인 사업화 모델 발굴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황희 대표, ㈜하이 김진우 대표, 웰트㈜ 강성지 대표가 나와 디지털헬스케어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카카오라는 단어가 주는 큰 회사의 느낌이 있지만 저희도 신생 기업으로서 1년 반간 혼란의 상황 속에서 열심히 일했다. 5명의 기획단계에서 시작해 현재 160명의 구성원이 됐고, 이제 제품을 공개하는 시점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희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은 헬스케어 서비스가 어떤 가치를 사회, 환자,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느냐가 명확하고, 그것을 정량화 또는 정성화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공학적으로 설계한다고 해서 성공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희 대표는 우리나라가 인력,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 국민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등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산업화에 좋은 토양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에 디지털 헬스케어의 지불자가 없다는 점이 제약이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당뇨병 관리와 병원간 데이터 표준화 기술 서비스를 준비했다. 당뇨병은 국내에서도 다수의 환자가 앓고 있는 질환이며,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현재 병원에서는 분절적인 관리만 이뤄지는 한계가 있다.

황희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병원 밖에서도 혈당을 실시간 체크할 수 있고, 환자의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관리할 수 있다. 평균의학의 함정에서 벗어나서 정밀의료, 개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측면에서는 병원끼리의 데이터 공유가 이뤄지면 더 많은 연구와 발전을 할 수 있지만, 그간 데이터의 표준화가 걸림돌이 됐다. 우리는 데이터를 반출하지 않고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얼라이언스’를 구축했고, 활성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하이의 김진우 대표는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소개했다.

김진우 대표는 “7년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경영하며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미국의 페어테라퓨틱스, 아킬리 인터랙티브 등 분야를 선도했던 기업들도 최근 파산 또는 인원 감축을 했으니, 시장이 형성된 미국에서도 독립형 치료제 기업의 성공이 쉽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김진우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절대로 혼자 할 수 없으며, 디지털 헬스의 산업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보호자, 보험회사, 의료기관, 제약회사 등의 효용을 고려해 생태계 속에 들어갈 만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하이는 보유한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을 바탕으로 ‘biomarker.it’을 출시,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마커 수집, 결과 분석 및 제공까지 별도의 디바이스 없이 설치로 사용 가능하며, 제작과 판매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독립형 디지털 치료기기 대신 생태계에 녹아드는 사업화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2호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기업인 웰트의 강성지 대표가 발표했다. 앞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소개됐지만, 미국, 독일 등 공적 수가를 인정받을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는 미래의 주요 아이템이기도 하다.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가치를 지니려면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의 치료 성분이 성능이 검증되고 표준화된 제조 과정을 거쳐 약으로서 인정받았듯이, 환자를 낫게 하는 데이터가 디지털이라는 형식 안에 검증된 채 담기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간 제품의 절차를 따라하는 디지털 시밀러, 약과 함께 판매하는 DD(Drug+DTx) Combo라는 현실적인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매출을 내는 것에서 나아가 이익을 내려면 독보적인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웰트는 ‘환자 중심 초정밀의료, 초단기예측’을 목표로 연속적인 케어와 인공지능을 통한 알고리즘의 고도화를 연구하고 있다. 각 질환을 타깃하는 다양한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입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그때마다 식약처에서 매번 위원회를 열고 검토할 수는 없다. 과거 인간지능이 인간지능을 관리했듯이, 이제는 인공지능을 관리하는 인공지능이 나와서 관련 가이드라인을 학습하고 새로운 디지털 치료기기의 도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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