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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기존 치료에서 시작, 더 나은 의료를 꿈꾸는 디지털 치료기기

한국과 독일의 대표적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 심파시언트 앙게른 대표, 웰트 강성지 대표 발표
“DTx는 기존 치료에서 시작해 특성화하는 것”… 삼성서울병원, 제3차 디지털·전자 치료기기 국제심포지엄 개최

기존 치료 방법을 발전시키고 의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디지털·전자 치료기기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삼성서울병원 스마트헬스케어연구소와 디지털치료연구센터가 주최한 ‘제3회 디지털·전자 치료기기 국제심포지엄’이 11월 3일, 삼성서울병원 일원캠퍼스에서 열렸다.


삼성서울병원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2021년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래형 환자중심 K-DEM Station 구축사업’을 진행중이다. 해당 사업은 병원 기반으로 한국 디지털·전자 치료기기 개방형 네트워크 플랫폼을 구축해 임상 인허가, 사업화, 클라우드 개발 데이터 등을 지원하며 글로벌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디지털 치료분야의 메디트릭스(우울증 치료), 뷰브레인헬스케어(경도인지장애 인지기능검사), 글루코메트릭스(자동화 CGM기반 혈당조절) 3개 기업이 교수 창업으로 설립됐으며, 21곳 이상 기업이 사업에 참여해 누적 기술료 117억을 기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독일의 필립 앙게른 대표와 ‘국내 허가 2호’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가 발표를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4월 웰트의 허가 이후 추가적인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독일 심파시언트(Sympatient)사의 크리스티안 필립 앙게른 대표는 현재 독일 의료보험 Diga에 영구 등재된 불안 장애 노출 치료 디지털 치료기기 ‘invirto’를 공급하고 있다.

앙게른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공급하게 된 계기에 대해 ‘더 나은 의료형태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임상 병원 경험을 통해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 국가 의료 시스템에서 과도한 기다림이 필요한 상황에 처한 환자들에게 최고의 디지털 케어를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불안 장애는 가장 많고 흔한 정신질환으로, 전세계적으로 3억 7400만 명이 앓고 그중 70%는 중증이라고 한다. 뛰어난 진료 기술이 있어도 치료사가 충분하지 않아서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하며, 환자가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에 대해 직면하는 ‘노출 치료’를 시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디지털을 접목해 극복하고자 했다.

앙게른 대표는 “표준 치료 공식에 잘 통합되는 디지털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했다. 즉 기존 치료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도입해 확장한 것으로, 대학병원에서 4년간 연구하던 주제였고, 2017년부터 연구해 디지털화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 ‘invirto’는 효과적 임상 데이터를 입증했고, 독일에서 천 명이 넘는 치료사가 해당 치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환자는 추가 비용 지불없이 집에 배달된 가상 현실 헤드셋으로 치료사의 안내에 따라 광장, 출근길 지하철 등 자신이 대처하고 싶은 시나리오에 대한 노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앙게른 대표는 “환자는 집에서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고, 치료사들이 과정에 유연하게 통합될 수 있다. 고전적인 치료인 대조군 대비 적은 심리 상담 시간으로 우수한 효과를 얻기도 했다. 계속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있으며, 더 많은 환자들이 디지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은 한국과 다르게 임상심리학자의 심리치료 대부분이 보험등재돼 있으며, 심리학자와의 상담을 병행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이 이뤄지고 있다.


웰트의 강성지 대표도 ‘웰트의 시장진입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디지털 치료기기의 성공 전략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강성지 대표는 국내 허가 2호,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웰트-I’가 곧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른 기업들도 이어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기술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담보하면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면 된다. 새롭게 만든다기보다는 기존의 원칙과 본질을 지킨다는 의미를 유지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웰트-I’는 임상 시험에서 수면효율 12.73% 증가 효과를 보이며 식약처의 허가를 얻었다. 임상 현장에서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수면 일기를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다. 강성지 대표는 “이제 외국 제품들과 어떻게 경쟁하고, 시장에서 입증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 제품은 학회의 컨센서스, 기존의 치료방법 위에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초기단계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웰트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접목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 시작은 같아도 역량의 조합, 구성 멤버들, 기획과 방향에 따라 기업별 차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지 대표는 “최고의 시장전략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정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리얼 월드 에비던스 기반 초정밀의료, 초단기예측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독일은 현재 55개의 디지털 치료기기가 등록돼 있으며, 유럽에서 관련 제도 등 많은 부분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시장이 형성돼가는 시점이지만 관련된 식약처 규제, 가이드라인 발표 등이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향후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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