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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디지털 치료기기, 이전에 없던 연속적인 치료의 장 연다

디지털 기술 활용해 병원 밖 연속적인 관리 가능… 개인 데이터 보안과 함께 참여성 개선은 과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218회 한림원탁토론회 ‘새로운 의료서비스 혁명 : 디지털 치료제’ 개최

디지털 치료기기는 새로운 의료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한계가 존재한다.

병원 안에서의 분절적인 데이터 뿐만 아니라 병원 밖에서 환자의 건강정보 데이터를 디지털로 수집해,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개인 의료 데이터의 보안 문제와 함께 환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의료진이 진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력도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국내 과학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전략을 세우기 위한 제218회 한림원탁토론회 ‘새로운 의료서비스 혁명 : 디지털 치료제’를 12월 19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1층 성영철홀에서 개최했다.

‘디지털 치료제의 이해’ 발표를 맡은 연세대 원주의대 이비인후과 서영준 교수는 “기존에 없던 개념이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디지털 치료제’라는 표현을 쓰게 됐지만, 정식 명칭은 식약처가 선정한 ‘디지털 치료기기’이며, 분류상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준 교수는 “질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하나의 약만으로 치료될 수 없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쉽게 말해서 잔소리하는 앱이다. 의학적 장애 혹은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 치료제 개입을 제공하는 고품질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서, 잔소리 하나하나에 의학적인 근거가 있고, 환자의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는 앱”이라고 말했다.

서영준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의 탄생은 특히 개인화 의료의 부상, 만성질환 및 정신건강 질환의 증가와 함께 이뤄졌으며, 더욱 성장 및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환자의 상황에 따른 ‘자동적 사고’를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CBT)가 핵심 원리이며, 향후 새로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많은 전문가와 기술자가 필요하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배민철 사무국 국장은 ‘DTx(디지털 치료기기) 현황’ 발표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관련 시장, 기술, 규제, 이슈를 소개했다.

배민철 국장은 “미국이 전체 시장의 41.5%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아직 미성숙하지만, 매출 대비 투자 유치 금액은 높다. 신약개발 통한 의료수요 미충족 분야나 행동중재 치료효과가 큰 분야에서 주로 개발되며, RWD(Real World Data)의 지속적 수집이 가능하므로 출시 후 RWE(Real World Evidence) 기반 성능개선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확증임상까지 마쳐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은 불면증을 타깃하는 에임메드의 ‘솜즈’와 웰트의 ‘웰트-I’ 2개 제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금까지 55개의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시험이 승인를 받았으므로, 추가적인 허가가 내년에 나올 전망이다. 


발표 이후에는 대한디지털헬스학회 회장인 원주의대 고상백 교수를 좌장으로, 패널들의 지정토론 및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연세의대 정신과학교실 박진영 교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도입은 새로운 치료기법을 넘어서 의료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디지털 치료기기에 사용되는 디지털 표현형에는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입력하는 ‘능동 데이터’와 자동으로 기록되는 ‘수동 데이터’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간호대학 김희정 교수는 보완해야 될 사항으로 “디지털 치료기기는 정확한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처방, 결과가 이용돼야 한다. 현재 능동적 데이터를 수집할 때 노인 환자나 정신 질환자의 경우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관련 우려 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김희정 교수는 “환자 교육 담당자를 의사, 간호사, 제품 회사 중 누가 맡을 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환자 치료에 병원 밖에서의 능동적, 수동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지만,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의료소비자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많은 간호사와 의료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디지털 치료기기는 처방자와 최종 수요자 모두에게 필수적이며 관련된 인력 양성이나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먹는 약과 함께 일상생활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가 활용될 수 있도록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 함양을 위한 학계 등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용어의 혼재는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부분이고, 치료의 디지털화가 핵심이다. 그동안에는 차트를 디지털 화면에 옮기려는 시도 정도가 이뤄졌을 뿐, 병원 안팎을 이으려고 한 적은 없다. 처방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려는 시도는 지금이 시작”이라고 말했다.

강성지 대표는 “온라인 쇼핑이 초기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자리잡았고, 쇼핑 기록 등을 바탕으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듯이, 디지털로 기록된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환자를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기반으로 필요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이넥스 김영 대표는 “환자 입장에서 장점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 모델이며,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 장치도 필요하다. 특히 안전성이나 유효성, 편리함에 있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크게 2가지 제도적인 보완 사항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 대표는 “첫 번째는 의료진의 실시간 모니터링에 대한 보상이다. 환자중심적으로 봤을 때 건강이 악화되거나, 환자 사용률이 떨어질 때 이를 의사가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의료진의 비용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두 번째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적인 어려움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365일 콜센터를 유지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 등이 건강보험에서 치료기기 사에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좌장 고상백 교수는 지정토론을 마무리하며 “디지털 치료기기는 치료 목적으로서 질환을 타깃으로 해야 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를 확보하며 분명한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 미래를 바라보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발전을 위해 인프라 구축과 함께 규제가 필요한데, 합리적으로 규제하면서도 환자 중심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떤 지점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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