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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마련돼야 의료발전 기여”

인공지능이 의사 대체하기엔 갈 길 멀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무조건 의료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에 적절한 비즈니스 순환구조와 지속 가능한 모델이 나와야 의료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김영인 눔 전략이사는 25일 열린 ‘2018년도 의생명 2차 과학포럼-우리가 만들어갈 Health Big Data의 미래’에서 ‘Digital health care 빅데이터: 의료분야 연계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이사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재 발전 양상과 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을 짚어본다. 

◆유전체 분석 데이터 아직 의료현장에 활용할 만한 빅데이터 수준 아니야  

유전체 분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전체 분석기술이 대중적으로 보급됐다. 이에 따라 이제는 임상데이터와 결합한 의료현장에서 좀 더 활용 가치가 높은 유전체 데이터 축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이제는 병원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유전체 검사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전체 검사가 대중화 되면서, 유전체 데이터 축적에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 등지의 DTC 업체는 EMR에서 수집되는 의료정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사람의 질병 위험인자(risk factor)까지는 구매 단계에서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전체 데이터 축적 규모가 커져 빅데이터가 되는 데는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뭔가 착용을 해서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는 웨어러블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단어를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이다. 다만, 최근에 웨어러블 기기의 사용은 감소하고 있다. 현재는 웨어러블 기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핵심은 결국 데이터…아직 인공지능이 의사 대체하기엔 갈길 멀어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각종 의료데이터 베이스 체계가 잘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분야의 인공지능 활용 역시 아직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현재 인공지능 수준은 백점 만점에 구글, IBM 기준으로 10점 정도다.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의 난제는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가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즉, 어떤 의료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인공지능에 학습시키는 것이 현재 해결해야 난관으로 지적됐다. 

의료분야의 인공지능이 화두로 오를 때마다, 늘 나오는 말이 인공지능이 과연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현 단계에서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현 상황에 의료현장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인간의 인지능력을 강화시키는 도구(tool) 정도로 인식하는 것이 맞다. 현실적으로 인공지능이 의사의 역할을 모두 대체하려면, 의사-환자 관계를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의사-환자 관계 데이터가 구축될 때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 

김 이사는 원격의료서비스와 구글 글래스 사례를 소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원격의료서비스 텔레닥(Teladoc)은 보험회사 앱트나(Aetna)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다. 미국에서 이러한 원격의료서비스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미국 비교적 높은 의료비용을 이 서비스를 통해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원격의료서비스를 통해 언제나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병원에 방문해 진료하는 것보다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자가 가벼운 질병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막아 보험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보험사-가입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들어가 텔레닥은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 2015년 상장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텔레닥 서비스가 효율적일까? 

이와 관련해 김 이사는 “우리나라는 환자들이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약까지 처방 받는데 (간단한 질병이라면) 만 원이 채 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원격진료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병원을 방문하는 것보다 원격의료서비스 비용이 높다면, 환자 대부분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양어선을 탄다든지, 의료 취약지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의사는 구글 글래스를 착용해 차트 정보 등 환자의 각종 의료정보를 볼 수 있다. 출시 당시 큰 주목을 받았으나, 크게 확산되지는 못 했다. 그 이유는 비용 대비 효과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문제는 구글 글래스 하나가 100만원 정도 하다보니, 병원 입장에서 100만원 기기를 의사 모두에게 나눠주면, 이게 과연 얼마나 의료비 절감, 병원 수익에 직결될 것인지에 대한 명확히 상정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수술 현장에서 구글 글래스를 착용했더니 의료사고 확률을 줄여 의료소송 비용을 줄였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렇다 보니 결국 구글 글래스는 의사 개인이 자비를 내고 사는 수준에서 멈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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