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지역 중심으로 국내 디지털 의료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부울경 지역은 제조업 등에는 강점이 있으나, 디지털 의료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영세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국회 김미애 의원 주최, 국제신문, 국제부울경미래포럼,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공동 주관으로 ‘디지털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10월 18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송해룡 회장(고대구로병원 명예교수)은 환영사에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산업활성화와 국내외기업유치를 위해 디지털 산업화를 이뤄 갈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 빠른 시일 내 추진력이 있는 TF를 구축한다면 지역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디지털 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 연구중심병원 추진단장을 역임하고, 한국의사창업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송해룡 회장은 올해 1월 협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취임, 국내 디지털 의료산업의 발전과 특히 부울경 지역의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토론에 앞서 경희의료원 이길연 교수(지아이비타 대표)와 네이버헬스케어 나군호 소장의 발제가 있었다. 각각 디지털 의료 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했다.
이길연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간극은 점점 멀어지고, 의료비 지출 증가는 최고 수준이다. 개인의 건강상태인식 점수는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높지만, 그에 비해 흡연, 음주 지표가 높다”고 말했다.
이길연 교수는 ‘미래의료:헬스케어 3.0’에서는 건강하게 오래살기 위해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인공지능 기반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솔루션‘으로서 각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는 스마트 건강관리 시스템, 개인 건강관리 능력을 높이는 웨어러블 로봇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헬스케어 나군호 소장은 ‘AI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가 부산 해운대구 시범사업에서 시작돼 현재 연 4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발돋움했다며,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한 미래 건강관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나군호 소장은 “대한민국은 생성형 AI 기술을 발표한 선진 5개 나라 중 하나다. 사람처럼 대화하며 건강정보를 체크해주는 클로바 케어 서비스를 통해 복지에 필요한 인력이 1/10으로 줄었다고도 한다. 초거대 AI 활용 공공 네트워크로 B2C, B2B뿐만 아니라 정부를 대상으로 B2G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제 후 토론회에서는 특히 부울경 지역의 자산과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디지털 의료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소프트웨어 기반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부분이 있지만, 부울경 지역의 발전 경쟁력 또한 크다고 언급됐다.
부산시첨단의료산업과 안영신 과장은 “부산은 디지털/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부산대를 비롯해 4개의 의과대학, 5개의 대학병원, 22개의 종합대학과 116개의 관련학과를 갖췄다. 바다·산·강을 포함한 자연 경관도 의료산업 육성을 위한 분명한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또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서부산 EDC) 조성 등으로 의료산업의 새로운 기술 적용을 위한 최적의 테스트베드”임을 강조하며, “원자력 시설을 갖춘 기장과 신산업 클러스터를 갖춘 해운대, 서부산 지역 등을 중심으로 사업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차병열 센터장은 “김해는 오송, 대구, 원주에 이어 전국 의료산업 4대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김해시만의 차별화 방안이 필요해 전자약, 디지털 치료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병열 센터장은 “하지만 어려움도 있다. 정부가 5년 전부터 다양한 지원을 하기도 했지만, 기업들은 3~5년이 지난 지금 실질적인 매출이 없어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 쓰지 못해 해외로 나가고, 해외에서도 국내 사용 데이터가 없어 안전성·유효성을 지적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환자의 건강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도 공유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개선하고, 빠른 승인 및 허가절차를 갖추는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자들도 부울경의 디지털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언했다. 이길연 교수는 “지역주민들이 실제적인 건강 증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범사업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모아 산업 발전에 활용하라”고 말했고, 나군호 소장은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업에 활발하게 투자하는 네이버 등 대기업과 협력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는 “약 7년차를 맞은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 파크도 시작할 때는 성과가 미미했지만, 관련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교수들과 접촉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 포럼과 협회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각적인 방향에서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몇 년 이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한국디지털의료융합산업협회 송해룡 회장은 “부울경 지역 연합 펀드를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내년 5월에 글로벌헬스케어 위크를 공동 운영하고 투자펀드 지원 TF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