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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소청과 진료’ 개선해야”

대전협,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사태’ 입장 밝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 늘려 전공의에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 해결해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미달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먼저 대전협은 전공의는 기본적으로 의과대학 졸업 및 의사면허 취득 후 약 4-5년 간 수련과정에 있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초기 커리어의 의사라고 설명하면서 배우는 단계의 의사라는 측면에서 전문의와 역할을 달리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음을 감안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한 최종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으로, 상급종합병원 진료는 기본적으로 전문의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모든 나라에서 당연하게 통용되는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이 되지 않았다고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마비된다는 것은 원론적으로는 이치에 맞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전협은 전공의가 없다고 진료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와 관련해 모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는 2019년 한 전공의가 주당 113시간을 일하다가 과로사로 사망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한편, 전공의가 없다면 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해야 하나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된 것이므로 병원은 이에 대해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고용하려 하지 않는 이유로는 인건비 대비 소아 진료를 유지했을 때 병원 경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아 진료비는 건강보험 급여 영역에서 대부분 커버되며, 오랜 시간 낮은 보험수가로 정체 상태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으려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전협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하락하는 이유는 간단하다면서 사실 개별 전공의의 전공과목 선택 기준은 여타 직장인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에서의 초기 몇 년 경험이 미래 본인의 진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따라 전공과목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하락은 어떻게 보면 과목의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출되는 전공의들의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과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 근거와 관련해 대전협은 먼저 지속되는 저출산으로 환아 수가 감소하고 있는 인구 구조를 지목했다. 

기본적으로 의료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전문의 취득 후 예전처럼 개원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현재 많은 일차의원이 폐업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와 함께 대전협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 충분히 채용하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이들 병원도 낮은 수가 및 비급여 영역의 부재로 인해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을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대전협은 이로 인해 전문의를 따도 예전처럼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며, 오히려 수련을 받지 않는 것이 더 급여가 높은 경우도 있음을 전했다.

무엇보다 대전협은 전국 각지의 병원에서 교수들이 당직을 서다가 힘들어서 그만두고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세부전문의까지 수료한 이후에도 이처럼 인력난으로 혹사당하는 교수들을 보며 전공의는 해당 과목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뿐만이 아니라 대전협은 기본적으로 소아 진료를 한다는 것은 위험 부담을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2018년 한 병원의 집단 소아감염 사태는 전공의들에게 이러한 위험 부담을 피부로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대전협은 소아 환자를 보는 일 자체가 상당 수준의 감정 노동을 포함한 유무형의 노동 강도를 감내해야 하는 일이며, 의료인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의료 소송 비롯한 법적 분쟁의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소아청소년과 지원율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제언했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도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 “진료를 하다가 낫에 찔리거나, 따귀를 맞거나 하는 폭력 상황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고, 폭언은 부지기수”라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한 상황임을 호소했다.

끝으로 대전협은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채용만이 현재의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전문의 채용을 위한 보험수가 가산 및 획기적인 국고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소아 중환자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을 담당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소아 진료 및 중환자 진료 인프라가 소방, 경찰과 같이 국가의 필수적인 영역이라 한다면, 소아청소년과 진료 영역에 대한 국고 예산 배정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아 진료가 저출산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그만큼 충분히 예산을 배정하고 관련 수가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전문의 채용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소아 진료를 위해서는 일정 병상 수마다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를 상급종합병원 평가 등에 적극 반영해야 하며, 배출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다른 영역의 진료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살려 소아 진료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서 대전협은 정부가 전문의 채용 국고보조, 수가 인상, 정책수가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 상급종합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입원전담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해 우리 아이들이 아플 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전문의 채용을 통해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 당직 연속근무를 24시간으로 제한하거나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추가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해 지금처럼 전공의가 시장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감내하고, 근로기준법을 넘어서는 주당 80시간, 주 2-3회의 36시간 연속근무를 전공의가 묵묵히 감내해야 하는 등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의료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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