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보다 ‘간호사/전공의 1인당 환자 수 법제화’가 우선입니다!”
“젊은 간호사를 착취하는 불필요한 위계 질서 개선이 처우 개선의 시작입니다!”
“업무 범위 벗어나는 불법 의료 종용하는 병원 내 문화 개선이 먼저입니다!”
“젊은 현장 의료인 의견 반영 위한 대한간호협회의 직선제 도입을 요구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11일 이 같이 주장하며, 병원 내 젊은 간호사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기성세대 중심으로 이루어져 동료 의사를 ‘장례전문가’ 등 자극적인 단어로 묘사하며 이권 투쟁에만 골몰하는 대한간호협회의 도 넘은 행태를 비판하며, 기성세대의 이해관계가 걸린 간호법보다는 젊은 의료인 처우 개선을 위해 대한간호협회가 매진할 것을 촉구했다.
대전협은 구체적으로 기성 단체가 ▲의료인 무임금 노동 개선 ▲의료인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경직적 조직문화 개선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및 근로시간 단축 ▲불법의료 근절 ▲과도한 이권투쟁 지양 ▲대한간호협회 직선제 도입 ▲원내 전문의 추가 채용 등 젊은 의료인의 요구사항에 대한 실질적 반영에 집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의료인 무임금 노동 개선
대전협이 요청한 사안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의료인 무임금 노동 개선’과 관련해 대전협은 “병원 내 간호사들이 과도한 업무로 인해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넘겨 근무하는 오버타임을 3교대 인계 시간 등의 이유로 하루 평균 1~2시간가량 하면서도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점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 또한 실질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휴게시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실제로는 주104시간에 가까운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80시간에 대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만 받고 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전협은 전공의 연속근무 제도 24시간 제한과 더불어 미산정 휴게시간 임금 지급, 나아가 전공의 근로시간 주 64시간제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음을 전하며, 의료인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본 회의 입장에 대한 젊은 간호사의 지지를 요청했다.
◆의료인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대전협은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가 과도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하며 정부를 향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국처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5명 이내,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는 15명 이내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이에 대한 관리료(수가)를 정부가 제대로 지급하고 원내 인력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병상 당 전담전문의 평가 기준 확립 및 상급종합병원 외래 축소를 통해 전체적으로 원내 노동강도의 완화를 요구하는 한편, 간호사와 의사 모두 1인당 담당 환자 수 모두 적정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지를 요청했다.
◆경직적 조직문화 개선
대전협은 ‘환자 안전’을 명목으로 원내 신규간호사에 대한 인권 탄압 및 착취를 정당화하는 대한간호협회를 중심으로 한 기존 간호계의 경직적 조직문화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관리자급의 간호사로부터 가깝게는 상급년차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형성된 과도한 위계질서가 간호계 전반에 확산돼 있다는 것은 원내 의료인이라면 대체로 아는 실상으로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악화돼 있는 점을 꼬집으며, 신규 간호사의 인권을 짓밟는 위와 같은 문화는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전협은 전공의 또한 동료 의료인으로 경직적인 조직 문화 등으로 유입 즉시 젊은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자의 퇴사하는 등의 상황을 겪으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불법의료 근절
대전협은 대한간호협회가 PA 간호사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대전협은 “원내 의사와 간호사는 각각의 주어진 업무에 대해 수행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간호법 초안의 경우 오히려 업무 범위 확장을 통하여 기존 간호사들이 교육받지 못한 의사의 업무를 대리 수행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비판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와 관련해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아닌 부분에 대해 간호사가 법의 보호 없이 수행할 수 없도록, 대리처방·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이권투쟁 지양
대전협은 대한간호협회를 향해 과도한 이권투쟁 속에서 의사를 '장례전문가', '연기지도사', '배후조종사' 등으로 비아냥거리는 부분에 대해 동료 의료인으로 직역간 반목에 따라 의료계에 남을 상처를 심각하게 우려했다.
특히, 지역사회통합의료돌봄에 대한 우리 의료계의 무관심에 대한 반성 또한 필요하다고 의료계를 향해 지적하는 한편, 고령화로 재택의료 및 지역사회 돌봄과 의료의 통합이 요구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일차의료 중심으로 의료와 돌봄의 통합을 모색할 방안에 대해 앞으로 젊은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확보할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간호사 주도의 신규 센터 난립이 아닌 기존 일차의료기관 및 데이케어센터 등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대전협은 앞으로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서 노인들이 의사의 감독 아래 의학적 근거 속에서 올바른 재택의료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제도 및 관리료 수준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재원 마련 및 제도 구축을 위해 간호법의 대안으로 지역사회통합의료돌봄법(가칭) 도입에 대한 논의를 대한간호협회에 제안했다.
◆대한간호협회 직선제 도입
대전협은 대한간호협회의 직선제 도입도 요구했다.
직전 신경림 회장은 4번의 회장직 수행을 통해 실제로 10년 이상 대한간호협회에서 장기집권을 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대전협은 행동하는간호사회, 대한간호정우회, 전국간호대학생연합, 한국간호발전총연합(한간총) 등에서 직선제를 요구한 바 있음을 근거로 원내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 수립이 이뤄질 수 있는 직선제 도입을 조언했다.
아울러 대전협은 최근 익명 제보 등을 통해 원내 간호사에 대한 강제 휴가 삭제, 서울집회 참여 종용, 대통령 편지 할당량 배정, 서명운동 강제, 출근 전 1인시위 강제 등에 대한 종용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병원 내 착취를 넘어 집회 내 착취까지 종용하는 이러한 행태에 대한 조사 및 시정이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관리자급 간호사의 착취에 대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며, 간호법 제정 유무와 상관없이 원내 관리자급 간호사의 젊은 간호사에 대한 착취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간호사 처우 개선은 요원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끝으로 대전협은 사명감을 강요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꼬집었다.
그 증거로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총회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기존 결사의자유, 차별금지, 강제노동금지, 아동노동금지와 함께 5대 노동 기본권에 포함했음을 강조하면서 대한간호협회 등을 향해 젊은 보건의료인에 대한 착취를 근절하고 적절한 처우를 보장할 수 있는 개선안에 함께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