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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내과 3년제 전환? "병원이 제대로 굴러갈지 걱정"

대전협, 내과 3년제 전환 관련 병원별 실태조사 결과 공개

내과 3년차와 4년차 레지던트가 동시에 전문의로 배출되는 2020년을 앞두고, 현장의 전공의들이 인력 공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최근 전국 29개 수련병원 내과 수석 전공의 대상으로 시행한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병원별 실태조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전공의 4개 년차로 운영되던 내과 병동은 내과 3년제 전환에 따라 전공의 3개 년차로 축소 운영될 예정이다. 

그간 내과 3 · 4년차는 수석 전공의로 저년차 전공의 백업 및 협진, 응급실 및 중환자실, 일반 외래에 이르기까지 병원 입원환자 관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왔으나 내과 3년제 전환으로 모든 수련병원에는 2개 년차 공백이 동시에 발생하게 된다.

이에 현장의 내과 전공의 절반 이상은 인력 부족 사태를 예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 조사에서 '현재 정규 업무, 당직 업무가 전공의 인력만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62.07%가 '아니오'라고 답했고, 이들 중 절반은 부족한 인력에 따른 업무를 입원전담전문의로 해결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수련병원은 아직 별다른 대책이 없다. '내년 2개 년차 동시 전문의 배출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냐'는 질문에 '논의는 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응답이 41.38%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전혀 진행된 바 없다'와 '추가인력을 고용할 계획'이 20.69%, '기존의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할 계획'이 10.34%를 차지했다. 

내과 3 · 4년차 전공의가 지난달 26일 · 27일에 걸쳐 열린 내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 동시에 참여하면서 생긴 단기적인 인력 공백에 대해서도 44.83%는 '기존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한다', 37.93%는 '기존 전공의 인력과 전문의 인력으로 운영한다', 10.34%는 '논의는 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A병원 내과 수석 전공의는 "전공의 업무를 누군가가 분담해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교수나 수련병원 측에서 인력을 충원하거나 업무 담당을 다른 직무자로 변경하는 것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며, "논의가 있어도 전공의가 포함된 상태로 논의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고 따로 의견을 물어보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내년에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B병원 내과 수석 전공의는 "병원에서 입원 · 응급실 전담의를 구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구해지지 않는데도 부족한 전공의를 채우기 위한 노력이 너무 미미하다."며, "교수 역시 당장 2학기부터는 교수 당직이 메인이 돼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펠로우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솔직히 병원이 제대로 굴러갈지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C병원 수석 전공의는 "병원에서는 3 · 4년차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과 휴가로 대체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해서도 현재 확답이 없는 상태"라면서, "4년차는 시험준비에 자유로울 수 있으나 3년차는 주치의까지 맡으면서 시험 준비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D병원 수석 전공의는 "병원별 대책보다는 내과학회에서 뚜렷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인력 공백을 대체할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는 수련병원은 많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다고 답한 내과 수석전공의 비율은 48.28%로 나타났다.

내과 수석 전공의들은 입원전담전문의 추가 고용, 입원환자 수 제한 등을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내놨다. 

E병원 수석 전공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확대를 통해 병동 주치의 업무를 감소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남은 인력이 유동적으로 외래 혹은 시술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F병원 수석 전공의는 "입원환자 수를 줄이거나 펠로우 혹은 교수진도 당직을 서야 하며, 인력 충원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G병원 수석 전공의는 "입원환자 수 제한을 두는 방법으로 현 체제를 유지 중이나 병원 측과 합의가 된 사항이 아니라서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협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동시에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 회원 홍보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승우 회장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전공의, 지도전문의, 학회, 수련병원, 정부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며, "최근 내과학회에서 지도감독보고서 개편 등 수련교육의 질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수련병원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와 지도전문의가 모두 과로하는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확대와 주치의 1인당 환자수 제한은 시급한 과제"라면서, "이는 단순히 내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책을 미리 강구하지 않는다면, 각 병원 중환자실과 응급실도 마비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재정투입은 필수적이다. 대전협은 전공의가 입원전담전문의를 하나의 진로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정부의 재정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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