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수련환경평가위 전공의 비중 아쉬워

전공의 처우에 따른 처벌뿐 아니라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돼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내 전공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입장이 제시됐다. 또한 일명 ‘전공의법’을 지키지 않는 병원에 대한 처벌과 동시에 전공의 처우 개선이 인정된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으로 수련환경 개선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주최 하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015년 제정되고 2016년 12월 23일부터 시행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바, 이해당사자들 간의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전공의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하 ‘대전협’)은 이전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에서 각 수련병원을 평가하는 병원신임평가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수련환경평가기구로 설립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불합리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전공의의 의견이 적극 방영된 평가항목의 부재와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도 전공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그 이유이다.

현재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시행령에 따라 병협 추천 3인, 의학회 추천 3인, 전문가 3인, 의협 추천 1인, 의협 추천 전공의 2인 그리고 보건복지부 소속 5급 이상 공무원 1인, 이렇게 1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승우 회장은 “현재 의학회에서 3인, 병협에서 3인이 참여하고 있는데, 전공의도 적어도 3인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홍주 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위원장은 “시행 첫 해를 맞아 올해 처음으로 전공의가 회의에 참여하게 됐다”며, “평가위원의 대부분이 전공의를 가르치는 입장인 만큼 전공의 참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보조위원으로서 EMR 작업 등 원로 평가위원들이 미흡한 부분이 분명히 있는 만큼 참여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때문에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전공의 참여 의미나 역할 등을 명확히 하여 보조위원으로서 공감대를 얻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하며, 전공의 구성인원 증원에 대한 이승우 회장의 주장에 대해 “숫자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2인에 불과하지만 평가위원들이 전공의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있으며, 미국과 비교해도 한국에서의 비중이 더 높은 편으로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들이 수련환경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는 만큼, 전공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평가항목을 만들고, 실제 현지 평가에도 참여하여 독립적인 권한 하에 투명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평가 참여에 대해 이길연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위원회 위원은 “한국의 의료환경에서는 아직 낯선 일이겠지만, 전공의들이 이에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도의를 표했다.

실제 전공의가 느끼는 어려움을 반영하여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병원이 ‘전공의법’을 준수하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인 전공의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이어 “다만 전공의 참여에 대한 제도적인 보장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며, 이를 보완할 방안으로 지도전문의제도를 제안했다. 책임지도전문의와 전공의 대표와의 소통으로 전공의의 수련환경에 대한 파악과 의견수렴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협의 주장도 제기됐다.

이동우 대한의사협회 정책자문위원은 “전공의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배우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전공의 문제 해결 위해서는 병원의 현실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이 병원이며, 병원 입장에서는 인력의 한 구성원으로 비용의 문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동우 정책위원은 “미국의 경우 사보험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수련에 대한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하고 있다”며, 정부가 단일보험자인 한국이야 말로 이에 대한 비용을 마땅히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사법연수원의 예를 들며 “정부는 사법연수원의 운영을 전액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의료인이라는 국가의 필수인력을 양성하는 일에 국가 지원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우 정책위원은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이 개선되기 정공의 수련에 대한 일부 혹은 전액 인건비 지원, 지도전문의에 대한 인건비 지원, 운영비 지원 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사실상 외과 이외에는 전공의 수련과정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이 없어 보인다”며, “종 더 구체적인 수련 계획이 나오면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공의 교육 인건비 지원에 대해서는 “전공의법 시행 이후로도 현재까지도 전공의들의 주 80시간 근무가 전부 지켜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하며, “대체인력 문제나 병원의 사정 등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우선 전공의의 근로 시간을 맞추기 위한 다른 제도적 체계를 갖추도록 방안을 모색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이동우 대한의사협회 정책자문위원, 김홍주 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위원장, 이길연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위원회 위원,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