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회장이 개방형 직위로 채용한 사무총장, 혈액관리본부장, 감사실장 등 일부 고위직들의 근무태만이 심각한 수준이고, 개방형 직위 채용과정에서 온갖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고영인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근태기록 자료에 따르면, 혈액관리본부장은 2019년 채용 이후 최근까지 4년간 근태기록 자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총장 또한 2021년 채용 이후 2022년 8월 17일까지 1년 이상 근태기록 자체가 없었고, 감사실장 역시 출퇴근 기록이 30-4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한적십자사가 고영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임명하는 개방형 직위 채용 과정에서도 온갖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과 혈액수혈연구원장 채용‧재계약 과정이 대표적 사례이다.
구체적으로 혈액관리본부장 사례의 경우 2019년 채용 이후부터 4년간 근태기록 자체가 없는 등‘근태특혜’를 받았고, 작년(2021년) 7월부터 올해(2022년) 6월까지 1년간 계약기간을 연장해주고 연봉까지 인상해주는 등 ‘계약연장 특혜’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2022년) 7월부터 24년까지 2년 임기의 ‘재계약 특혜’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나 ‘근태 특혜 – 계약연장 특혜 – 재계약 특혜’까지 트리플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례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인데다, 근태기록 자체가 없는 경우에는 대한적십자사 내규(징계양정기준 등)에 따르면 해임이나 파면까지 가능한 중대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올해 재계약 과정에서도 편법이 동원됐는데, 올해 6월 채용공고에 2명이 지원하자 1명은 서류심사에서 부적격 처리된 반면, 재공고 등의 절차 없이 바로 現 혈액관리본부장만 면접을 거쳐 바로 재계약된 것으로 밝혀졌다.
혈액수혈연구원장의 사례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 이유는 올해(22년) 3월에 이루어진 혈액수혈연구원장 신규 채용과정에서 비슷한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지원자 4명 중 3명이 기본 필수서류 제출 미비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는데, 이들 3명 모두 의사자격증이 있는 최고 엘리트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고의적 들러리 의혹이 제기됐다.
또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내부규정까지 바꾸었다는 의혹이 있는데, 前 혈액수혈연구원장은 2021년 10월 퇴사했지만, 2022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채용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내부 관리자를 겸직시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022년 2월말에 정년이 예정된 사전 내정자를 내정하기 위한 시간벌기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혈액수혈연구원장은 내부규정에는 원래 ‘의무직(의사)’만 임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나, 겸직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의무직 또는 연구직’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고쳤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고 의원은 “두가지 사례 모두 정상적인 공공기관들이 하는 재공고나 공고기간 연장 절차 없이 바로 채용한 사례들로, 이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기준과 취지에도 정면 위배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제보내용을 기반으로 확인한 결과, 대한적십자사의 근태 특혜, 편법‧특혜 채용 등 조직 운영실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대한적십자사가 과연 공공기관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주요 기관책임자들에 대한 근태실태에 대한 전면조사와 후속 인사조치 결과를 보고하고, 다시는 편법‧특혜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상위법인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대한적십자가 내규 규정도 재정비하라”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