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화장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에 대한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공급 안정성도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지적하며, 식약처의 관심 확대를 촉구했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불화수소, 트럭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 품귀사고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사슬의 취약함이 나타난 바,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능력 보유 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다변화를 포함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는 전체 규모로는 국내생산량이 적지 않지만, 품목별 불균형이 존재해 수입점유율이 67.06%(2021년)에 이르며, 의료기기의 국내 시장규모는 9조1341억 원에 달한다. 국내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수입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김민석 의원이 2021년 의료기기의 수입 및 국내 생산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생산이 전혀 없는 제품이 37.0%(72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입액 대비 80% 이상의 국내 생산이 있는 제품도 541개, 27.6%로 양극화된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에 있다.
또한, 김민석 의원실이 국내생산이 전혀 없는 725개 제품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높은 기술수준이 요구되는 첨단기기 및 재료와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의료기기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기기로는 치료용하전입자가속장치(1억3389만 달러, 약 1632억원), MRI(5787만 달러, 약 6623억원) 등의 첨단의료장비와 다초점 인공수정체 (2억2240만 달러, 약 2563억원), 뇌혈관 내 색전촉진용보철재(4692만 달러, 5470억원) 등 정밀함을 요구하는 수술용 재료가 있었다.
반면에, 위생상태가 중요하지만 제조의 기술수준이 높지 않은 수술용장갑(1688만 달러, 1932억원), 유리주사기(1134만 달러), 등도 의료기기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었다. 진료용 장갑은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수술용 장갑 및 의료용 장갑은 전량 수입하고 있었으며, 전세계 고무제품의 공급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수술용 장갑 및 의료용 장갑이 주로 수입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958개 품목 중 국내생산이 전혀 없는 품목이 725개로 전체의 37.0%나 되어 관심이 필요한 품목으로 판단됐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기술 수준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제품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의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며, 의료기기에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점의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