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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분만포기 산부인과의원 62.3%…월 순이익 340만원

산부인과의사회 분석…44.9%는 최근 5년내 의료사고 경험

산부인과 의원들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한 ‘산부인과 의원의 경영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분만은 포기하고 외래진료만 시행하는 의원의 비율은 2004년 56.5%에서 2007년에는 62.3%로 2년의 기간 동안에 5.8%포인트 증가했다.

남성 산부인과 의원의 49.1%, 그리고 여성의 93.6%가 외래환자만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분만환자를 받지 않고 외래진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의원의 기관당 월 평균매출액은 1387만2442원이었으며(소득세비용 차감전) 순이익은 339만3310원에 불과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외래환자만 진료하는 의원의 경영상태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기관 소유 및 운영형태에 있어서는 2004년보다 비율은 다소 낮아졌지만 단독개원이 78.1%로서 여전히 가장 많았다.

분만실을 운영하지 않는 의원의 대부분(95.0%)이 단독개원이었으며, 분만실을 운영하는 의원 중 단독개원한 의원은 50%였다.

또한 남성의 단독개원비율은 73.7%로서 여성의 단독개원비율인 89.1%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주5일근무제(주40시간 근무제) 실시 등에 따라 사회전반적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산부인과 의원 전문의의 진료시간은 주당 53.6시간으로서 일반 근로자의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 13.6시간이 더 많은 시간을 진료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의 산부인과 의원 경영에 대해 ‘어렵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계속하고 있다’는 응답이 63.8%로 가장 높았고 심지어 ‘의료업 자체를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도 8.8%, ‘외국으로 이민가고 싶다’는 응답이 3.8%였으며, 현재의 산부인과 의원 경영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의원 경영난 타개 전략으로 비만클리닉을 비롯하여 유방암검진, 요실금클리닉 운영 등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으며, 남성의 69.0%와 여성의 65.2%가 앞으로 진료영역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 갓 산부인과 전문의에 입문한 30대 전원(100%)이 진료영역의 확장 계획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건강보험제도의 틀 내에서 이루어지는 건강보험환자 진료비에 대한 삭감이 일상화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 진료비에 대한 삭감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90.7%에 달했으며, 이렇게 진료비 삭감이 일상화되었지만 정작 삭감당한 의사들의 대응은 미흡한 수준이었다.

삭감당한 진료비에 대해 단순히 항의만 하거나 그냥 넘어간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8.6%였다.

응답자의 44.9%가 최근 5년 내에 의료사고를 경험하였으며, 특히 분만환자를 받는 의원에서 의료사고 경험이 많았다.

분만환자를 받는 의원의 70.0%가 최근 5년내에 의료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분만환자를 받는 의원에서 지급한 의료사고 1회당 보상금 규모도 컸다.

분만환자를 받는 의원의 의료사고 1회당 지급 보상금 규모가 5000만원을 초과한 비율이 48.7%나 됐다.

실제 산부인과 의원의 57.0%가 2006년말에 제출해야 하는 2006년 귀속 소득공제용 의료비내역의 국세청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의사회의 권고에 의해 환자들에게 의료비내역의 국세청 제출에 대해 동의서 작성을 요구한 결과, 자신의 의료기관 이용내역이 국세청에 통보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환자가 대부분(거부가 91%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만을 실시하는 의원의 경우 공동개원 등 대형화가 이루어짐으로써 분만 의원당 매출액 등은 2002년의 3억5160만2054원에서 2006년 6억534만1299원으로 72.2% (2억5373만9245원)가 증가했지만, 공동개원으로 인한 투자금액이 대규모화되면서 이자비용 등 비용이 급증하여 원장 1인당 (소득세비용차감전) 순이익은 2002년 6625만2199원에서 2006년에는 6308만8274원으로 오히려 4.8%(3,163,925원)감소했다.

분만을 실시하지 않는 의원의 경영실태는 분만을 실시하는 의원의 경영실태보다 더욱 심각해 분만을 실시하지 않는 의원의 의사 1인당 매출액 자체가 2002년 1억5092만5233원에서 2006년에는 1억3872만4421원으로 8.1%감소(1220만812원 감소)했으며, (소득세비용차감전)순이익도 2757만4438원에서 2249만6079원으로 무려 18.4%(5,078,359원)나 줄었다.

한편 회원들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의료수가 문제를 가장 많이 지목하였고(47.7%), 그 다음으로 30대는 전문의 감축을, 40대와 50대는 의료사고 배상문제를 꼽았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현재의 저수가 정책을 포기하고 위험도를 반영한 정당한 의료수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책 제언했다.

또한 의사회는 “건강 보험 대상 항목 선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며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산전 진찰 검사 비용을 지원하려면 저수가로 산부인과의 희생을 강요하는 무리한 급여 정책 보다는 별도의 복지 예산으로 임신부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는 저출산, 저수가, 의료 분쟁의 삼중고 속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산부인과를 집단 이기주의라는 좁은 시각으로 보지 말고 동네 산부인과가 사라져 그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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