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주5일 근무제 확대실시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병원 근로자의 평균 근무시간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1일 “올해 본격적인 노사교섭을 앞두고 2006년 병원 노동자의 근무조건과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무강도 및 만족도 등에서 전반적으로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3~4월에 걸쳐 보건의료노조 소속 국공립병원 및 사립대병원, 민간중소병원 등 총73개 사업장 1만7000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주5일 근무제 시행 이후 매주 평균 근무시간은 작년 대비 증가했으며 근무시간당 인력이 감소해 일이 더 힘들어졌다는 응답이 53.9%를 차지해 인원 미충원으로 인한 어려움이 적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 5일제 시행 이후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도 24.2%만 긍정적으로 답해 인원충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 5일 근무제 확대 시행이 노동여건 및 의료서비스 개선과 향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같은 결과와 관련해 “계속되는 인력 미충원과 근무강도 강화로 환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며 “결국 열악한 근무조건은 병원근로자의 고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환자들에 대한 피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조사에서 응답자의 20.6%만 자신의 임금이 적정하다고 답했으며 사측의 심각한 병원경영난에 대한 주장과는 달리 병원 직원들의 절반이상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영이 호전될 것으로 응답해 이견을 보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사용자단체 구성 *한미FTA 협상 반대 및 단계적 무상의료 *고용안정 *정규직 노동자 임금 총액대비 9.3% 인상 *인력충원을 통한 주 5일 근무제 전면 실시 등과 같은 산별교섭요구안을 확정했으며, 이를 중심으로 사측 대표단에게 집중적으로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조사가 국공립, 사립대병원 등 대형병원 위주로 분포돼 있어 중소병원 및 의원급 근무자들의 근무조건까지 파악하는데 한계를 가진다고 판단해 향후 노조가 없는 병의원 및 중소 영세 미조직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실태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화순 전남대병원 간호사 자살사건을 계기로 병원의 전근대적 조직문화 및 비인격적인 신경영 전략 등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직무 스트레스와 산재 등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6월부터 전 병원 실태 조사를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보건의료노조는 인력충원이 없는 불평등한 근무여건에서는 환자를 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힘들다고 보고 위의 3가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산별교섭은 물론 보건복지부 및 노동부와 대한의사협회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인력충원 관련한 공동사업과 공동노력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병원노사는 지난 5월 3일 상견례에 이어 오는 17일에 제2차 산별교섭을 앞두고 있어 이번 조사결과를 중심으로 병원 직원들의 절실한 요구가 어떻게 교섭에서 다뤄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
200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