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수가협상단 "재정운영위, 숨지 말고 나왔으면"

충실한 협상 위해서는 숨지 말고 적극적인 플레이해야

"실질적인 협상이 되려면 재정운영위원회가 직접 협상해야 한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김경호 보험부회장이 9일 오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진행된 수가협상 상견례에서 공단을 협상에 내세운 재정운영위원회에 이 같이 경고했다.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인 김 부회장은 "재정운영위원회가 밴드를 정하고 중간에서 공단이 공급자와 협상을 하는 구조가 합당한지 의문이 든다."며, "실질적인 협상자가 재정운영위원회라면 위원회가 와서 협상을 해야 하는데 왜 공단을 중간에 내세우는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매년 협상 결렬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갈 경우 패널티가 부여된다는 말이 거론된다. 그럴 거면 협상하지 말고 그냥 SGR(Sustainable Growth Rate, 환산지수 산출모형)을 연구해서 1등 · 2등으로 줄 세우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올해 좀 더 충실한 협상이 되려면 재정운영위원회가 공단 뒤에 더 이상 숨지 말고, 나와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상견례 이후 오간 질의응답이다.

◆ 무슨 얘기가 오갔나?

최근 4~5년간 한방병원 및 한의원이 실질적으로 많이 어려웠다. 이는 제도 탓이 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한의 의료기관은 보장성 강화로 증가한 진료비가 0원이다. 즉, 보장성 강화를 전혀 받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얘기하며, 어필했다.

또, 수가협상과 관련한 각종 근거 자료를 공단이 잘 제공해준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에 대한 기대가 있다. 올해는 화기애애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해도 실제로 한의 의료기관 경영이 굉장히 어렵다. 같은 의원급에서 3배가량 차이가 날만큼 수지가 어려워서 이 부분은 계산을 받아야한다. 보장성 강화 부분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건 올해 급여화가 예정된 첩약이나 한약제제 등 다른 보장성 강화 부분을 무리 없이 잘 진행하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에서 얘기가 오갔고, 금일은 상견례여서 서로 좋은 얘기를 했다.

◆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은?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고용 형태 변화가 있다. 주 52시간과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한의원에 가해지는 경영 압박은 더 가중됐다. 이 부분에 대한 고려도 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건강보험 적자에 대한 우려는?

갑자기 적자가 났다는 얘기가 나와서 수가를 덜 줄까봐 걱정했는데 공단이 아니라고 해명해서 마음을 놓다.

◆ 협상 구조가 변화할 수 있을까?

정부 입장에서는 큰 모험이다. 재정 안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유형별 협상 방식이 수가 역전현상, 유형별 줄세우기 등의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극약 처방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은 2.5점 내지 3점 초반 사이에 전부 줄을 서는 거다. 재미없다. 잘하면 7% 정도 주고, 두 자릿수도 줘야 재미있는데 해봤자 0.1~0.2% 차이가 난다.

◆ 요청 자료는 받았는지?

일부는 받았고, 일부는 받기로 했다. 진료비 통계 지표의 경우 보름 전까지는 최대한 빨리 주기로 했다.

◆ 1차협상을 원주에서 하기로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살을 내주고 뼈를 베야 한다. 형식적인 것을 맞춰주면 조금이라도 더 줄까 싶어서 원주에 가기로 했다.

◆ 최저임금 인상 자료를 제시할 수 있는지?

공단에서는 여러 공공기관 데이터를 같이 볼 수 있다.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공단이 해당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우리가 경영수지 분석을 통해 이 부분을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 디테일한 내용은 자료 요구 등을 통해 마련해 봐야 한다.

◆ 수가협상 일정은?

1차는 22일 오후 5시 공단 원주 본부, 2차는 29일 오후 2시 당산 영등포남부지사, 3차는 31일 당산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