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수가협상은 병원급 의료기관에 극도로 불리한 방식이다."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가 8일 병협 인근 식당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출입기자협의회 간담회를 열어 전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이하 수가협상)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유형별로 진행되는 수가협상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진료비 증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일부 상급종합병원 · 종합병원의 진료비 증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이용량 증가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실제로는 비급여 수입이 감소해 전체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급여 항목의 건강보험 적용에 따른 손실보전 추계상 문제도 언급했다.
송 단장은 "MRI, 초음파 등 시설 · 장비 투자비용이 보상 기전에 반영되지 않아 병원은 정부가 추계한 손실 보상률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선택진료비 및 상급병실 급여화의 경우 시설투자비, 인건비 추가 부담 등 관리 요인이 수가에 반영되지 않아 수지 불균형이 초래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덧붙여 "밴딩폭이 1조 원을 상회해야만 정상적인 병원 경영을 위한 수가협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 이날 오간 질의응답을 메디포뉴스가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수가 역전현상에 대한 병협 차원의 대응은?
SGR 모형(Sustainable Growth Rate, 환산지수 산출모형)은 누적치 적용 방식이기 때문에 병원급 의료기관은 낮은 환산지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종합병원이 의원급 의료기관보다 낮은 수가를 받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상급종합병원도 의원급보다 낮은 수가를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에 대해 병협에서 자료를 제시해 적극적으로 설명 · 어필할 예정이다.
◆ 제도발전협의체의 성과는?
올해 수가협상은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사전 협의가 좀 더 이뤄졌으나 전년과 동일 형태로 진행된다. 결정된 밴드(Band, 수가 인상에 필요한 추가 재정 소요분)폭을 의약단체가 나눠먹는 식의 구조는 국민을 위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의료 발전을 위해 수가협상 구조는 변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밴드에는 노령 인구 증가 혹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의료단가 인상율, 자연증가분 등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이 부분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의료계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 부분은 협상 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 공단에 어떤 자료를 요구했는지?
진료비 현황, 인력 관련 현황, 행위 관련 현황 자료를 요구했다. 요청 자료는 공단이 전부 제공했으며, 변화된 법 · 제도와 관련한 자료도 받았다. 세부 자료까지는 얻기 힘들었고, 큰 틀에서의 자료는 다 받았다.
◆ 병협과 공단이 파악한 수치의 격차는?
진료비 자료 등은 공단이 가장 정확한 자료를 갖고 있으므로, 다른 점은 없다고 본다. 법 · 제도 변화와 관련해서는 공단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차이인지?
크게 보면 두 가지다. 먼저, 비급여 항목이 충분히 보상이 안 된 상태에서 급여화된 부분이 있다. 또, 한 가지는 CT나 MRI 보유를 위한 시설 · 인력 투자비용이 보상 기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 최저임금 인상이 피부에 와닿는지?
의원급보다는 병원급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