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약사회가 올해 환자안전 및 약물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에 나선다. 특히 변화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약사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와 보상 체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병원약사회가 24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황보영 수석부회장이 이 같이 밝혔다.
한국병원약사회 정경주 회장은 올해 ▲의료기관 약사 인력기준 개정 ▲병원약제 수가 개선 ▲전문약사제도 강화 ▲병동전담약사 확대 ▲다제약물 관리사업 정규사업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날 황보영 수석부회장이 가장 먼저 짚은 과제는 병원약사 인력기준 개정이다. 현행 기준은 2010년 제정된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약사 업무가 크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이 진행되면서 병원약사의 역할과 업무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 수석부회장은 “약사 업무가 매우 다양하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준에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OECD 평균 대비 병원약사 근무 비율이 낮은 점 역시 환자 안전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병원약사회는 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인력 기준 합리화 연구를 진행 중이며, 8월경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정책 제안과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가 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병원약사가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황 수석부회장은 “병원 약사의 필수의료 영역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약제 서비스 보장 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고위험 약물 관리, 중환자 다학제팀 참여, 야간·공휴일 조제, 마약류 관리 등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수가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요일이나 공휴일, 야간에 근무하는 약제 부서의 조제료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약제부서의 24시간 운영을 위해 투입되는 자원과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약류 관리의 경우 “관리 강도에 차이가 있음에도 동일한 수가가 적용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약사 제도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9개 분야에서 173명의 전문약사가 배출된 가운데, 수련과정 확대와 함께 제도정착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황 수석부회장은 “전문약사 시험은 난이도가 높은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령화에 따라 노인약료 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병동 전담약사 확대 역시 현장중심의 정책으로 강조됐다. 병동 전담약사는 입원 환자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 치료를 위해 병동 내 의약품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약사를 의미한다.
황 수석부회장은 “올해는 병동 전담약사 제도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진행하겠다”면서 “향후 시행 의료기관 확대와 함께 업무범위 및 인력기준, 배치기준 등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다제약물 관리 사업의 정규화도 중요한 축으로 제시됐다. 해당 사업은 다제약물 복용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복약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참여 기관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황 수석부회장은 “2020년 7개 기관으로 시작해 지난해 8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며 “올해는 보건복지부 정규 사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내 마약류 안전관리체계 강화와 관련 제도개선도 병행 추진된다. 가정 내 마약류 수거 사업 확대와 더불어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후속연구를 통해 제도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마약류 관리 지정 기준에 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학술 활동을 통한 전문성 강화 방안도 제시됐다. 학술대회와 교육 프로그램, 국제학회 참여 등을 통해 병원 약사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오는 6월 20일과 11월 28일에 각각 춘계학술대회와 추계학술대회가 예정됐다.
정경주 회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제도적 결실로 연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제4회 전문약사 자격시험 시행, 병동전담약사 제도화,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시범사업 지원 등 병원약사의 전문 역할이 국민 안전에 기여하고 환자들이 최선의 의약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