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기고] 전의비 “대학별 교육여건 고려한 감원선발대책 마련해야”

지난 2월 이후 2천명 의대증원 발표 후 집행된 윤석열 정부의 의료정책들은 한마디로 ‘의료개혁을 빙자한 의료개악’, ‘사이비 의료개혁’이었습니다. 

복지부가 현재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조차도 졸속 추진으로 인해 오히려 공공의료 붕괴, 상급종합병원의 양극화, 응급실 과부화 등 숱한 문제점들이 우려되고 있으며 당장 중증질환 정의 등으로 의료현장에서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공의가 없는 상급종합병원 상황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으로 그럴 싸하게 포장한 채 교수와 PA 인력으로 버티어 보겠다는 임기응변일 뿐이고,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든 말든 떔질로 메꾸려는 무책임한 선무당 행정일 뿐입니다.

지난 2월 이후 복지부와 교육부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2천명 증원’이라는 불변의 상수 외에 다른 것은 논의할 수 있지만, ‘2천명 증원’만은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 못한다고 반복했을 뿐입니다. 독재자의 절대변경 불가 ‘2천명 증원’ 한마디에 어떤 공무원도 반대 의견을 내놓지 못한 채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업무개시명령 등의 불법적 조치가 내려졌고, 급기야 전공의 처단이라는 무시무시한 포고령까지 나온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독재자 윤석열에 가장 오랫동안 치열하게 대항했던 이들이 바로 전공의와 의대생이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 수련교육과 의과대학생 교육의 본산입니다.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를 떠난 상황이고, 지금으로선 내년 3월에도 그들이 복귀할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어이없는 의료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현명하고 위대한 국민이 이루어 주신 ‘윤석열 탄핵’ 후 국회와 정부는 한 목소리로 국정 안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이 2년 6개월 동안 망쳐 놓은 경제와 외교안보를 살피는 것이 시급합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위기에 빠진 의대교육과 수련병원의 심각한 사태를 수습하는 것 역시 매우 시급합니다.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료개악, 특히 의대증원이 이대로 착착 진행되어 고착화된다면 의학교육 정상화와 의료 정상화의 길은 점점 멀어집니다.

지난 5월 고등법원은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의대 재학생들의 신청에 대하여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의대에서 증원된 신입생을 가르칠 여건이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윤석열이 망쳐 놓은 국가 경제 위기를 고려하면 국립, 사립 의대 모두 내년 이후에도 증원을 감당할 여건이 안됩니다. 증원이 없는 의대조차 이대로 의대 신입생을 선발한다면, 내년부터는 올해 휴학한 24학번까지 최소한 기존 정원의 2배나 되는 학생들을 향후 6년간 함께 교육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입니다. 의학교육 뿐 아니라 이들이 전공의 수련을 마치는 10년 이후까지도 비정상적 교육과 수련 상황은 지속될 것입니다. 명약관화인 의학교육 위기를 총장들은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십시오.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행정부 공무원 여러분, 현 의료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공공복리’를 위한 길입니까?  허황된 미신에 따라 2천명을 늘린 윤석열표 의대증원을 그대로 착착 진행해 의학교육과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윤석열표 사이비 의료개혁을 중지시키고, 의대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까?

‘윤석열표 의대증원’은 원천무효입니다. 사이비 의료개혁, 의료개악일 뿐입니다. 고등교육법상의 사전예고제를 위반해 공지된 올해 5월 모집요강이 아니라, 2023년에 공지된 모집요강이 원칙입니다. 즉, 2025년도 의대 신입생은 최대 3058명이 돼야 합니다. 대규모 휴학으로 인해 늘어날 내년도 예과 1학년생 상황을 고려하면 3058명에서 선발을 대폭 줄이거나 선발하지 않는 것이 사실 올바른 결정입니다.

국회와 정부는 의학교육 정상화,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현명하고 빠른 수습책을 마련할 책임이 있습니다.

국정안정협의체도 좋고 어떤 구조이든지 여야를 떠나 국회와 정부는 한마음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지금도 진행 중인 의대 입시선발 절차를 일시 멈춘 후 긴급히 총장, 의대학장, 교수들과 함께 논의해 각 대학별 상황에 맞는 감원 선발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이대로 수수방관하면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의 위기는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윤석열이 던져 놓은 폭탄들을 제거하기 위해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