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제약/바이오

제약계 전방위 압박, 적극방어+자정노력 요구

저가구매제-리베이트 조사-고혈압약 목록정비까지

올해 들어 제약업계는 근간을 흔드는 대형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의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 시행예고부터 고혈압치료제 목록정비, 리베이트 조사까지 두달새 제약사들은 하루하루가 사건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제약업계는 지난해말 저가구매 인센티브제의 발표가 취소되자 희망을 갖기도 했으나 정부가 유통투명화와 리베이트 근절의지를 가지고 강하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제약협회과 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해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으며, 제약협회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는 등 저가구매제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생사를 쥐고 있는 중요한 정책들이 이미 확정되거나 정부가 강한 시행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공동 대응 전략과 함께 유통 투명화 등에 대한 근본적인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공정위 이어 국세청 리베이트 탈세조사까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CJ제약과 한국얀센을 방문해 리베이트 보강 조사를 벌였으며 이와는 별도로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태평양제약, 삼아제약, 신풍제약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함께 공정위는 지난해 경실련이 고발했던 노바티스 등 보험 청구순위 상위 20개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와 병원의 보험약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까지 착수했다.

2월 들어 서울제약, 삼진제약 등 7개 업체가 공정위로부터 요양기관과 도매업체와의 리베이트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의약품 납품과 공급현황 조사를 받자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공정위 조사가 잠잠해질즈음 이번에는 국세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세청은 지난 25일 리베이트 탈세 혐의가 포착된 제약업사 4곳을 포함한 도매업체와 의료기기업체 총 30개사를 대상으로 허위세금계산서 등 세무조사에 나섰다.

이들 제약사들은 거래물품과 세금계산서에 차이가 있거나 허위세금계산서를 통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전국적으로 지방국세청 조사요원을 동원해 조사대상 업체들의 의약품 실물과 세금계산서 흐름을 거래 단계별로 추적할 계획이며 특히 제약사들은 세금계산서 추적 조사를 포함해 법인세 등까지 종합적인 조사를 벌여 리베이트 관련 통합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르면 6월 나오게 되는데, 복지부 약가 인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제약사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주요 고혈압치료제 평균 약가인하율 47% 육박

심평원은 지난 2월 5일 ‘고혈압 치료제 목록 정비를 위한 임상효과와 이상반응 평가’를 발표했으나 관련 업계와 의료계의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 평가는 기등재 목록정비 본 평가의 1차 평가대상으로, 적용된 방법론적 접근 및 검토 절차, 의사결정 과정 등은 아직 명료하지 않지만 향후 다른 효능군의 평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고혈압치료제 평가 결과의 충분한 타당성 및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의 충분한 협의와 투명한 절차를 통한 재평가를 요청한다는 공동의견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고혈압치료제 평가는 이같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평가지표에 의거하고 있고 기존 참고문헌의 연구결과만을 근거로 모든 고혈압약제는 치료효과가 동등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삶의 질 개선과 생존율 향상의 중요 요소인 계열별 효과(부작용개선, 장기보호효과, 합병증예방 등), 임상 전문가들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고 인위적인 공통분모를 도출해 일부 자료만을 근거로 작성된 극단적 연구결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혈압치료제 약가 인하 정책이 그대로 추진되면 최대 매출의 15%정도까지 영향을 받는 제약사도 생기게 된다.

지난해 3월 고지혈증치료제의 경우 평균 15.2% 약가가 인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혈압치료제의 주요 품목의 평균 약가 인하율은 47.1%에 달해 제약사들의 위기 의식은 높아지고 있다.

◇저가구매제 10월 시행, 제약계 비대위 구성

그간 제약계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즉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가 드디어 오는 10월 확정 발표됐다.

복지부는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가 시행되면 정부가 정한 가격과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실제 구매한 가격과의 차액 중 70%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의 이윤이 되고, 나머지 30% 만큼은 환자의 약가부담이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의약품을 싸게 구매할수록 이윤이 커지는 반면 환자의 약가부담은 더 줄어들게 될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이 제도가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오히려 리베이트를 심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험약가인하를 피하려는 제약사들과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의료기관간의 음성거래로 리베이트가 악성화된다는 것.

제약협회는 정부가 시장형실거래가상환제도 시행에 앞서 1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정책을 보완하거나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반응이 별로 없자 제약협회는 협회장의 사퇴 카드까지 꺼내고 비대위 구성해 총체적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업계 현실을 인지시키고 입장을 대변하는 한편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는 리베이트가 마케팅 활동의 보편화된 방법이었으나 이제는 제약업계의 희생도 어느정도 감수해야 변화를 받아들일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