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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논란 분분 간호인력난… 해법은 ‘노동여건 개선’

김명애 서울대 간호부장 “간호사 인력, 부족하지 않다”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의 여건’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김명애 간호부장은 지난 5일, ‘의료인력 수급 전망과 정책대안’이란 주제로 열린 한국보건경제ㆍ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간호사 인력수급현황 분석과 향후 대책에 관한 제안’을 발표했다.

현재 간호사 수급문제를 두고 △간호대학입학정원 확대 △대체인력(간호조무사) 간호등급제에 포함 △외국 간호사 수입 △대형병원 병상증설 제한 △간호등급제 폐지 등의 제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앞으로 간호사 인력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명애 간호부장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2년 서울대 간호과학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0년 757명 부족에서 2015년 8265명 과잉공급, 2020년에는 1만5460명이 과잉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해 간호부장은 “간호면허를 소지한 사람은 39세 전후가 가장 많다. 이들 대부분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면서, “연령이 높은 간호사들 대부분은 보건소, 행정기관, 학교보건, 산업보건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 수급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늘 제기되는 것이 면허를 소지하고도 일을 하지 않는 흔히 ‘장롱면허 소지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명애 간호부장이 공개한 연령별 장롱면허 간호사현황을 살펴보면 △29세이하, 1만5711명(20.8%) △30~39세, 2만9436명(39.1%) △40~49세, 1만8417명(24.4%) △50~59세, 1만1789명(15.7%)로 조사됐다.

김명애 간호부장은 “장롱면허 간호사 대부분은 30대이다.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퇴직연령을 35세이하가 75%에 달하고 있다. 그렇지만 재취업을 희망하는 간호사 또한 68%에 달한다”며, “간호사 인력이 절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형병원으로 쏠림현상과 상근직장의 선호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즉,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숙련된 간호사들의 이탈이 문제라는 것이다.

간호사들이 이처럼 35세를 전후해 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병원간호사협회가 실시한 ‘중소병원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병원간호사회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들의 이직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의 평균 이직률은 23.5%로 대부분이 이직을 생각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로 ‘타 병원으로의 이직’을 꼽고 있다. 김명애 간호부장은 “중소병원 간호사들의 이직사유를 보면 △타 병원으로의 이직 △결혼 출산 및 육아 △불규칙한 근무 △낮은 임금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중소병원 간호사들이 가장 원하는 것으로는 △임금인상(최저임금 설정) △보육시설 확충 △법정근로시간 준수 △간호행위별 수가 개발 △유휴 간호사 DB구축, 취업지원 등이었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놓고 볼 때 현재의 간호사 인력 수급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김명애 간호부장은 “간호사 부족문제란 ‘간호사가 중소병원에 가지 않는다’, ‘간호사가 병원근무를 오래하지 않는다’로 해석할 수 있다”며, “수도권의 대형병원을 선호하다보니 지역적, 유형별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병원에 근무할 간호사가 부족한 것은 근무환경이 3교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애 간호부장은 간호사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견 간호사글의 이탈을 막아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중견 간호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3교대 근무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 따라서 ‘야간 간호가산료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병원 내 불평등해소를 위해 타직종과 비슷한 비율로 승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간호대학 학사편입 탄력적 운영, 간호사 면허 갱신 제도 도입 등이 있어야 한다”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김명애 간호부장은 “간호사들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엄마 채용 장려금 제도 도입, 지방 중소병원에 대한 직장보육시설 지원, 간호사 보수 가이드 라인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명애 간호부장의 주제발표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주호 정책기획실장은 대부분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인력부족 문제’. ‘야간 간호료’, ‘간호사 근무시간 탄력 운영’ 등에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주호 실장은 “인력부족은 결코 근속과 중소병원에 가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상은 노동조건, 비정규직, 근속연수 문제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야간 간호료를 시행하더라도 과연 노동자에게 온전하게 돌아갈지 의문이다. 그리고 간호사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경우 비정규직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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