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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대개협 “국민생명 위협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즉각 폐기하라”

2026년 4월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남인순·최보윤 의원 대표발의)이 상정될 예정이다. 

동 개정안은 의료기사의 업무 수행 기준을 현행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서 지도 또는 처방·의뢰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니라 의료행위의 책임 주체와 환자 안전 구조를 근본적으로 와해시키는 중대 조치다. 지도가 의사의 현장 확인과 실시간 책임을 전제하는 개념이라면, 처방·의뢰는 의사의 부재(不在)를 제도적으로 용인하는 장치에 다름 아니다. 의료체계의 본령인 환자 안전을 배제한 채 직역 간 갈등만을 조장하는 왜곡 입법에 대해,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박근태)는 전국 개원의의 이름으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반(反)안전 입법이다. 진료 현장에서는 처치 중 쇼크, 원인 불명의 급성 악화 등 예측 불가능한 응급상황이 상시 발생한다. 의사의 현장 지도 없이 의료기사가 단독으로 처치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응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 의학적 판단과 처치가 불가능해 환자는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료 현장이 오히려 사고의 현장으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개정안은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을 가릴 수 없는 책임 공백 사태를 유발하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지도한 의사가 최종 책임을 진다. 현행법은 지도한 의사에게 최종 책임을 귀속시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다. 그러나 개정안대로라면 처방을 내린 의사는 “처방만 했을 뿐”이라 하고, 처치를 수행한 의료기사는 “처방에 따라 시행했을 뿐”이라 하며 상호 책임 회피만을 반복하게 된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그 가족의 몫이 되며, 의료사고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법적 공백이 제도적으로 용인되는 것이다. 이는 국가가 의료사고 피해자를 입법으로 외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밖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의료인의 의료행위는 방대한 문헌적 근거와 지속적인 동료평가(peer-review)를 통해 확립되며, 이 검증 구조는 의사의 의학적 감독 체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동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사의 의학적 감독을 벗어나 의료기관 외부에서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사실상 제도적으로 용인하고 의학적 필요성이 결여된 과잉 의료가 상시 가능한 구조를 형성한다. 발의 측은 단독개원 허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나, 법리적으로 향후 단독개원 입법의 교두보로 기능할 것임은 명백하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박근태)는 의료기사 직역의 전문성과 의료 현장에서의 헌신을 존중한다. 그러나 전문성의 인정과 의학적 감독이 배제된 의료행위의 용인은 전혀 별개의 차원의 문제다. 이는 직역 간 업무 영역에 관한 논의를 넘어,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적 저하를 막기 위해 구축돼 온 제도적 안전장치를 문구 하나로 무장해제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을 엄중히 요구한다.

하나, 국회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의 법안소위 상정을 즉각 철회하고 해당 법안을 폐기하라.

하나, 국민 생명과 의료 안전에 직결된 입법을 의료 전문가 단체 및 국민과의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론화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박근태)는 의료의 본령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있음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다. 국민의 안전은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나 직역 간 힘의 논리로도 결코 타협될 수 없는 절대 원칙이다. 만약 정당한 요구가 묵살된 채 동 개정안이 강행 처리된다면, 우리는 전국 개원의와 연대해 가용한 모든 합법적 수단을 통해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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