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후 교육상담 등 시범사업은 2018년 10월부터 외과계 의원급 중심으로 진행 중인 시범사업으로, 의원에 방문한 환자가 시범사업 참여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작성 후 의사가 질환과 질환의 경과 수술 전후의 주의점 등에 설명해 환자의 자가관리 역량 강화 및 일차 의료 활성화를 위한 제도이다.
2018년 당시 내과계는 ‘일차 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외과계 의원들의 역할 강화 방안으로, 세분화된 프로토콜에 따라 20분이라는 충분한 시간 동안 교육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일차 의료 중심 외과계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제도 도입방안연구’에 의하면 환자 만족도는 95% 이상으로 높고, 외래 의원급 이용은 2일 이상 증가, 상급병원은 입원·외래 0.08-2.44일 낮아져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19년 9월∼2020년 8월까지 12개월에 걸쳐 이루어진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일차 의료 중심 외과계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제도 도입방안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모두 환자 만족도가 높고, 교육상담 등의 제도화 필요성에 대한 응답은 의사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수가의 원가 관련 일산병원 자료에 의하면 진료영역별 적용 진찰료는 원가보전율 50.5%이었고, 진찰료 개편 조정이 현재까지 없어 진찰료에 의존하는 1차 의료기관은 점점 더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
만약 동네에서 자세한 상담과 진찰, 간단한 수술과 시술을 할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외과계 의원이 사라진다면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확보가 문제가 된 것은 의사의 행위료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외과계 질환은 발생빈도가 낮은 반면, 수술의 결정, 수술 전후 관리 등으로 인한 위험도는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긴 진찰 시간이 필요하며 일당 진료 가능 환자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나, 그러나 현재 상대가치 점수에 의한 의사업무량(의료행위료)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과계 의원에서 시행하는 수술과 시술에 대해 교육상담료를 신설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것임을 정책당국자들이 모를 리 없다.
다만, 시범사업 중에도 외과계 의사회 등에서 수차례 지적한 대로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행정절차, 타 시범사업대비 낮은 수가, 심층진찰료 산정시 기존 진찰료는 산정하지 못하게 한 점 등은 상기 시범사업을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심한 제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묵묵히 외과계 환자를 진료하고 시범사업을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는 현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범사업을 폐기하는 것은 필수의료를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이다.
무엇보다 외과계 의원이 없어진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아과 오픈런처럼 우리 국민들은 간단한 외과계 진료를 위해서도 오픈런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멀리 떨어진 2차, 3차 의료기관을 찾아 시간과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될 것이다.
기존 수술 전·후 환자 관리 시범사업을 축소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몰락하는 외과계 의원의 현실에 부합한 방향으로 교육상담 대상과 횟수 확대 및 수가 개선, 동의서 작성과 청구 작업의 간소화 등 적극적인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필수의료의 중요성과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정책적, 제도적 지원방안이 한창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시적 결과물을 도출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외과 분야에 정책적 역량이 집중돼야 하며,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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